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이 진행한 모든 것 수용하고 계승”

  • 입력 2014.08.30 10:24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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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홍재철 목사와 제20대 대표회장 후보 이영훈 목사가 지난 8월28일 공동선언문을 발표하고 한기총의 노선과 가치, 결의 등을 그대로 수용하겠다고 선언했다.
홍 대표회장의 임기 동안 진행했던 WCC 반대, 직제협의회 반대 뿐만 아니라 최대 쟁점으로 떠오른 이단 해제까지도 사실상 이영훈 목사가 그대로 수용하고 계승하겠다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들은 공동선언문을 통해 “지금껏 한기총은 대내외 모든 도전과 어려운 시련 가운데서도 흔들림 없이 한국교회를 보수신앙의 보루로 꿋꿋이 복음주의 신앙의 전통을 지켜왔다”며 “이같은 신앙의 전통을 지키려고 노력한 대표회장 홍재철 목사의 신앙노선을 적극 지지하고 지금까지 한기총이 진행했던 모든 것은 본인(이영훈 목사)이 수용하고 계승하기로 한다”고 발표했다.
이 내용에 있어 류광수 박윤식 목사에 대한 한기총의 이단 해제에 대해 어떤 입장인지를 묻는 질의가 이어졌다.
이영훈 목사는 “20대 대표회장에 취임한 이후 어떤 사항이라도 적법한 절차에 따라 모든 것을 처리하겠다. 이 안에 모든 답이 들어있다”며 극히 말을 아끼는 모습을 보였다.
이면합의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도 이영훈 목사는 “오늘까지 어떤 이면합의도 없었다. 있을 일도 없고 있을 수도 없다”고 일축했다.
이어 “한교연과 통합을 포함해 어떤 사항이라도 적법하게 처리하겠다”고 ‘적법’을 재차 강조하면서 “한치의 의혹이나 오해가 없도록 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거듭 표명했다.
이 목사는 “기본적 입장은 한교연의 조건없는 복귀가 우선이다. 들어와서는 어떤 토론도 가능하다. 토론의 장을 열어서 나갔던 분들이 본인들의 입장을 밝히는 것이 원칙이라 생각한다”면서 “한교연 대표회장께서 복귀를 의논하기 위해 만난다면 100번이라도 만난다. 일단 집을 나간 사람이 돌아오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한기총과 한교연의 통합에 있어서는 기존 홍재철 대표회장과 동일한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이날 공동선언문에서 “WCC 내의 잘못된 신학사상을 반대한다”면서 “지금까지 한기총이 반대해 온 종교다원주의, 세속주의, 동성연애, 공산주의 등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명시했다.
하지만 이영훈 목사가 총회장으로 있는 기하성 여의도가 지난 WCC 제10차 부산총회에 참여한 것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에서 적극 활동하고 있는 점이 문제시됐다.
이에 대해 이 목사는 “WCC에서 처음으로 오순절의 밤을 열어서 성령운동하는 교단의 모습을 보여달라고 하여 성령운동과 순수 복음주의 운동만이 기독교가 살 길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었다”면서 “그런 견지에서 이번 WCC에 가서 말씀을 전하게 된 것이지, 동조하지 않는 신학사상에 동조할 이유는 없다”고 답변했다.
이어 “1997년 교회협에 가입한 것도 진보에 치우친 교회협에 새로운 성령의 바람을 일으키고 변화시키고자 가입했던 것”이라며 “교회협 내 진보적인 신학사상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기하성의 입장은 정통보수 복음주의 입장을 견지하면서 대외활동을 해나갈 것”이라고 진보신학과의 선을 명확히 그었다.
공동선언문은 또 “홍재철 대표회장의 임기가 2016년 1월 말까지이나 작금에 처한 기독교의 현실을 보면서 거룩한 희생정신으로 한국기독교를 개혁시키고자 새로운 대표회장을 선출하고 2014년 9월16일 이취임식과 동시에 사임한다”면서 “한기총의 발전을 위해 대표회장 후보인 이영훈 목사와 더불어 한국교회 개혁에 앞장 설 것을 다짐한다”고 선언했다.
항간에는 이 내용과 관련해 홍 대표회장이 물러난 후에도 옥상옥에 앉아 어른 노릇을 하며 사사건건 개입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홍 목사가 설립한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가 한기총에 회원으로 가입했고, 계속해서 멤버십을 갖고 임원회와 실행위 등에 참석하며 한기총의 노선과 중요한 결의사항에 있어 힘을 행사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한기총 한 실행위원은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라면서 “한기총이 진정 개혁되고 연합기관이 하나되길 원한다면 퇴임하는 사람은 그대로 역사의 뒤안길로 물러나고 전적으로 새로운 대표회장의 리더십에 의해 한기총이 바로 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훈 목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곤란한 사안에는 일관되게 ‘적법’이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하여 이 ‘적법’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추측과 해석이 난무하고 있다.
또한 이 목사가 정통 보수신앙을 주창했지만 기하성여의도가 교회협에서 탈퇴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협력할 것은 협력하고, 거리를 둘 것은 거리를 두고”라고 밝힘과 동시에 “사회 현안들에 있어서는 협력해 기독교의 하나된 목소리를 모으고 소외된 계층을 섬기는 일에는 보수와 진보를 뛰어넘어야 한다”는 입장에 따라 두 기관의 멤버십을 가진 대표회장으로서 대사회적인 기독교의 입장을 어느 정도 정리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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