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소교단이 변하고 있다 “안건 처리에 비중”

  • 입력 2014.09.17 11:30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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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회장을 선출하기 위해 정기총회를 개최하던 교단들이 조금씩 변화를 보이고 있다.

지난 15일부터 장로교단을 중심으로 한 각 교단 정기총회가 전국 각지에서 잇따라 열리고 있다.

15~19일 주간에는 대신, 고려개혁, 합동개혁, 합동중앙, 합동진리, 계신, 웨신, 합동정통, 합동동신 등의 정기총회가 개최됐고, 22~26일 주간에는 통합과 합동, 백석, 고신, 기침, 개혁 등 중대형교단들과 군소교단들의 정기총회가 집중돼 있다.

총회의 계절 첫 주간에 나타난 두드러진 양상은 교단들이 직전총회장과 임원 대부분을 유임시키고 헌의안과 상정안건에 이전과 달리 큰 비중을 두고 있다는 점이다.

교단의 정기총회는 총회장을 선출하기 위한 행사라고 일컬어질 만큼 임원선출에 가장 큰 비중을 둬왔다. 1년 동안 교단을 이끌어갈 수장을 선출하는 것이기에 그 무게감이 상당할 수밖에 없지만 차기 총회장 선출을 두고 금권 불법선거가 난무하고 상호 비방이 쏟아지며, 총회장만 선출하고 나머지 안건들은 임원회에 위임한 뒤 폐회하는 등 그 폐해가 이루 말할 수 없는 실정이었다.

하지만 2014년 총회 초입에 들어선 지금 상당수 교단들이 총회장 유임을 선택하는 동시에 각 노회와 기관에서 올라온 안건들을 신중하게 다루는 모습이 곳곳에서 발견됐다.

여기에는 총회장 유임이 총회의 사유화를 불러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될 수는 있지만 속칭 ‘만년 총회장’이 아닌 이상 선거에 불필요하게 낭비되는 시간과 힘을 안건을 논의하고 처리하는데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은 분명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오고 있는 것이다.

‘인물이 없다’는 군소교단의 취약점도 일면 작용하고 있지만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무리해 새로운 사람을 선출하기보다는 ‘유임’을 선택하고 기존의 리더십 조직 안에서 진일보를 꾀하는 모습이다.

분명 기존의 구태를 답습하고 있는 교단도 없지 않았다. 일부는 교단 분열사태까지 겪으며 독자노선을 선언하기도 했다. 하지만 전체적인 분위기 자체는 총회의 내실을 다지기 위한 발전방안 논의와 이단 대처 등 교회를 보호하고 성장시키기 위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이러한 흐름은 몸집이 크지 않은 교단들이 소속 교회들을 타교단으로 뺏기지 않기 위한 방안으로도 분석된다.

근래 일부 커다란 교단이 문턱을 낮추고 교회와 목회자들을 대거 받아들였고, 실제로 상당수가 이동함에 따라 교단 총회의 변화에 일조했다는 점이다.

모 교단 임원은 “교회의 탈퇴와 타교단으로의 이동을 막을 방법이 사실상 없다”면서 “때문에 교회들이 굳이 총회를 떠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좀 더 좋은 총회, 발전하는 총회로 만들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이뤄진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직 총회의 계절은 초입에 불과하다. 앞으로도 더 많은 교단의 총회들이 열릴 예정이고, 새로운 임원 선출과 안건들이 다뤄진다. 2014년 총회에서 이러한 변화들이 얼마나 더 나타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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