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비상구’가 되어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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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구’가 되어주자

기사입력 2017.12.28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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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를 보내고 새로운 해를 맞이하는 세상의 낯빛은 적어도 새로 맞이하는 해(年)에 대한 설렘으로 인해 환하고 밝아야 옳을 일임에도 현실은 그렇지가 않은 것 같다. 성탄절을 불과 나흘 앞둔 구랍21일, 충북의 어느 도시에서 한낮 대형 화재가 발생해 29명이나 되는 아까운 생명들이 목숨을 잃는 참사가 빚어졌다. 문제는 비슷한 사고가 있을 때마다 지적되어 온 일이지만 이번에도 ‘비상구’가 가장 큰 문제가 아니었나 싶다. 보도에 따르면 2층의 여자목욕탕에서 가장 많은 20명의 인명 피해가 났다고 하는데, 비상구는 문이 열리지 않을 정도로 각종 집기와 물품을 쌓아 두었으며 그나마 화재로 인한 연기로 비상구를 찾기가 거의 불가능했을 정도라 하니 이게 무슨 말인가 싶다. 더욱 우리를 안타깝게 하는 것은 희생자들 가운데에 지역에서 하나님의 구령(救靈)사역에 귀하게 쓰임 받던 목사도 두 사람이나 있었다는 것이다. 진정 우리 사회 ‘비상구’는 보이지 않는다. 세상 사람들의 입에서는 더러 ‘세월호 때문에 정권을 잡은 이 정부가 세월호 이후 나아진 것이 무엇이냐’는 독한 말도 쏟아낸다고 들었다.

 

이런 항변에도 분명 이유는 충분하다고 본다. 허나 ‘세월호 침몰사건’으로 우리 사회가 그토록 홍역을 치렀음에도 불구하고 안전에 관한 불감증은 별로 나아진 것이 없다는 것은 엄격히 말해 정책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국민 모두의 문제이다. 사고가 터지면 여기저기서 지탄과 험한 말을 쏟아내기에는 무척 능한 것 같은데, 정작 자신 앞에 문제가 닥치면 스스로 어찌 할 줄을 모른다. 국민 모두가마음의 ‘비상구’ 하나 정도는 열어 두어야할 것 같다.또 하나 지난 해 우리 국민들의 마음에 큰 생채기를 낸 사건을 들라면 이른바 ‘이영학 사건’이 아닌가 한다. 한 사람의 정신병적 행동이 불러온 어린 소녀의 죽음으로 한 가정에 웃음이 사라지게 된 것은 생각만으로도 안타깝기 그지없거니와 전 국민이 맛보아야 했던 배신감이란 이루 말할수가 없다. 어린 소녀가 죽음의 공포 앞에서 그토록 찾았을 ‘비상구’는 끝내 없었던 것이다. 이영학 사건이 가져다 준 우리 사회의보이지 않는 상처는 쉽게 아물 것 같지 않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해마다 연말연시에 우리 사회의 그늘진 곳을 찾아 나눔을 실천하기 위해 호소하는 국민적 성금의 모금조차 예년보다 많이 저조하다는 소식이다.

 

이영학 사건으로 인한 기부에 대한불신이 그만큼 높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게다가 우리 사회를 크게 뒤흔든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등을 겪으면서 우리는 가슴에 너무나 큰 상처를 입게 된 것이다.싸늘하게 식은 사랑의 온도만큼이나 우리주변의 소외된 사람들과 불우한 이웃들 역시 이 겨울엔 ‘비상구’가 절실해 보인다. 우리나라의 미래가 되어야 할 이 땅의 청년들에게는 어쩌면 ‘비상구’가 더 절실할는지 모른다. 통계청에서 내놓은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30세 미만 청년들의 소득 하위 20%는 월 소득이 78만원으로 집계가 되었다고 한다. 근자에 기회 있을 때마다 인용되던 ‘88만원 세대’라는 말도 크게 과장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우리 시대 청년들의 이런 고달픈 심사(心思)를 기성세대는 무엇으로 달래 줄 것인가 무척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라고 보여진다. 새해 들어 문재인 정부는 갖가지 고용정책과 최저임금 지원정책 등을 시행한다고 하나, 과연 그것들이 우리 사회의 청년들에게 ‘비상구’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해 줄 수 있을는지도 의문이다.

 

우리가 고민해야 할 ‘비상구’는 이 뿐만이 아니다. 당장 시행을 앞둔 종교인 과세는 누구를 위한 것이며, 이 땅의 교회들에게는 무엇이 필요한지도 생각해 보아야 한다. 정부가 종교인에게도 소득에 따라 과세를 하겠다고 한다는데 있어 무작정 이른바 ‘순교자적 각오로 저항’을 하겠다는 으름장만 놓을 것만은 아닌 것 같다. 더 시급한 것은 한국교회 목회자들의 경제적 실태와 상황이 어떠한 지를 먼저 자체적으로 정확하게 조사를 해보는 것이 아닐까 한다. 하늘과 땅만큼이나 차이가 나는 목회자들 간의 소득 격차를 조금이나마 좁혀주는 것이 더 절신한 한국교회의 ‘비상구’가 아닐까 한다. 2018년 새해, 한국교회는 스스로에게도, 그리고 우리 사회에도 진정한 ‘비상구’가 되어 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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