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근년에 들어 이런저런 갖가지 사건들로 아파트에 사는 주민들은 자의든 타의든 ‘갑질’의 경험을 공유할 수 있게 되었다. 그것도 한 시대정신인가는 모르겠지만, 입맛은 못내 씁쓸하다. 일찍이 초등학교에서부터 배워온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밑에 사람 없다.”는 말은 아파트를 내 집으로 가지고 사는 사람에게는 해당이 되지 않는 모양이다. 아파트 입주민의 갑질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웃만 해도 우리의 기억에 적지 않을 것 같다. 황차 최근에는 불과 20대의 새파랗게 젊은 한 아파트 주민이 아버지뻘 되는 50대 경비원에게 ‘너 아파트 있어? 그 나이 먹도록 뭐 했어?’ ‘내가 입주민이다. XXX야’ 등의 폭언을 한 경우없는 사람이 있어 경악을 금할 수 없게 한다. 아무리 아파트 광풍(狂風)이 돈바람을 몰고 와 사람의 정신마저 그렇게 황폐하게 만들었다고는 하나, 이건 윤리와 도덕을 아는 인간이라면 해서는 안 될 말이다. 문제는 이 젊은이의 갑질을 견디다 못해 일을 그만둔 경비원만 10여 명에 이른다는 소식이다. 참으로 난감한 것은 그를 잘못 가르친 부모를 탓해야 할지, 세상을 원망해야 좋을지 모른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