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갑 넘은 송우강 목사, 헌혈만 190회

  • 입력 2014.12.29 10:57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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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연시를 맞아 사랑과 나눔에 동참하는 기부활동이 이어지고 있다. 거리마다 구세군 자선냄비와 사랑의 열매를 비롯해 각종 NGO들이 시민들의 눈길을 사로잡고자 활발한 홍보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하지만 시기를 떠나 연중무휴 시민들의 관심을 기다리는 곳이 있다. 바로 대한적십자 헌혈의집이다. 사람들은 돈 몇 푼 냄비에 넣는 것은 어려워하지 않는 반면 자신의 피를 뽑아내 다른 이에게 나누는 헌혈에는 인색한 편이다. 화장품 세트와 영화표 등 사은품도 여러 가지지만 사람들의 발길은 쉽사리 이어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령의 나이에도 200회 가까운 헌혈로 병상에 누운 이들을 돕고, 간과 신장까지 기증한 목회자가 있어 귀감이 되고 있다.

환갑 넘은 송우강 목사.jpg
 

경기도 양주시 꿈나무로 엔젤요양원 원장 송우강 목사는 1997년에 왼쪽 신장을, 2000년엔 간의 3분의 1을 기증했다. 장기기증이 쉽지 않았던 시절,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고자 장기를 기증했다는 송 목사는 가족이나 특정인을 위해서가 아닌 순수한 사랑 나눔이 목적이었다.

송 목사가 헌혈을 시작한 계기는 장기 기증 이후 건강이 이상 없이 유지되고 있다는 데 감사해 시작하게 됐다.

애초에 300회를 목표로 시작했지만 지난해 헌혈 가능 최고 연령인 61세가 되면서 더 이상 헌혈을 할 수 없게 됐다. 그동안 190회 헌혈을 꾸준히 해온 송 목사는 “아직도 헌혈할 수 있는데 아쉽다”며 안타까워했다.

송 목사는 엔젤요양원에서 9명의 노인들을 돌보며 ‘노인 목회’를 하고 있다. 병들고 쇠약해져 의지할 데 없는 노인들에게 천국의 소망을 심어주고 있는 송 목사는 “노인들에게 믿음을 심어주고 마지막을 주님의 품에 이도하는 교통정리자의 심정으로 살고 있다”면서 “천국만 바라보는 노인들에게 복음을 전하며 행복한 목회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60평 규모의 임대건물 2층에서 작은 목회를 하는 그는 매일 저녁 9시, 노인들이 잠들고 나면 자정에 침상을 붙들고 기도하면서 하루 일과를 마친다.

이렇듯 노인목회를 하면서 200회 가까운 헌혈에 참여한 송 목사이지만 그는 2년 전부터 요추 협착증으로 고통받고 있으며, 45도 정도 허리가 굽어 있다. 지난 2년간 7차례에 걸쳐 수술을 받았지만 자리에 누우면 허리와 다리가 펴지지 않은 채 통증 속에 잠들 정도로 본인의 몸도 결코 편치 않다. 그동안 간과 신장 기증을 하면서 받은 수술 때문에 추가 요추 수술도 어려운 상태이다.

송 목사는 “감사하게도 최근 프롤로 주사 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충북 괴산의 복음의원 이승희 원장님으로부터 도움의 손길을 받아 너무나 감사하다”면서 “공평하신 주님의 손길”이라고 거듭 고마움을 전했다.

송 목사는 “하나님이 허락하시는 대로 앞으로 평생교육원을 운영하면서 은퇴 목사님들도 섬기고 싶다”면서 “다문화가정 부모와 자녀를 위한 프로그램도 해보고 싶다”고 바람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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