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의 올바른 역사인식에서 평화구축으로 나아가자”

  • 입력 2019.06.09 22:37
  • 기자명 임경래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0.jpg

한국과 일본 양국 관계를 건설적인 방법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한일 민간차원의 노력이 절실히 요청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 이홍정 목사)와 일본그리스도교협의회(총간사 김성제 목사), 니와노 평화재단(이사장 히로시 무네히로 니와노) 등이 함께한 제1회 한일 종교/시민사회 연석회의가 5월31일 도쿄 재일한국YMCA회관에서 개최됐다.

한국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중대한 기로에 놓인 가운데 북미를 연결하고 조정해야 하는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일본의 아베 정권은 헌법의 핵심은 제9조를 개정하려고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아베 정권이 7월 선거를 승리한다면 일본이 전쟁을 할 수 있는 나라가 되며, 이는 동북아지역에 심각한 불안정을 초래할 것이란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그동안 지속적인 한일관계를 유지해 온 시민/종교 단체들은 이러한 역사적 전환점에서 한일 양국의 역사를 올바르게 인식하고, 동북아 평화구축과 공동의 번영을 위한 지혜와 노력을 모으기 위해 민간차원의 협력과 연대의 틀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에 인식을 같이 하고, 첫 모임을 갖게 됐다.

이번 연석회의에는 한국과 일본의 학계, 시민사회, 종교계 등 약 40여명이 참석했다.

일본에서는 와다 하루키 박사(동경대 명예교수)와 타카다 켄 사무총장(전쟁반대, 9조 수호 시민연대), 김성제 목사(NCCJ 총무), 세이치 칸자키 총무(TMCA) 등이 참석했고, 한국에서는 이홍정 목사와 이태호 위원장(시민단체 연석회의), 김흥수 이사장(YMCA 전국연맹), 박승렬 목사(NCCK 인권센터) 등이 함께했다.

이 자리에서 양국 관계자들은 한인 시민/종교단체들의 플랫폼을 구성하기로 하고, 빠른 시일 내에 이를 위한 준비모임을 갖기로 했다. 또한 향후 동북아시아 공동의 집을 건설하는 큰 목표를 갖고 △식민지 지배에 대한 올바른 역사 인식과 사죄, 보상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일본 평화헌법 수호 △동북아 비핵지대화, 세계 핵무기 사용금지 운동 △천황제 △군사안보주의를 기반으로 한 국가주의에서 시민을 중심으로 한 평화체제로의 전환 △평화교육과 차세대 양성 등의 현안들에 함께 협력하기로 했다.

00.jpg

특히 ‘동북아시아 오이쿠메네를 향하여’를 주제로 발표한 이홍정 목사는 먼저 “일본의 식민지 지배에 대한 반성과 사죄의 정신적 유산에서 화해의 새 과정을 출발하자”고 제안했다.

이 목사는 “일본 제국이 한반도에 남긴 역사의 암부(闇部)인 1904년 이후 41년간의 군사 점령과 1910년 이후 36년간의 식민지 지배는, 1965년 한일회담에서 한일합병의 무효화를 선언하지 못한 채, 불편부당한 청구권협정과 함께 체결된 한일조약으로 인해, 근본적 인식의 모순을 극복하지 못한 채 방치되어왔다”면서 “일본의 역대 정권, 특히 아베 정권이 메이지 유신으로부터 출발한 탈아입구(脫亞入歐)의 제국을 향한 꿈과 야스꾸니 신사로 대변되는 전후(戰後)의 명예회복을 담은 대국주의 지향과 국수주의적 민족주의에 기반한 정책을 펼치는 한, 역사 화해와 이를 위한 죄책고백은 전략적 우선순위일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식민지 지배에 대한 반성과 사죄를 담은 무라야마 담화와 간 총리 담화, 그리고 한일합병 무효를 선언한 『2010년 한일 지식인 성명』에 담긴 정신적 유산이 한일, 조일 관계를 지속 발전시키는 열쇠라고 생각한다”며 “이 같은 정신적 유산을 기반으로 동북아시아의 시민사회가 주축이 되어 일본과 대한민국, 일본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일본과 중국 사이에 남은 화해의 과제를 성실히 협의하여 해결해야 한다”고 지목했다.

또한 이 목사는 “일본의 전후 70년과 한반도의 분단 70년이 갖는 상관성에 대한 역사적 상황적 이해를 공유해야 한다. 탈냉전체제 이후에도 여전히 자국의 제국적 이해관계를 관철시키기 위하여 한반도의 자주적 평화환경 구축과 동북아시아 공동평화안보체제 수립을 용인하지 않는 미국중심의 동맹체제가 무슨 의미가 있는지를 되묻게 된다”며 “동북아시아의 시민사회가 냉전체제 하 미국의 아시아전략에 기반한 샌프란시스코-판문점체제가 지닌 냉전식민주의 구조를 생산적으로 해체하고, 동북아시아 공동평화안보체제 구축을 통해 “동북아시아 공동의 집”을 짓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끝으로 이 목사는 “동북아시아의 정의와 평화를 위한 포괄적인 에큐메니칼 생명의 망을 짜고 평화의 문화를 증진시켜야 한다. ‘동북아시아 에큐메니칼 포럼’을 구성하여 동북아시아 평화시민연대의 구축과 성장을 매개하고, 이를 통해 ‘동북아시아 공동의 집’에 대한 공동의 이해와 비전을 창출한다. 동북아시아 지역의 정의와 평화를 위한 공동의 과제를 모색하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분석된 정보와 지식을 공유한다”며 “각국의 지역적 국가적 이니시어티브를 양자적 다자적 협력을 통해 상호 지원한다. 특별히 역사적 트라우마를 치유하고 화해하기 위한 공동의 평화교육과정을 개발하여 지속적으로 실시한다. 각국 정부와 기구들의 문제해결을 위해 1.5 트랙을 개발하고 중재자 역할을 한다. ‘동북아시아 에큐메니칼 포럼’은 전략적 협력과 상호증진과 공동의 인적 물적 나눔을 통해 진행하는데, 이를 위해 효과적인 소통 시스템을 구축하고 지속 가능한 운영위원회를 구성한다”고 제안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