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청년들은 왜 교회를 쉽게 떠날까

  • 입력 2021.02.22 14:53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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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개인의 신앙 결단 이끌고 관계성 강화해야

가족들을 통해 교회를 다니기 시작한 우리 아이들이 청년으로 성장하고 나서는 왜 교회를 떠날까.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21세기교회연구소가 지난달 기독 청년 7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기독 청년의 78%는 초등학교 또는 그 이전에 교회를 다니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역시나 기독청년 77%가 ‘가족(부모)의 영향’으로 교회를 다니게 됐다고 응답한 점에 비추어볼 때 대다수의 다음세대는 가정 안에서 부모의 영향으로 교회를 다니기 시작하여 신앙을 갖게 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이들이 성장하여 청년이 되고 난 후에는 3명 중 1명 이상(40%)이 ‘교회를 안 다닐 것 같다’고 응답했다.

실로 청년 사역의 위기가 아닐 수 없는 현 상황에서 청년들은 왜 이처럼 쉽게 교회를 떠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한 원인 파악이 시급하다. 이는 기독 청년의 신앙생활 이유 중 ‘구원/영생을 위해’가 33%에 불과했고, ‘마음의 평안’과 ‘습관적으로’와 같은 비본질적인 이유가 47%로 나타났다는 것에서 문제점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교회에 출석하는 기독 청년의 76%는 자신이 출석하는 교회에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그 이유로 ‘교인 간에 진정성 있는 관계와 교제’가 33%로 높게 나타나, 공동체 안에서 교제를 통한 관계 형성을 중요시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반면 불만족스러운 이유로 ‘교회 지도자들의 권위주의적 태도’(19%)와 ‘시대의 흐름을 쫓아가지 못하는 고리타분함’(15%), ‘교인 간에 사랑이 없는 형식적인 관계’(13%), ‘교회 지도자들의 언행 불일치의 삶’(12%) 등의 순서로 나타났다.

위 결과와 같이 청년들은 ‘내가 다니고 싶은 교회’로 ‘교인 간 사랑과 교제가 활발한 교회’(37%)에 대한 욕구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설교가 은혜로운 교회’(50%)와 ‘목사님의 인품이 훌륭한 교회’(38%)에 이어 세 번째였다. 설교말씀은 당연히 은혜로워야 하고, 목사님도 존경할만 해야 하지만 그 다음은 ‘교제가 활발한가’가 교회 선택과 만족도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런 청년들이 10년 후에도 ‘기독교 신앙도 유지하고 교회도 잘 나갈 것 같다’는 응답은 53%였고, ‘기독교 신앙은 유지하지만 교회는 잘 안나갈 것 같다’는 응답이 40%였다. ‘아예 기독교 신앙을 버릴 것’이라는 예상도 7%나 됐다.

이번 조사에서는 기독 청년들과 장년들의 대비가 두드러졌다. 코로나19 이후 40대 이상 장년층에 비해 청년들이 ‘분노/짜증/스트레스’ 등에 있어 ‘나빠졌다’는 응답이 더 높게 나타났다. 신앙 수준도 청년들의 경우 코로나 이전보다 ‘약해진 것 같다’는 응답이 34%로 나와 장년의 25%보다 크게 웃돌았다.

모든 활동이 온라인으로만 이뤄지는 온라인 교회에 출석하겠느냐는 응답에는 36%로 나타나 지난해 7월 29%보다 증가했다.

한편 목회데이터연구소는 “전도가 위축된 시대에 부모의 손에 이끌려 자연스럽게 교회에 나가기 시작한 것이 현재의 기독 청년이다. 이들은 자의에 의해 신앙생활을 시작한게 아니므로 신앙적 결단 없이 신앙 생활을 습관적으로 하는 경향을 보인다”면서 “이들에게는 신앙이 가족 의례 가운데 하나이고 일종의 가족 문화 정도로 대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므로 이들이 개인적인 신앙적 결단을 할 수 있도록 신앙교육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우리의 관념 속에 교육은 교육 기관이 담당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자리잡고 있어서 신앙 교육도 교회에만 맡겨 놓는 가정이 많다. 그러나 일주일에 한 번 만나 이뤄지는 교회 교육으로는 제대로 된 신앙 교육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교회의 신앙교육이 ‘가르치는 것’이라면 가정의 신앙교육은 ‘보여주고’ ‘나누는’ 것이 바람직하다. 부모가 일상 생활과 신앙 생활에서 모범을 보여주는 것은 물론, 자녀와 신앙적 대화를 나눔으로써 자녀가 신앙을 자연스럽게 자기 신앙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할 수 있다”고 했다.

특히 목회데이터연구소는 “온라인에 기반을 둔 청년 목회가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연구소는 “청년 세대는 ‘관계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누구보다 ‘친구 관계’를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청년 세대이다. 기독 청년도 또래와의 ‘관계’ 속에서 신앙을 배우고 서로 격려하며 삶을 나눈다”면서 “비대면 사회에서 소그룹을 유지하는 대안으로 고려할만 한 것이 ‘줌’이다. ‘줌’ 소그룹 미팅이 대면 미팅보다 부족한 점이 있을 수 있어도, 이미 대면 강의 못지 않게 온라인 강의에 익숙하고, 음성 커뮤니케이션보다는 텍스트 커뮤니케이션을 선호하는 청년 세대에게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전망했다.

나아가 “앞으로는 커뮤니케이션과 소그룹 활동은 온 오프라인을 오가는 방식이 될 것이다. 이러한 시대의 흐름에 맞춰 청년 목회에 새로운 활력이 넘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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