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헤미야를 추억하며

  • 입력 2020.07.02 11:05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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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 기독교는 한마디로 말해서 ‘지도자가 없는’ 시대를 살고 있다고 보면 좋을 것 같다. 적어도 우리 한국교회 안에서는 그렇다고 봐야 할 것이다. 교회 안에서 일개 무당들이나 할 법한 야릇한 형태의 굿판(?) 비슷한 것을 벌여도, 세상의 사람들도 법리와 윤리적 잣대로 단호히 단죄하는 성폭행을 저질 러도, 교회가 세습의 수렁에 빠져 교회는 만신창이가 되고 하나님의 이름이 욕을 먹어도 누구 하나 그것을 잘못 되었다고 꾸짖거나 나무라는 사람이 없다. 누가 봐도 리더십의 부재가 틀림이 없다. 그것은 교회 안에서보다 교회 밖에서 더 많은 우려의 눈길로 우리를 보고 있다. 그러한데도 정작 교회의 문제를 깨닫지 못하고 현실에 안주하고 있는 것은 교회뿐인 것 같다. 한마디로 말해서 나름으로는 한국교회 안에서 난다 긴다 큰 소리 치는 목회자들의 그릇이 그것 밖에 안된다는 얘기이다. 자기 교회 하나만을 어찌할까 고민하며 거기에만 매달려 있는 모양새다. 오직 그 안에서만 큰소리다. 한국교회 모두의 지도자라고 할 만한 인물은 찾아보려 해도 찾을 수가 없다.

들리는 소문으로는 코로 나19 사태가 수그러들지 않는 것은 교회 때문이라고 하는 말이 공공연하게 회자 되는 것 같다. 그런데도 한국교회의 장래를 위해 나서서 이렇게 하자 저렇게 하자는 말조차 꺼내는 이가 없다. 새삼 그 옛날 바벨론에 포로로 잡혀 갔던 사람들을 이끌고 귀환하여 성벽을 재건하고, 백성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았던 느헤미야가 그리워진다. 한국교회 안에 어느샌가 ‘오직 믿음으로, 오직 성경으로’의 신앙은 점점 약화되고 공로주의가 스멀스멀 고개를 들고 있는 지금 느헤미야나 에스라 같은 지도자가 없는 것이 너무나 아쉽다. 수문 앞 광장에 모여 하나님의 말씀을 배우고 가르치느라 밤이 깊어가는 줄도 모르던 그때를 사모하는 이가 없다. 설교조차도 사람들이 좋아하는 말들만을 찾아 은혜를 팔아먹고 사는 기막힌 현실 앞에서 느헤미야를 그리워하는 건 어찌할 수 없는 현실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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