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적책임 감당하는 교회의 공공성 회복 시급”

  • 입력 2014.11.17 17:28
  • 기자명 임경래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0.jpg
 

2014 교회재정세미나가 ‘공개해도 괜찮아-헌금의 공공성과 재정의 투명성’이라는 제목으로 지난 14일 한국기독교회관 2층 조에홀에서 열렸다.

이번 세미나는 교회 재정 공개가 나타내는 의미들을 고찰하고, 교회의 행실이 세상에 바르게 전달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인사말을 통해 행사 취지를 전한 최호윤 회계사는 “불투명한 교회 재정은 교회 공동체 내부적으로도 서로 신뢰하지 못하는 불신의 원인이 되고 교회가 외치는 복음에 대해서도 사회적으로 물음표를 던지게 만든 상황의 한 요인”이라며 투명한 재정 관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교회가 재정을 공개하는 것은 재정관리에서 오류와 실수가 발생할 수 있는 연약함을 스스로 인정하는 동시에 개선할 수 있는 시작점을 만들고, 구성원간 상호 신뢰를 갖게 하며, 나아가 교회의 언행에 신뢰를 회복한다는 차원에서 의미가 크다”며 “그동안 깊게 논의하지 못했던 사안이 이제 수면 위로 올린다. 작은 몸짓이지만 건강함을 향한 열망들이 모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는 공적신학과교회연구소 소장인 이형기 교수가 ‘하나님 나라의 복음과 교회의 공공성 – 교회 재정 투명성의 신학적 전제’라는 제목의 주제 강연을 통해 교회는 하나님 나라 복음과 기독교 신학의 공공성을 인정하고 주장함에 따라 공정성과 투명성의 가치를 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샘물교회 사무처장 김재수 장로와 예인교회의 정성규 목사가 함께 ‘공공재로서의 교회재정’에 대한 좌담을 통해 교회재정운영에 대한 현실과 그에 따른 효과를 나누고, 교회가 재정공개를 함으로써 공공적 가치 실현에 기여하는 사례를 나누는 시간으로 꾸려졌다.

첫 번째 순서를 맡은 이형기 교수(공적신학과교회연구소 소장)는 주제 강연을 통해 교회의 재정투명성과 공공성의 근거를 ‘복음’ 자체의 공공성과 ‘하나님 나라의 공공성’에 근거한 ‘교회의 공공성’에서 찾을 수 있다고 밝혔다.

“18~19세기 모더니즘과 신자유주의의 글로벌화 과정에서 기독교의 사사(私事)화 혹은 주변화가 발견되었고, 이는 한국교회에서도 발견할 수 있었다”고 전한 이 교수는 “한국 개신교는 교회와 세상을 분리시켜 교회와 세상의 적대관계를 만들었고, 개인의 영혼구원에 치우쳐 영혼과 몸의 이분법적 구분으로 육체의 영역을 소홀히 여겼으며, 물량적 교회성장주의, 그리고 영생과 하나님 나라의 사유화로 인하여 하나님의 드넓은 작업장인 이 세상에서의 교회의 공적책임 수행에는 너무나도 미흡하였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앞선 요소들을 에큐메니칼 운동과 교회의 공적책임 수행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꼽았다. 이에 따라 한국교회 역사를 통하여 복음과 교회와 기독교 신학이 어떻게 사사화 되었나를 살펴보고, 그 방증으로 이제는 사회와 창조세계 자체가 복음과 교회와 기독교 신학의 공공성을 요구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레슬리 뉴비긴(Lesslie Newbigin)의 말을 빌려 진리는 “보편적인 의도”이며, “모든 사람들을 위한 진리”, 즉 “공적인 진리”이기 때문에, 성경 이야기 속에 있는 복음은 그 자체로서 공공성을 포함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교회 대 세상’이라는 이분법을 지양하고, 교회와 세상 모두를 하나님 나라의 관점으로 보아, 하나님 나라를 미리 맛보고 미리 보여주기 위한 도구로서 교회공동체가 교회 재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강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공공재로서의 교회재정’에 대한 좌담으로 진행된 패널토의에서는 황병구 본부장(재단법인 한빛누리)의 사회로 이형기 교수와 김재수 장로, 정성규 목사(예인교회)가 패널로 참여했다.

좌담회에서는 효과적인 예산 통제를 통해 재정공개가 용이한 시스템을 가진 샘물교회의 사례와, 교회 정관에 재정 공개 원칙을 명시하며 별도의 재정운영조례를 제정하여 관리하는 예인교회 사례를 통해 교회재정 공개가 가지는 공공적 가치 실현에 대해 나누었다.

패널 토의를 통해 김재수 장로는 “교회재정 뿐만 아니라 교회 전체가 건강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그 일환으로 재정 공개를 꼽았고, 샘물교회가 재정을 공개하며 경험한 실제적인 유익들을 사례로 나누었다.

정성규 목사는 “교회재정 공개를 위한 실질적인 조언으로 가장 먼저 목사와 성도들이 공동으로 교회 가치의 방향성을 설정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표준화된 재정운용과 공개방식을 그대로 적용하기보다는 각 교회의 실정에 맞게 단계적으로 도입할 것을 권장했다. 더 나아가 패널들은 교회재정을 투명하게, 공공의 가치 실현을 위해 사용하는 것이 하나님 나라의 공공성을 나타나기 위해 필수적이라는 데에 뜻을 모았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