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인생

  • 입력 2019.10.17 10:52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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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담양 목사
[프로필]
◈시인 

◈임마누엘교회 담임목사

 

시작노트

저의 아들이 어릴 때, 가을 단풍잎을 주워서 물감을 발라 스케치북에 붙여서 한그루 나무처럼 작품을 만든 적이 있습니다. 길거리에 떨어져서 누구도 관심 갖지 않던 나뭇잎이었지만, 아들의 손에서 멋진 작품으로 바뀐 것입니다. 하나님의 창조의 손길 속에서 지어진 자연은, 인생을 보여줍니다. 희망과 꿈을 뿌리내리게 하는 봄, 열정과 생명과 젊음의 여름, 소망의 결실을 보여주면서도, 이 세상을 추구하는 인생이야말로 헛되고 덧없음을 교훈하는 가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인생 속에는 눈물로 기다리며, 고독과 인내의 시간이 기다리고 있음을 깨닫게 하는 겨울도 있습니다. 저에게 사계절 중 어떤 계절이 좋은지를 물으신다면, 저는 단연 가을을 손에 꼽을 것입니다. 형형색색 단풍도 아름답고, 잎사귀를 스치며 변하는 바람의 소리도 듣기에 즐겁기 때문이고, 잎사귀를 떨어뜨리는 나무처럼, 어제의 걱정도 하나하나 떨어뜨리기 참 좋은 계절이기 때문입니다. 지혜의 왕 솔로몬은 모든 것을 가지고 누렸음에도 그 인생 마지막에는 헛되고 헛되다고 탄식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런 탄식으로 끝나지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후회와 눈물과 탄식으로 떨어뜨린 인생의 날들을 모으고 모으시는 분이 계시기 때문입니다. 메마르고 죽어버린 내 인생의 조각들에 보혈을 바르시고, 은혜를 바르시고, 평강과 복을 묻혀서, 내 인생의 도화지에 아름다운작품을 창조하시는 예수 그리스도가 계시기 때문입니다. 가진 재물 없어도, 지식 없어도, 건강을 잃어버렸어도, 손을 들어 부르짖을 때마다 붙잡으시는 아버지 하나님의 손길이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손에 들린 오병이어가 모든 사람의 기쁨과 만족이 되듯, 당신의 하루가 주님의 손에 들려, 기쁨과 축복의 작품, 아름다운 인생으로 완성되기를 축복합니다.

복잡한 마음 털어내고 싶어

무작정 집을 나와

길을 걷습니다.

온 세상이 가을 이불

덮고 잠들어 있는 아침

깨우지 않으려

조심조심 한걸음 내딛어 봅니다.

수많은 인생들이

지나고 지나간 거리…

밟히고 밟혀도 불평 한마디 없는

인생에게 감사를 담아 쓰다듬어 보고

여름의 찬란함을 다 떨어버리고

하늘을 향해 손을 뻗어

보살피신 하나님께 감사하는

나무에 기대어

오늘까지 내 인생을

돌아봅니다.

힘차게 뿌리를 내리던

봄날이 있었고

모두가 우러러볼 만큼

푸름을 자랑하던 날이 있었지만

오늘 나는 떨어버리는 나무가

내 모습 같아 흐뭇합니다.

비록 내 인생은

하나 하나 떨어지고

주목하는 이 아무도 없지만

감사를 부르며

저 하늘 깊숙이 뿌리내릴 수 있었기에

나는 행복한 인생입니다.

그 누구도 내 손 잡아주는 이

없어도

못 자국 난 평강의 손이

잡아주시니

아름다운 인생

아름다운 주님

그리고 내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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