교회다운 교회로 거듭나는 연말 되기를

  • 입력 2017.12.07 11:41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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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자에 우리 교계에는 「교회다운 교회되자」 라는 말이 은근하게 회자되는 것 같다. 말을 꺼내는 이들이나 듣는 이들이 매우 조심스러워 하는 눈치이기도 하다. 마치 커다란 호수의 한 끝자락에서 일어나는 미세한 잔물결 같은 느낌일 수도 있겠다. 지극히 당연한 말임에도 불구하고 왜 이런 말이 조심스러워야 하는지 우선 그것부터가 의아할 수 있는데, 알고 보면 그 속내는 이런 것 같다. 교회가 스스로 이런 말을 하는 것 자체가 나부터 ‘교회답지 못한 교회’라는 점을 자인하는 것이기 때문이 아닌가한다. 그래서 더러는 자신을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 용기가 없어 괜스레 트집을 잡거나 발끈하기 때문이라고 보아진다. 지금은 분명히 한국교회가 교회답지 못하다는 점 스스로 인정해야 할 때이다.

교회가 얼마나 세상으로부터 신뢰를 잃었으면 한국의 내로라하는 대형교회의 담임목사가 은퇴를 하면서 아들을 후임으로 세웠다는 문제를 가지고 세상이 교회를 난도질하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됐겠느냐 하는 것이다. 문제는 교회세습 같은 일들이 잘 한다는 것이 아니라, 이런 참담한 현실을 참담하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기울어진 우리의 신앙의식이 아니냐 하는 것이다. 남으로부터 손가락질을 받으면서도 그것을 욕으로 느끼지 못하는 것은 한 마디로 지금 적지 아니 한국교회가 깊은 잠에 빠져들었거나 부패가 극심하여 부패를 부패인 줄 모르는 것 아니냐는 진단을 내릴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만시지탄이기는 하겠으나 이 해가가기 전에 대한민국 교회가 제 모습을 회복할 수 있기를 기도하고 살펴야 할 것 같다.

이미 십 수 년 이래 지금까지 한국교회는 교인의 수가 줄어들고 있음을 주지하고 있음에도 여전히 교회는 안일에 빠져 이 문제를 놓고 회개(悔改)하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진정한 ‘회개’란 한번 뉘우친 일을 다시는 되풀이하지 않도록 고치는 것이다. 그 회개의 모습이 보이지 않으니 이 나라의 젊은이들이 교회를 찾아오기는커녕 되레 있는 성도들마저 떠나는 것이 현실이다. 다시 말해서 사람들 앞에서 보아달라는 듯이 회개의 기도를 하기는 하나실천이 전무하니 논리에 합당하지 않으면 배척하는 젊은이들로서는 결국 자리를 뜨고 마는 것이다. 마치 조용한 호수 위의 잔물결 같으나마 ‘교회다운 교회가 되자’는 이 작은 외침이 힘을 얻어 이 땅의 모든 교회들이 교회다운 교회로 거듭나는 2017년의 아름다운 대미를 장식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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