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도 어쩔 수 없는 일(사사기 6:7~10)

  • 입력 2018.02.01 09:52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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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덕 목사(세인교회)

사사기라는 본 서(書)에서 이미 살펴본 대로 가나안에 입성한 초기 이스라엘 신앙공동체가 모세와 여호수아라는 리더십의 연결고리가 끊어지자 하나님과는 상관이 없는 자기들 소견에 좋은 대로 막 살던 영적 랜덤의 시대였음을 살폈습니다. 해서 하나님은 그럴 때마다 징계를 내리셨고, 이스라엘이 주변 국가들에 의해 고통을 당하는 심판을 당하자 하나님께 회개하였는데 하나님은 이런 행동을 하는 이스라엘을 용서하셔서 그들을 구원하기 위해 사용하신 도구가 사사였음도 나누었습니다. 오늘 본문인 사사기 6장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옷니엘, 에훗, 드보라 사사들은 그렇게 하나님의 부름을 받고 이스라엘 신앙공동체의 회복과 구원을 위한 철저한 도구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전에 그랬던 것처럼 이스라엘이 다시 습관적으로 하나님을 버리고 죄를 짓자 이를 괘씸하게 여기신 하나님은 이번에는 미디안의 침공을 받게 하셨습니다. 미디안의 괴롭힘은 상상을 초월한 괴롭힘이었다고 했습니다. 수확기에 모든 추수할 것들을 빼앗았고, 남은 농사의 수확물들은 짐승들이 찬탈해 갑니다. 이런 고통을 7년 동안 어김없이 당하자그 고통이 극에 달한 이스라엘은 땅굴을 파서 생계를 유지하며 신변의 안전을 구할 수밖에 없는 비참한 지경에 이르게 되었음을 6:2절에서 살폈습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이스라엘은 습관적으로 또 다시 하나님께 구원을 요청하기에 이릅니다. 사사기의 흐름을 따라 이 부분을 해석하려면 마땅히 이 때 즈음이면 하나님이 또 다시 사사를 부르셔서 이스라엘을 구원해 주시는 것이 수순입니다. 그런데 이번만큼은 사정이 달랐습니다.

사사를 부르시지 않았습니다. 고통 중에 있는 이스라엘을 곧바로 구원하시지도 않았습니다. 하나님은 다른 방법을 택하셨습니다. 이번에는 사사를 부르신 것이 아니라 고통을 호소하는 이스라엘 신앙공동체에 선지자를 보내셨습니다. 오늘 본문이 시작되는 8절 전반절을 보십시다. “여호와께서 이스라엘 자손에게 한 선지자를 보내시니” 왜 이번에는 하나님께서 사사를 부르시지 않고 선지자를 보내셨을까요? 저는 오늘 본문 8절 후반절에서 10절까지의 말씀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가 그들에게 이르되 여호와께서 이같이 말씀하시기를 이스라엘의 하나님 내가 너희를 애굽에서 인도하여 내며 너희를 그 종 되었던 집에서 나오게 하여 애굽 사람의 손과 너희를 학대하는 모든 자의 손에서 너희를 건져내고 그들을 너희 앞에서 쫓아내고 그 땅을 너희에게 주었으며 내가 또 너희에게 이르기를 나는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이니 너희가 거주하는 아모리 사람의 땅의 신들을 두려워하지 말라 하였으나 너희가 내 목소리를 듣지 아니하였느니라 하셨다하니라”무슨 신탁이 이 선지자로 하여금 이스라엘 미디안의 압제와 핍박 속에 있는 이스라엘 신앙공동체에게 전해졌습니까? 대체로 두 가지로 분석됩니다.

① 출애굽을 하게 하신 하나님의 은혜에 대한 망각의 죄를 지적하고 있습니다.(8절~9절 전반절)

② 약속의 땅을 거저 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배신한 죄를 지적하고 있습니다.(9절~10절)

저는 이 구절을 통해 대단히 중요한 영적 교훈을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나님도일하고 계시지만 도무지 어떻게 할 수 없는 경우가 있다는 교훈 말입니다.

● 은혜를 잊어버리는 것과 말씀을 듣지 않으려 하는 고의적 범죄

이 두 가지의 경우, 하나님도 어쩔 수 없으십니다. 가나안에 입성한 초기 이스라엘 신앙공동체가 사사 시대에 자행했던 심각하고 치명적인 범죄는 출애굽의 은혜를 고의로 잊으려는 것과 그 출애굽의 주체가 하나님이시라는 사실에 대한 상기함을 듣지 않으려는 고의성 이었습니다. 몇 년 전에 이스라엘에 방문했을 때 가장 기억에 남는 장소를 하나 고르라면 저는 독일이 유대인들 학살을 자행했던 끔찍한 역사의 현장을 담고 있는 유대인 학살 기념관인 야드 바셈입니다. 다시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유대인들의 수치스러운 상징인 홀로코스트의 현장을 이스라엘 백성들이 생생한 현장감으로 기억해 내려고 만든 야드 바셈의 2층으로 올라가면 동판으로 새겨진 큰 글씨가 눈에 들어옵니다.“Forgetfulness leads to exile, while remembrance is the secret of redemption.” (망각을 하면 또 다시 우리들은 포로 신세가 되지만, 기억해 내는 것은 우리들을 구원으로 이끌어 준다.)

100% 동의합니다. 이런 차원에서 오늘 본문의 메시지도 강력한 도전과 은혜를 줍니다. 하나님의 구원의 은혜 그리고 아름다운 가나안을 주신 은혜를 결코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분이 들려주셨던 말씀 듣기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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