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속에서의 ‘선교적 교회’, 그 자리는 어디인가

  • 입력 2018.06.27 11:19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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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학교 신과대학과 연합신학대학원이 주최한 ‘2018년 미래교회 컨퍼런스’가 6월25~26일 ‘탈교회 시대의 선교적 교회’를 주제로 개최됐다.

이번 컨퍼런스에서는 탈종교시대와 젠더 이슈, 선교적 목회와 세상 속에서의 교회 등 하나님의 선교를 위한 새로운 목회에 관한 논의의 장이 마련됐다. 특히 ‘선교적 교회’를 실천하고 있는 현장 목회자들이 토크 콘서트 소그룹 세미나에 참여해 한국교회의 새로운 목회방향과 구체적인 현장의 노력들을 논의할 수 있는 뜻깊은 자리가 됐다는 평가다.

가장 먼저 강연자로 나선 장로회신학대학교 임성빈 총장은 ‘선교적 목회를 다시 생각한다’ 제하의 강의를 통해 위기를 기회로 삼아 나아가야 한다고 피력했다.

임 총장은 “오늘날 한국교회는 신앙적 정체성의 약화, 공공적 책임의 방기, 도덕의식의 약화, 국내 및 해외 선교의 위기감 등의 어려움 속에 있지만 이러한 위기들이 문자 그대로 위험한 기회를 뜻하기도 한다”면서 “현 위기를 신앙의 공공성 회복의 기회이자 나라 참여를 위한 만인제사장적 청지기직 회복으로의 부르심으로 이해하며 공공신학적 관점에서 교회의 교회됨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임 총장은 시민 사회와의 긴밀한 소통과 연대, 관계성, 진정성과 경험, 신비성, 다양성, 목적지보다는 여정 등이 새로운 목회의 방향으로 제시하면서 신앙의 공공성으로 하나님 나라를 지향하는 교회가 되는 것이야말로 후기 세속화 시대의 한국교회의 과제라고 제시했다.

두 번째 강연자로 나선 연세대학교 박명림 교수는 ‘세상과 교회: 치유와 화해, 사랑과 정의의 결합을 향하여’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박 교수는 “대형화, 양극화, 기업화, 물질 중심화 되고 있는 대한민국의 교회는 세상에 대한 치유와 회복을 돕는 구원의 역할을 수행하지 못했다”고 지적하고 “물질 중심적이고 경쟁과 개인화가 만연해 인간의 본연적 삶의 근본을 잃어버린 대한민국에서 교회가 그에 대한 치유와 회복을 담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500년 전 종교개혁은 곧 세상 개혁이고 인간 개혁인 총체적 개혁이었다. 한국 사회의 변화를 위해 종교개혁에 버금가는 교회 개혁이 필요하다”며 “지금 한국 사회의 치유와 회복을 위해 교회의 치유와 회복이 선행되어야 하고, 한국 사회가 바뀌려면 교회가 먼저 바뀌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컨퍼런스는 둘째 날에도 높은 관심 속에 진행됐다. ‘탈교회/탈종교 시대, 교회의 존재 의미의 재구성: 혐오의 종교에서 환대의 종교로’라는 주제로 강의한 강남순 교수는 현대 사회에서의 교회의 의미를 재조명했다.

강 교수는 “예수는 ‘제도화된 종교’ 자체에 대한 관심을 보이지 않았으며 그의 메시지에서 핵심적 가치를 이루는 것은 타자에 대한 ‘환대와 사랑’”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대두되는 다양한 사회문제는 제도화된 교회 안에만 머무르며 예수의 이름으로 심판과 혐오를 실천하는 기독교인들의 무책임한 자세와 연결되어 있다”면서 “교회는 개인의 물질적 성공과 번영만을 추구하는 곳이 아닌, 언제나 타자와 ‘함께 살아감’이라는 의미를 담은 곳이어야 하며 기독교인들의 실천적 자세가 예수를 사랑하는 것임을 기억해야 한다”고 일깨웠다.

‘선교적 주제와 젠더이슈’를 주제로 강의한 이화여대 백소영 교수는 현대 사회의 성/젠더 전쟁 현상 속에서 선교적 교회의 사명을 언급했다.

백 교수는 “‘병리적’인 모습으로 비춰질 만큼 남성 혐오가 극단화되고 있는 집단화된 상당수의 여성들을 사회적 기억의 문제와 사회적 구조의 문제로 바라보아야 한다”고 지목하며, 서로 적대시하는 ‘젠더 문화’를 양산하게 된 보다 뿌리 깊은 구조의 문제를 지적했다.

젠더 전쟁 이외에도 후기-근대 사회가 필연적으로 직면하게 될 또 다른 탈경계적 젠더 문화의 양상들을 제시한 백 교수는 “이러한 사회 속에서 교회가 선교적 공동체로서 존재하기 위해서는 더 이상 한 개체의 생명을 ‘젠더’로 묶어 분류하기보다 ‘한 사람’, ‘한 영혼’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교회는 사회적 성으로서의 젠더를 가부장제와 함께 벗어버리고 ‘정의로운 분노’와 함께 ‘선한 사마리아인’으로서 서로를 돕는 짝-공동체를 형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외에도 이번 컨퍼런스에서는 방인성 목사(교회개혁실천연대)와 김선일 교수(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 방연상 교수(연세대)가 선교적 교회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제시해 주목받았다.

특히 첫째날 오후에는 ‘선교적 교회’를 실천하고 있는 이강덕 목사(제천세인교회)와 이도영 목사(더불어숲동산교회), 최철호 목사(밝은누리)가 2시간이 넘는 마라톤 토크 콘서트로 활발한 논의의 장을 열어 의미를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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