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장갑과 붕어빵

  • 입력 2018.01.25 15:36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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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조 목사(주님기쁨의교회) 

장갑! 장갑이 보이지 않는다. ‘아, 또 어디서 잃어버렸나?’ 며칠 전에도 장례 예배를 다녀오는 차에서 내려 인사를 하고 막 돌아서는데 한 집사님이 땅에 장갑이 떨어져 있다고 해서 무심코 돌아보니 내 것이었다. 찾고 보니 한 짝은 차에, 또 한짝은 바닥에 떨어져 있었다. ‘하마터면 집에 가서 혼날 뻔 했어요^^’ 함께 웃었다. 언젠가도 아내가 생일에 고급 장갑을 선물했는데 몇 번 껴보지도 못하고 잃어버렸다. 어디에 놓고 왔는지 생각도 안나게 잃어버린 걸 아내가 속상해했다. 그런데 아침에 또 장갑이 안 보였다. ‘이게 또 어디 갔을까? 어디에 두고 왔지?’ 생각해 보니 새벽 기도를 드리고 교회 의자에 두고 온 것 같다. 급히 문자로 수소문을 했다. ‘과연 돌아올까? 혹시 다른 곳에 둔 것은 아닐까?’간사가 노크를 하고 들어와 “목사님, 이 장갑 목사님 드리라 하던데요” 잠시 행방 불명 되었던 장갑이 돌아왔다. ‘주여, 감사합니다.’

최근에 수요 여리고 전도를 나갔을 때 손이 시려워 하는 모습을 보고 아내가 다시 사 준 장갑인데 얼마 되지 않아서 벌써 두 번이나 잃어버릴뻔 하다니. 아내가 알면 애들처럼 장갑에 끈으로 매어 목에 걸어주겠다고 할지 모르겠다. 얼마 전 설교 준비를 하다가 저녁때를 놓쳤다. 배는 고픈데 식사를 하러 가자니 시간이 안되고 배는 고프고 어떻게 할까 하며 참고 설교 준비를 했다. 배에서는 꼬르륵 밥 들어오라고 야단인데 그때 노크 소리가 나더니 한 여전도사님이 철판구이 붕어빵을 들고 나타났다. 변하지 않는 한겨울의 별미, 붕어빵 맛! 맛있게 잘 먹었고 고마웠다. 사람은 이렇게 누군가를 기억하고 생각해주는, 함께 함이 필요하다. 특히 나처럼 무얼 잘 놓고 다니는 사람에게는 옆에서 누군가 잘 챙겨주는 사람이 필요하다. 딸이 나를 닮은 것 같다. 아들도 그런 것 같고. 나를 닮은 자식들을 어쩌겠는가. 아내의 잔소리가 들린다. 그런데 가끔 아내마저 정신 줄을 안드로메다에 놓고 다닌다니 우리 가족은 주님이 챙겨주셔야 할 것 같다.

그래도 주님을 잃어버리지 않고 살아갈 수 있어 다행이고감사다. 주님이 나를 기억하시고 칠칠맞지 못한 우리 가족들을 챙겨주심이 감사다. ‘여인이 어찌 그 젖먹는 자식을 잊겠으며 자기 태에서 난 아들을 긍휼히 여기지 않겠느냐 그들은 혹시 잊을 찌라도 나는 너를 잊지 아니할 것이라’(사49:15) 너무 위로가 된다. 가끔 흔들릴 때 강하신 오른 팔로 잡아주시고 기억나게 하시고 때마다 먹여주시고 외로울 때 위로해 주시는 그 주님이 오늘은 더더욱 감사하다. 장갑을 찾아주고 붕어빵을 들고 온 손길들이 감사로 남는다. ‘주님, 나도 늘 그렇게 누군가를 챙기며 살아가게 하옵소서!’ 오늘 날씨도 추운데 나가서 뜨끈뜨끈 막 꺼낸 붕어빵이라도 사서 같이 나누어 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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