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 비대위 “한기총 파행으로 상처입은 국민들께 사과”

  • 입력 2020.05.21 14:07
  • 기자명 임경래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0.jpg

끈질긴 문제 제기로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의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을 이끌어낸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엄기호 목사, 서기 김정환 목사, 이하 한기총 비대위)가 21일 기자회견을 열고 법원의 가처분 인용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한기총 소속 목회자로서 전광훈 목사의 행위에 대해 회개의 마음을 전하면서 더 이상 한기총에서는 정치 목사가 배출되지 말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비대위는 성명서를 통해 전광훈 목사의 그동안의 행적에 대해 다시 한 번 언급했다.

“전광훈은 한기총 대표회장 자리를 꿰찬 후 2019년 6월5일 제1차 시국선언을 하며 정치참여를 공식화했고, 2019년 8월6일 제2차 시국선언으로 교인들을 미혹시켰다. 기독교인과 국민의 애국심을 이용해 거짓 선동으로 광화문으로 내몰았고, 사회 혼란을 야기했다”면서 “전광훈은 차마 기독인으로서는 입에 담기조차 부끄러운 각종 막말과 거짓말로 자신의 정치적 세를 확산해 갔다. 현 정부와의 대결 구도를 강화하면서 화합에 걸림돌이 됐고, 탈 기독교 현상을 부채질하는 기폭제가 됐다. 전혀 기독교 정신과 무관한 선동질로 끼친 해악이 이루 말할 수 없다. 전광훈의 경거망동은 하늘을 찌를 기세였다. 급기야 ‘하나님 까불면 나한테 죽어’라는 망언은 두고두고 한국기독교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했다.

비대위는 “어찌된 일인지 여전히 그를 돕는 막강한 권력의 힘이 느껴진다. 전광훈은 선거법 위반으로 2020년 2월24일 구속되었으나 다시 병보석으로 출소했고, 또다시 정치적 말과 행보를 이어 나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비대위는 “일련의 일들을 더 이상 묵과할 수 없어 2020년 2월28일 한기총 제31차 총회의 불법성을 들어 총회 무효 및 대표회장 직무정지가처분 소송을 하게 됐고, 서울지방법원 제51민사부는 전광훈의 대표회장 직무정지가처분 인용을 5월18일 결정했다”며 “서울지방법원 제51민사부 세 분의 판사들의 공정한 판결에 깊이 감사드리며, 한기총의 파행으로 인하여 상처 입은 국민 여러분들과 기독교인들에게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특히 비대위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금번 한기총 전광훈 목사의 정교분리 원칙에 벗어난 정치 행위와 각종 비난, 막말, 거짓말, 보수와 진보의 격돌을 선동하고, ‘하나님 까불면 나한테 죽어’라고 말해 신성모독에 이른 전광훈에 대해 한기총 소속 목회자로서 하나님과 국민들과 기독인들에게 통곡하는 심정으로 회개의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기총 비대위는 한기총이 본래의 설립 목적에 부합하고 현재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고통받는 이들을 위로하고 기도할 것을 촉구한다”면서 “한기총에서는 더는 정치 목사가 배출되거나 틈타지 않도록 힘쓸 것을 촉구”했다.

나아가 “한기총 비대위는 국민과 이웃의 화합을 위해 힘쓸 것과 보수와 진보의 갈등, 지역갈등, 양극화에 반목하지 않고, 예수님의 마음으로 국민을 섬겨나갈 것을 촉구하는 바”라고 전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인사말을 전한 엄기호 목사는 “한기총은 한국과 교회를 위해 지대한 공을 세우고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기 위해 부단히도 노력해온 단체다. 정부와의 대화 채널로 기능하며 밀접한 관계를 이어왔으나 근래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왔다”며 “정치적으로 경도되어 많은 이들에게 아픔과 괴로움을 주게 된 것에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이어 “이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서 법의 판단을 구하게 됐다. 한기총이 바로 서야 기독교가 바로 나아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한기총은 사회와 국가가 잘못된 길을 갈 때 질책하는 단체가 되어야지, 정치적 비판의 주체가 되거나 막말을 쏟아내는 단체가 되어서는 안 된다”라며 “우리 사회가 더욱 밝아지고 이 땅에 하나님의 나라가 이루어지는데 이번 판결이 큰 힘이 될 것이라 기대한다”고 했다.

김정환 목사는 “법원의 가처분 결정이 내려졌으니 곧 직무대행이 선임되어 내려올 것으로 예상한다. 적절한 절차에 따라 한기총이 다시 정상화될 수 있도록 돕게 될 것”이라며 “이젠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하는 한기총으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