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피(脫皮)하지 못하면 죽는다

  • 입력 2018.04.19 13:33
  • 기자명 컵뉴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탈피하지 못하는 뱀은 죽는다.’ 이 말은 독일의 대문호 괴테가 쓴 <파우스트>에 나오는 말이다. 성경창세기에서 아담과 하와를 유혹해 타락으로 빠뜨린 악마 혹은 사탄으로 등장하는 저주(?) 받은 짐승인 뱀은 그 생김새만으로도 비교적 혐오스런 동물이라고볼 수 있다. 흔히들 세상 사람들 사이에서도 간사하고 교활한 사람을 일러 뱀에 빗대어 말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 뱀은 우리가 잘 알지는 못하지만, 생물학적으로 일정한 주기마다 반드시 탈피(脫皮)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한다. 즉 허물벗기를 해야 건강하게 그 생명을 오래 유지할 수가 있다는 것이다. 어쩌다 먹지 않아야 할 독이 든 먹이를 취한다든가, 혹은 몸에 상처가 생겨도 탈피를 하지 못하게 되는데 그러면 얼마 못가 죽고 만다고 한다. 그런데 이 말을 곰곰이 곱씹어 볼라치면 뜻밖에 우리 믿는 자들을 향한 조용하면서도 무서운 경고가 숨어 있음을 알 수가 있다. 예수를 믿고 구원을 받은 백성은 말씀에 이르기를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고후5:17) 하였다.

풀어 말하자면 믿기 전 사람의 껍질을 벗고 믿은 후 새사람으로 거듭났다는 말인 즉 탈피를 하였다는 의미인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그리스도인으로서의 탈피 역시 한 번이 아닌 주기적으로 일어나야 하지 않을까한다. 뱀이 생명을 이어가기 위해 껍질을 벗어던지는 고통을 감내하듯이 믿는 자들에게는 비록 고통이 따를지언정 껍질을 벗는 고통의 체험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우리의 주님께서 죽음의 권세를 이기시고 부활하신 날로부터 벌써 스무날 가량이나 흘렀다. 진정한 그리스도인이라면 적어도 주기적으로, 아니 날마다 뱀이 탈피를 하듯 삶에 변화를 보여야 할 터인데 그런 기미는 별로 보이지를 않는 것 같다. 여전히 원망과 시비는 계속 되고 있고 아픔과 상처 또한 변함이 없어 보인다. 2천 년 전 주님이 나무에 달리실 때 경험했던 낙심과 절망 역시 그대로라면 믿지 않는 이들과 다른 점이 과연 무엇이란 말인가? 부활신앙이 보다 단단하게 뿌리를 내려야 할 4월이 다 가기 전 꼭 생각해보았으면 한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