잎을 떨궈내고 침묵하는 겨울 나무처럼

기사입력 2018.02.09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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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조 목사(주님기쁨의교회) 






무슨 감정이든 시간이 지나면 가라앉듯 우정이든, 사랑이든 뜨겁게 타올랐다가 식어지는 슬픈 시간이 있다. 좋은 만남이란 상대에게 내가 중요한 사람이 되고 존중 받으며 서로에게 밀접한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다. 인간은 자기중심적이라 내 마음을 잘 읽어주는 사람을 만나면 행복하다. 모두 그런 관계를 바란다. 사람을 처음 만날 때 상대에게 최대한 좋은 점만 부각시켜서 잘 보이고 싶은 마음이 있다. 이렇게 좋은 사람, 사랑하는 이와 언제까지나 깊고 지속적으로 뜨겁게 친밀하기를 원하지만 인간의 타락한 죄 성은 오래가지 않아 이기심의 발로로 관계가 깨지기도 한다. 나는 지금도 사람이 덜 돼서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걸고 별 것도 아닌 것에 마음이 상한다. 화가 날 때는 통제력도 인내심도별로 없어서 허약한 바닥을 보인 채 헐크로 변한다. 더 이상 스트레스를 받기 싫을 때는 마음의 담장을 쌓거나 마음의 문을 조용히 닫아 걸 때도 있다.

 

뇌 과학자들이 사랑을 하면 눈이 멀고 화가 나면 실제로 눈에 뵈는 것이 없어진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한다. (뭘 그런 걸 다 연구할까?) 모든 것을 가진 하만이 한 가지 마음에 안 드는 일 때문에 분노하다가 제 명에 못 죽은 것을 보면서 느끼는 게 많았건만 왜 난 여전히 안 변할까? 권위적인 부모님 밑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서 그런지 성경의 인물 중에 반항하는 요나가 멋져 보였다. 내가 감히 할 수 없는 대단한 불순종을 감행하고 하나님께 어떻게, 것도 성질을 부리면서 자기 할 말을 다 할 수 있는지, 감탄이 나왔다. 그만큼 하나님과 가까웠다는 반증이겠으나. 그렇지만 멋져 보이는 그것역시 죄 성이다. 누구 말대로 1분 전에는 죽고 못 살만큼 친하다가도 1분 후에는 너 죽고 나 죽자고 살벌하게 덤비는 게 인간이니 사람이 참 어쩔 수 없는 죄인이다.

 

사람들은 자기 허물은 잘 못 보면서, 자기도 실행 못할 일을, 이상향을 상대에게 요구한다. 그야말로 ‘너나 잘 하세요!’다. 혈기 왕성할 적의 나는 ‘아니다’ 싶을 땐 칼로 두부를 썰듯 빠르게 관계를 정리하곤 했다. 지금은 인간이해가 조금 더 되어서인지 관계 정리가 어렵다. 내 속이 속이 아닌데 낮에 어느 사모님으로부터 기도 요청을 받았다. 누구에게도 말 못할 깊은 고민을 어떻게 나한테 상담하실 생각을 하셨을까? 게으르고 겁 많고 가끔 머리에 뿔이 돋고 실수투성이인 나에게. 주님은 참 타이밍 적으로도 절묘하게 역사하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시간 가까운 통화를 끝내고 방에 들어가 기도의자에 무릎 꿇고 기도하다가 간만에 소리 내어 울었다. 지금은 잎을 떨궈내고 침묵을 시작하는 겨울나무들처럼 그렇게 홀로 서야 할 시간. 십자가의 주님을 묵상하면서 예수 믿는다는 것에 대해, 성숙에 대해 주님께 다시 여쭈어 보리라. 주님, 말씀하여 주옵소서. 지금 아프더라도 저를 치밀하게 다듬어주옵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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