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신대, 제1회 웨스트민스터 컨퍼런스 개최

  • 입력 2018.01.30 15:35
  • 기자명 강원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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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의 미래, 여성리더십에서 길을 찾다” 주제로

남성중심의 한국교회, 성경적 페미니즘 정체성 회복해야

웨신대, 여성리더십 전공 마련하고 미래교회 준비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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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인찬 총장이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총장 정인찬, 이하 웨신대)가 1월29일 삼일교회(송태근 목사)에서 ‘한국교회의 미래, 여성 리더십에서 길을 찾다’란 주제로 ‘제1회 웨스트민스터 컨퍼런스’를 열었다.

주제 강연자로 나선 강호숙 박사(개혁주의여성리더십연구소장)는 ‘성경적 페미니즘과 여성리더십’을 주제로 발제했다. 강 박사는 먼저 존 스토트의 말을 빌어 “페미니즘은 교회의 세속에 편승하는 세속적 기류로서 볼 것이 아니라 창조와 구속, 사랑과 정의, 인류애와 사회적 책임에 관한 긴급한 도전, 즉 ‘제3의 길, 종교개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의 한국교회를 “자정능력이 상실되고, 승자들만이 독식하는 구조”라고 지적하면서 여성입장에서 비판했다. △기독신앙에 성(性)이 빠지고, 성신학과 성윤리가 빈약 △남성중심의 직제 △교회의 60%이상이 여성이지만 여성에게 불친절한 점 등이 제기됐다.

강 박사는 한국교회에 여성리더십이 필요한 이유를 역설하고, 성경적 페미니즘의 과제와 지향, 목표를 짚었다. 그는 “오늘날 한국교회는 여성의 헌신을 당연시하고, 여성들의 실존적 삶의 고통은 무시하고 있다. 직위와 처우에 있어 불공정이 난무하고, 성차별적 교회문화와 설교가 자행되고 있다”면서 “이렇게 여성의 은사와 소명이 사장되면 하나님 편에서 볼 때 엄청난 손실”이라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개교회 당회는 물론, 노회와 총회 등 모든 의사결정구조가 남성 중심의 제왕적 리더십이 독식하고 있는 점, 여성의 종속과 침묵강요로 인간성 회복을 방해하며, 비인간성을 초래하게 되는 점 등을 특히 우려했다.

그러면서 강 박사는 하나님이 성을 만드신 목적에 주목했다. 그는 “남성과 여성은 다양성과 친밀감, 사랑과 기쁨, 연합과 상호협력 등의 가치와 의미를 발현할 수 있는 존재다. 이는 궁극적으로 하나님의 형상인데, 기독신앙에 있어 ‘성’이 빠져있는 것은 매우 아이러니한 것”이라고 말했다.

2017년 한 해 동안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페미니즘’이라는 키워드가 주목받았다. 남녀 양성 중 어느 집단이 우월하다고 외치는 것이 아닌, 여성의 불평등한 지위와 고통이 현재에도 계속되고 있는 점을 문제 삼아 남녀 모두 성별의 제약 없이 평등하고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도록 지향하는 것이 페미니즘이라고 강 박사는 정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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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호숙 박사가 강연하고 있다.
 

강 박사는 또한 ‘성경적 페미니즘’에 대해 “성경을 통해 여성의 정체성과 여성의 역할을 기독여성 스스로 규정하려는 이념, 곧 여성도 하나님의 자녀요 백성이라는 개념”으로 봤다. 그렇기에 한국교회가 성경적 페미니즘의 정체성을 찾고, 여성 친화적 목회담론을 열어나가야 하며, 균형과 조화, 나아가 풍성함을 이뤄야 한다고 제언했다.

성경적 페미니즘의 실천적 대안으로 강 박사는 신학대학원에서 여성리더십 관련 교육과정을 개설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여성리더의 발굴과 여성리더 할당제 등을 도입해야 한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젊은 교회여성을 위한 성경적 비전과 성 평등 문화로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끝으로 강 박사는 “여성리더십은 한국교회 미래를 여는 키(Key)요, 길이다. 시대의 편견에 안주하지 않고, 할 일 많은 한국교회의 미래를 위해 치열하게 준비해야 한다”며 “여성을 존중하고 여성과 함께할 때 교회는 하나 될 수 있고, 여성이 행동할 때 교회와 사회가 밝아진다”고 권면했다.

이날 강 박사의 주제 강연 전 정인찬 총장이 ‘복음주의와 여성리더십’이란 제목의 기조 강연을 전했으며, 김선일 교수(실천신학)의 진행으로 ‘한국교회에서 여성사역자로 산다는 것은?’이란 제목의 토크쇼도 열렸다.

한편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는 개혁주의에 기초한 초교파 복음주의 신학교다. 2018학년도 1학기 석사·박사·석박사통합과정 등 신·편입생 1차 모집을 마감했으며, 2차 모집은 오는 9일까지다. 2년 24학점 과정이다.

50년 역사를 지닌 웨신대는 한국교회를 위한 복음주의적 여성리더십을 세워나가기 위해 올해부터 기독교학(M.A.)과 실천신학(Th.M.)에 여성리더십 전공을 마련했다. 성경과 여성, 종교개혁과 여성리더십, 기독신앙과 성, 여성과 디아코니아, 여성주의적 성경해석 등 여성과 관련된 여러 과목이 개설될 예정이다.

주요 강사진은 최진경 교수(웨신대 기독교교육학), 강호숙 박사, 최영숙 교수(웨신대 신약신학)를 비롯하여 여성리더십 관련 초빙교수들이 대거 투입된다. 여성목회자 뿐만 아니라 여성사역을 하는 남성목회자, 교회 평신도 여성리더들과 기독단체 및 비 기독단체에서 활동하는 기독여성리더들의 관심과 등록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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