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슨해진 신앙 일깨워주는 모노드라마 '침묵'

  • 입력 2018.01.31 11:30
  • 기자명 강원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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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 고난 되새겨보는 사순절 맞아 전국 순회공연 나서

원작소설을 간결하고 속도감 있는 극으로 번안, 감동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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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종교 베스트셀러 <침묵(엔도 슈사쿠)>을 연극화한 모노드라마 <침묵(연출 유승희·극단 단홍>이 사순절을 앞두고 전국 순회공연에 나선다. 지난해 원작소설을 영화화한 <사일런스(감독 마틴 스콜세지)>도 개봉했던 터라 더욱 주목받고 있다.

극한 상황에서 인간의 신앙이 흔들리는 모습을 꾸밈없이 보여주어 예수님은 실패한 신앙인들마저도 포용하신다는 무한한 사랑을 보여주는 원작소설 침묵. 유승희 대표는 반종교적 정서가 범람하고 있는 시대 가운데 현대인들의 신앙에 대한 갈등과 미지근한 신앙의 근본을 깊이 파헤치고자 했다. 결국 예수님은 침묵하고 있었던 게 아니라 우리와 함께 고통을 나누고 있었고, 우리와 함께 아픔을 나누기 위해 십자가를 짊어진 것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주고자 원작의 모노드라마화를 선택했다.

물론 그 시도가 쉽고 간단한 일은 아니었다. 친구의 권유를 통해 처음 원작소설 <침묵>을 접하게 된 유 대표는 깊은 감명을 받고 도전을 받았으나, 너무도 방대하고 그 의미가 깊은 원작을 어떻게 각색해야 하는지 엄두가 나지 않았다고 한다.

유 대표는 “반년에 걸쳐서 원작소설을 세 번 정도 정독했다. 그러고 나니 어떻게 간결하고 속도감 있는 모노드라마로 번안할 수 있을지 실마리를 잡았다”며 “원작을 일곱 개의 극으로 나누고, 앞 뒤로 프롤로그와 에필로그까지 더해 극을 완성시켰다”고 전했다.

2011년 첫 공연을 올린 모노드라마 <침묵>은 초반 공연 3~4년 동안 관객에게 더욱 쉽고도 간결한 언어와 표현으로 다가가기 위해 수정을 거듭했다. 그 결과 1년에 10여 차례 공연을 올리던 초창기에 비해 지금은 공연을 관람했던 교회가 다시 신청해서 보고 또 보는 명품 성극으로 자리매김했다.

예수님의 십자가 고난을 다시금 생각해볼 수 있는 사순절에 공연 요청이 가장 많고, 이외에도 부활절, 성탄절, 개 교회 수련회, 창립기념주일 등 절기마다 공연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고 한다.

이렇듯 원작의 감동을 이어갈 수 있는 비결은 무엇보다 진실하고도 탄탄한 연기 실력으로 극을 이끌어가는 배우들이다. 단홍극단을 30여년 이끌어온 유승희 대표는 긴장감 있는 극 전개만큼이나 극이 전하는 분명한 메시지를 능수능란하게 전할 수 있는 실력 있는 배우들을 캐스팅 해 공연을 진행해오고 있다.

올해 공연에서는 장영실, 근초고왕, 징비록, 내 딸 서영이 등 유명 TV 드라마를 통해 그 실력을 인정받은 탤런트 김효원, 레미제라블, 아가씨와 건달들 등 연극 무대를 누비는 배우 김명중, 영화 7번방의선물, 판도라, 갈 수 없는 나라 등 스크린을 통해 익숙하게 얼굴을 알린 영화배우 김세동이 교체 출연할 예정이다.

원작소설 뿐만 아니라 모노드라마 <침묵> 에서도 관객들의 가슴을 울리는 장면이 있다. 영광의 순교만을 꿈꿔왔던 로드리고가 너무나도 참혹한 신도들의 순교를 목격한 나머지 비애의 감정을 느끼며 흔들리기 시작하는 장면이다.

존경했던 스승 페레이라에게서 “조선에서의 선교는 불가능한 것이었다”는 설득의 말을 듣고, 신도들은 하루에 세 명씩 구덩이에 거꾸로 매달려 죽어가는 것을 보다 못한 로드리고가 차라리 자신을 죽여 달라고 부르짖는 장면에서 관객들 또한 가슴을 치며 뜨거운 눈물을 흘리곤 한다고 유 대표는 전했다.

유승희 대표는 “사순절을 맞아 예수님을 처음 만났던 첫 사랑과 초심으로 돌아가기 원하는 분들을 위해 모노드라마 <침묵>을 추천하고 싶다. 식어져가는 신앙을 점검해보고, 무뎌지고 느슨해진 신앙을 일깨워주자는 사명감으로 전국교회를 순회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모노드라마 <침묵>은 서울과 부산, 농어촌 등 전국 각지 어느 곳이든 무대만 있다면 조명과 무대장치 일체를 직접 준비해서 찾아가고 있다. 공연 초청을 원하는 이들은 극단으로 연락하면 신청 가능하다.(02-309-2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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