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춘길 목사 “한국교회의 동성애 대처, 더 연합해야 한다”

  • 입력 2018.02.26 14:09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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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자 안수를 합법화한 미국장로교단(PCUSA)을 탈퇴하고 엄청난 가치의 예배당을 포기하면서까지 신앙을 지켜낸 필그림선교교회의 양춘길 목사가 2월21일 새에덴교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그간의 상황을 전함과 동시에 하나님께서 새롭게 부여해주신 교훈과 도전에 대해 한국교회와 나눴다.

양 목사는 먼저 “PCUSA에 소속된 400여 한인교회들은 물론 미주에 있는 모든 한인교회들은 동성애를 반대한다”고 분명히 하고, “다만 남느냐 떠나느냐의 선택이 다를 뿐이다. 교단에 남아있다고 해서 동성애를 찬성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전제했다.

미국의 상황을 전한 양 목사는 “주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동성애가 죄라고 선포할 경우에 인간 차별로 몰릴 수 있고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내가 이것을 인지하면서도 말씀을 전할 때는 성경을 그대로 인용한다. 성경에는 분명히 죄라고 되어있기 때문이다. 하나의 인간인 목사로서 죄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이 죄라고 규정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그래도 문제가 될 수 있지만 우리에게 주어진 말씀은 그대로 다 선포해야 한다. 결과는 하나님이 책임지신다”고 지헤로운 담대함을 드러냈다.

이어 “동성애와 싸우고 하나님의 말씀의 진리를 고수하는 것은 순교자적인 자세로 임해야 한다. 우리는 고작 건물을 포기하고 나온 건데, 앞으로는 더한 일들이 생길 수 있다”며 “순교자적인 믿음의 고백이 살아있어야만 끝까지 하나님의 말씀을 지킬 수 있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양 목사는 한국교회의 동성애 대처에 대해 미국보다 훨씬 앞섰다고 평가하면서도 좀 더 연합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양 목사는 “예방 차원에서 확실하게 막아놓지 않으면 한 번 무너지면 걷잡기가 어렵다. 바깥에서 한국교회를 볼 때는 좀 더 교회들이 연합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동성애는 교단의 문제가 아니라 기독교 전체의 문제다. 하나님의 말씀의 권위, 창조의 질서는 어느 교단이나 다를 바가 없다. 교단을 초월해서 연합하여 이 운동을 펼쳐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춘길 목사와 성도들은 교단을 떠났지만 아직도 교단에 소속된 채 동성애를 반대하는 교회들이 많다. 양 목사는 “우리와 함께 교단을 탈퇴하려고 준비했던 교회들이 있었는데 교단에서 우리 교회를 시범케이스로 혹독하게 다룸으로 인해 원천봉쇄를 꾀한 듯 하다”며 “한인교회들은 어차피 다 동성애를 반대하기 때문에 탈퇴한 우리는 밖에서 투쟁을 하고, 남은 교회들은 교단 안에서 투쟁을 함으로써 같은 목표를 가지고 나아가야 한다는 이야기를 우리끼리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필그림교회는 미국장로교 총회가 2011년 동성애자 안수를 통과시키자 노회가 마련한 은혜로운 결별 정책에 따라 2012년 12월에 교단 탈퇴를 신청했고, 2016년 12월6일 정기노회는 이를 부결했다. 교회 자체적인 공동의회에서 98%, 노회가 주관한 공동의회에서 97%가 교단을 탈퇴할 것은 결의했지만 노회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필그림교회는 상회 치리기관인 대회의 재판국에 상소했지만 총회 재판국은 즉각 기각 판결을 내렸고, 이후 필그림교회와 양춘길 목사는 일방적으로 교단 탈퇴를 선언하고 ECO 교단에 가입했다.

교회는 노회와의 법정 공방에서 패소했으며, 법원에 신청한 집행유예와 항소법원에 신청한 집행유예까지도 모두 기각됐다.

현재 양춘길 목사와 성도들은 필그림교회를 떠나 필그림선교교회로 새롭게 신앙생활을 이어가고 있으며, 현재 인근 미국교회와 교육기관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다.

양 목사는 “이 모든 과정 속에서 우리에게 믿음의 결단을 할 수 있도록 용기를 주시고 진리의 말씀을 온전히 붙잡고 나아갈 수 있도록 도우신 성령 하나님께 감사하다”며 “교인들이 당회를 비롯해 다 하나가 되니 가끔 흔들렸던 내 마음도 다시 세워지게 되고, 교인들을 바라볼 때 내 마음 속에 하나님이 맡겨주신 양들을 위해 죽도록 충성해야 겠다는 다짐을 새롭게 했다”고 말했다.

새로운 교훈과 도전에 대해 언급한 양 목사는 “이 일들을 겪으면서 교회가 본질적인 사명을 회복해야 한다고 깨달았고 선교적 교회로 변화되길 원하면서 계속 준비하고 있다”며 “먼저 우리 교회가 위치한 뉴저지와 삶의 터전을 하나님이 우리를 보내신 제1의 선교지라는 새로운 안목으로 바라보면서 지역을 변화시키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동성애는 받아들일 수 없지만 동성애자들은 받아들이고 사랑하여 그들이 치유되고 회복될 수 있어야 한다”며 “뉴욕 맨하탄에 나가면 동성애 행위를 하고 있는 모습을 얼마든지 볼 수 있는데, 이들을 사랑하기가 참 어렵지만 사랑하기 힘든 사람조차 사랑하게 만드시는 사랑의 역량을 키워주신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나아가 “우리 교회가 뉴저지에서 가장 큰 교회 중 하나인데 연합을 위해 앞장서고자 한다. 교회들이 하나가 되어 하나님의 나라를 세워나가는 선교적교회 무브먼트에 앞장설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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