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회 이석 현상 심각, 사회적 의제에 무관심 지적

  • 입력 2014.10.08 08:10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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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개혁실천연대(이하 개혁연대)가 2014년 주요 교단의 총회를 모니터링한 결과 총대들의 이석 현상이 여전히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여성 총대의 비율에 있어 여전히 심각한 불균형을 드러냈으며,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무관심, 종교인 납세에는 대체적으로 부정적인 입장들로 정리됐다.

개혁연대는 총회 기간 동안 직장인, 학생, 자영업자, 목회자, 평신도 등 다양한 참여자들로 구성된 ‘2014 교단총회 참관단’ 총 26인이 활동했으며 예장 통합, 예장 합동, 예장 고신, 기장 4개 교단의 총회 전 과정을 모니터 했다.

그 결과 해마다 개회할 때 100%에 가까운 참석률을 자랑하던 총회들이 폐회 예배할 때에는 절반의 참석률로 감소하는 현상이 올해도 어김없이 반복됐다. 심지어 일부 총회는 개회와 투표시 참석여부를 파악한 이래 총회를 마칠 때까지 추가 인원파악이 이뤄지지 않는 등 총대들의 이석에 눈을 감는 모양새를 보였다.

이에 개혁연대는 “해마다 반복되는 것으로 볼 때, 총회의 일정을 정할 때 신중을 기해야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으레 자리를 비우거나 사적인 용무에 집중하는 총대들이 생겨나는 현상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일정에 변화주거나 총회 포맷을 새롭게 하여, 총대들의 참석률을 높이려는 노력을 시작해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총대 구성에 있어서는 목사와 장로의 비율은 평등하게 구성된 반면 여성 총대의 비율은 여전히 심각한 불균형을 드러냈다.

예장 통합은 1%, 기장은 작년(6.9%)보다 더 낮은 5.6%에 불과했다. 기장의 여성 총대 수 감소는, 4개 교단 가운데 유일하게 양성평등위원회를 설치해 활동하는 교단의 이미지와 대조되는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여성 총대가 한 명도 없는 예장 고신은 올해 여성안수(권사, 장로)와 교회 여성 지도자(신대원 출신)들을 위한 제도 마련을 1년간 연구하도록 결의했다. 고신의 여전도사는 539명으로 남전도사보다 123명이나 많은 상황이 되어서야 진보된 결정을 내렸다.

반면 예장 합동은 여성 안수는커녕 이와 관련된 안건도 전무했고, 오히려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목회학석사 과정에 여성을 받지 않겠다는 결정을 내리려 해 빈축을 샀다. 결국 총신대 여학생들이 총회 장소에 와서 침묵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에 개혁연대는 “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여성과 유독 교회에서만 그 역할과 직분을 제한받고 있는 여성을 비교해보니 한국교회가 헤쳐 나가야할 양성평등의 길은 더욱 멀어보였다”고 평가했다.

개혁연대는 이번 참관단을 운영하면서 세월호 참사와 종교인 과세에 대한 총회들의 입장을 주목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개혁연대는 “이번 사건은 유가족들을 위로하고 또한, 그들의 억울함을 풀어주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교단총회가 그들의 아픔에 공감하는 모습을 충분히 보여주지 못했다”면서 “교회가 사회 속에 존재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다”고 꼬집었다.

종교인 과세와 관련해서는 기존에 찬성 입장을 밝히던 교단에서도 한 걸음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통합에서는 종교인 과세에 반대하는 입장을 취해달라는 헌의가 올라왔으나 논의되지 않았다.

합동에서는 종교인 과세가 불필요하다는 입장으로 정리했으며, 고신은 충분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일을 추진하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1년간 연구하기로 했다. 기장도 교회와사회위원회를 통해 1년간 연구하기로 했다.

이에 최호윤 회계사(삼화회계법인)는 “지난 2월 정부가 종교인 과세에 관한 입법을 추진하자 예장 합동, 고신, 합신은 함께 종교인 과세 입법을 반대하며 자발적으로 납세 캠페인을 벌이겠다고 했지만 이번 총회에서 자발적 납세 캠페인의 실천 방안은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면서 새로운 임원진들에 종교인 과세에 대한 교단 내 합의를 위한 논의를 촉구했다.

총평을 전한 구교형 집행위원장은 “총회 혹은 총대와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걸린 사안은 일사천리로 진행되는데 반해 총회의 민주적 의사결정 구조 혹은 종교인 과세와 같은 사안에서는 총대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뒤로 유보되었다. 오히려 주요한 사회적 의제에 무관심했다”고 평가하고 “전문성 부족을 극복하기 위해 교단 내의 상황을 잘 알수 있는 사람을 영입해서 일을 진행하거나 개혁적 의제에 집중해서 실제 실천으로 이어질 수 있는 일을 하는 것도 좋겠다”고 제안했다.

개혁연대는 이번 참관단을 통해 도출된 결과를 각 총회에 발송했으며, 이를 근거로 건강한 대안을 제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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