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 엄기호 직전대표회장 “단돈 10만원도 지출한 바 없다”

  • 입력 2019.08.08 08:50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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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당선되고 나서 대표회장으로 일하려고 와 보니 전임자가 불과 며칠 사이에 후보자 등록금 3억여원을 다 결제하고 나가서 돈이 없다는 거야”라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 ‘전임자’인 엄기호 목사가 “단돈 10만원도 지출한 바가 없다”고 반박했다.

이는 한기총 조사위원회가 7월29일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를 ‘횡령, 사기, 공금착복 및 유용’ 혐의로 혜화경찰서에 고발하자 이에 반박하면서 나온 발언으로, 사실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라는 지적이 있어왔다.

한기총 직전대표회장 엄기호 목사는 최근 기자들을 만나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위원장 중심으로 선거가 시작된 이후로는 대표회장이 어떤 행사를 할 일이 없다. 당선이 되고 나서 그 자리에서 당선증을 전달하고 당선자가 모든 일을 한다”면서 “전임자가 돈을 다 지출했다는 것은 거짓이다. 단돈 10만원도 내가 지출한 바가 없다”라고 밝혔다.

전광훈 목사가 발언한 3억이라는 돈은 한기총 대표회장 후보자들이 납부한 발전기금에 해당하는 액수다. 한기총 대표회장에 출마하는 자는 발전기금 5000만원과 운영기금 1억원, 도합 1억5000만원을 납부해야 후보 등록이 완료된다. 지난 선거에서는 두 명의 후보가 등록했기에 3억이 된다.

이 ‘3억원’의 행방에 대해 엄 목사는 “지출 사인을 한 것도 없고 내막도 모르니 3억이 그대로 있었지 않겠나. 전광훈 목사가 한기총 들어갔더니 돈이 하나도 없더라는 말은 어불성설이다”라며 “나는 돈에 대해 민감한 사람이라 일부러 관여를 하지 않기에 통장도 본 적이 없다”라고 일축했다.

이어 “내가 대표회장 할 때는 사무총장 선에서 다 이뤄졌다. 당시 윤덕남 사무총장이었으니 어물쩡 침묵하고 넘어가면 안 된다. 사무총장은 당시에 어떻게 됐는지 분명히 밝혀야 할 것”이라면서 “만약 전광훈 목사 발언대로 3억이 다 지출되고 없는 상태였다면 어디로 어떻게 쓰였는지 내역이 다 공개되어야 할 것이다. 누가 썼는지에 대해서도 정확하게 밝혀져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엄 목사는 전 목사의 발언에 대해 법적 대응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는 “상대방이 걸어오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내가 법으로 대응하는 일은 거의 없다. 기독교가 사회적으로 지나치게 싸우는 모습을 보이고 망신을 당하는 것 같아서 피해왔다”면서도 “하지만 거짓말을 계속해서 밥 먹듯 하면 결국 대응을 해야 할 것이라 생각된다”고 말했다.

한편 엄 목사는 직전대표회장으로서 지금의 한기총이 백 번 잘못된 길을 가고 있다는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엄 목사는 “한기총은 사회의 바른 길잡이가 되기 위해 태동됐다.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바른 목소리를 내며 국가를 바르게 이끄는 길을 가야 하는데, 특정 정당이나 편향된 정치적 입장을 대변하는 행위는 분명 잘못됐다고 생각한다”면서 “한기총 대표회장 입에서 ‘하야’라는 말이 나오는 일은 없었어야 했다. 지적하고 기도할 일이지, 하야를 요구하는 발언은 어떤 도움도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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