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시아 성지순례(15)

  • 입력 2018.03.02 11:16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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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수 목사
▣ 영월주님의교회 
▣ 전 터키 선교사

라오디게아

브르기아 지역에 위치한 라오디게아는 산간지역에 위치한 골로새에서 북서쪽으로 약 10여 km에 위치하고 있다. 기원전 250년경 이 도시는 셀레우코스 왕조의 안티오쿠스 2세에 의해 건설된 도시로, 도시 이름을 그의 부인인 라오디게(Laodice)의 이름을 본 따 라오디게아라고 명하였다. 2세기에 활동한 역사가플리니(Pliny)는 라오디게아의 옛 이름인 브르기아의 마을을 뜻하는 디오스폴리스(Diospolis)라고 하였다. 한편, 지형적으로 이 도시는 비옥한 땅과 양떼가 풀을 먹기에 좋은 초원이었으므로 이곳에 거주하는 자들은 다른 지역에 사는 사람들과 달리 많은 풍요를 누렸다. 헬라의 역사가 스트라보(Strabo)는 특히 이곳에서 나는 질이 좋은 검은 색 광택이 나는 양모는 의복과 양탄자를 만드는 산업이 활발해지자 ‘길드’라고 하는 봉제공 조합이 나타나고, 이를 통해 얻은 많은 부로 인해 금융활동과 은행업이 발전하게 되었다고 전해진다(Cicero, Ep.adFam.,III. 참조).

하지만 경제적으로 부유한 생활에도 불구하고 라오디게아는 물 사정이 좋지 않아 이곳 주민들은 바위를 뚫어 송수관을 만들고, 10km나 되는 먼 거리에 있는 골로새 도시로부터는 냉수를, 그리고 히에라 볼리 로부터는 따듯한 온수를 공급받았다고 전한다. 따라서 우리는 이곳에 사는 사람들이 멀리 있는 좋은 물을 사용할 만큼의 풍요로운 경제생활을 누리고 있었음을 엿볼 수 있다. 그러므로 요한계시록 3장에서 라오디게아 교회를 향해 말씀하시는 주님의 메시지는 이곳에 사는 자들이 누리던 경제적인 부로 인해 신앙적인 매너리즘에 빠진 라오디게아교회의 모습과 그들이 갖고 있는 환경적인 요소들을 통해 비유로 말씀하시는 우리 주님의 권면의 말씀을 깨닫게 한다.

사도 요한은 주님이 라오디게아 교회를 향하여 주시는 말씀을 이렇게 소개하고 있다.15 내가 네 행위를 아노니 네가 차지도 아니하고 뜨겁지도 아니 하도다 네가 차든지 뜨겁든지 하기를 원하노라 16 네가 이같이 미지근하여 뜨겁지도 아니하고 차지도 아니하니 내 입에서 너를 토하여 버리리라(계 3:15~16)우리는 라오디게아 교회의 영적인 상태가 ‘차지도 않다’라는 표현은 골로새 지역으로부터 공급된 차고 신선한 물과 연관된 은유적인 표현이요, ‘덥지도 않다’는 표현은 히에라보리에서 공급된 온천수를 배경으로 하는 표현임을 알 수 있다. 또한 주님이 ‘너를 토하여 버리리라’한 표현은 수로를 통해 히에라볼리의 온천수가 송수관을 통해 오는 과정에서 미지근하여 식어버린 상태로 음료수로 마시기에 역겨울 정도로 심한 라오디게아 교회의 영적상태를 표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제 주님은 자기도취에 빠진 라오디게아 교회의 기만적인 신앙관을 이렇게 경고하고 있다.

17 네가 말하기를 나는 부자라 부요하여 부족한 것이 없다 하나 네 곤고한 것과 가련한 것과 가난한 것과 눈 먼 것과 벌거벗은 것을 알지 못하는 도다(계 3:17 )우리는 물질적인 부요함 자체를 죄악시하거나 나쁘다 할 수 없다. 그러나 물질적인 풍요를 신앙적인 축복의 결과로 착각하여 신앙의 내실을 기하지 못하고 영적인 생활에 무관심하고 열매 없는 신앙인의 삶으로 이어진다면 그것은 물질로 인해 시험에 빠진 것이다. 따라서 주님은 “…네 곤고한 것과 가련한 것과 가난한 것과 눈 먼 것과 벌거벗은 것을 알지 못하는 도다”라고 말씀하심으로 영적으로 중병에 걸린 라오디게아 교회의 상태를 진단하였던 것이다. 이제 주님은 신앙인으로서 정체성을 상실한 교회를 향해 이렇게 말씀하고 있다.

18 내가 너를 권하노니 내게서 불로 연단한 금을 사서 부요하게 하고 흰 옷을 사서 입어 벌거벗은 수치를 보이지 않게 하고 안약을 사서 눈에 발라 보게 하라(계 3:18)

사도 베드로는 ‘불로 연단한 금’(벧전1:7)을 가리켜 연단된 성숙한 믿음을 은유적으로 표현하였다. 또한 사도 요한은 ‘흰 옷’이란 그리스도의 의를 덧입는 성결의 삶(계7:13~14)을 말씀하고 있다. 그리고 여기서 말하는 ‘안약’이란 영적인 분별력과 통찰력을 말씀하고 있다. 우리는 라오디게아 교회가 있는 곳을 순례하면서 늘 영적으로 깨어있는 신앙인의 정체성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이곳을 통해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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