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몬드 코 목사 실종 5주기 전 세계 기독교인들의 기도 모아져

  • 입력 2022.02.15 16:34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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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의 레이몬드 코(Raymond Koh) 목사의 실종 5주기를 맞아 열린 철야기도회가 13일 쿠알라룸푸르에 위치한 ‘말레이시아 교회협의회’ 다목적홀에서 드려졌다. 현지 코로나19 규제조치로 인해 현장 대면 기도회에는 70여명만이 참여했고, 온라인 생중계를 통해 2535명이 함께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 목사의 가족과 친지들은 말레이시아 기독교인들과 매년 전 세계 기독교 단체들의 지원을 받아 철야 기도회를 갖고 있다.

순교자의소리 현숙 폴리 대표는 “많은 박해자들, 특히 기독교를 박해하는 국가의 정부가 흔히 사용하는 방법은 납치를 하고 침묵으로 일관하는 것이다. 그들은 이 사건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언론이 보도를 중단하고 대중이 무관심해질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이러한 철야 기도회는 정부에 책임을 물을 뿐 아니라 코 목사와 그 가족들을 위해 계속 기도해야 한다는 것을 기독교인들에게 일깨워준다”고 말했다.

코 목사의 아내 수잔나 사모는 이날 기도회에서 “남편이 살아있든지 죽었든지 하나님은 남편과 함께 계신다. 만약 남편이 죽었다면 남편을 납치한 사람들에게 감사드린다. 남편이 순교자가 될 수 있는 영광과 특권을 주었기 때문”이라고 믿음의 고백을 전했다.

이날 코 목사의 가족들은 성명을 통해 “2017년 2월13일 레이몬드 코 목사가 아무 흔적이나 연락 없이 치안 부대에 의해 강제로 실종된지 5년이 지났다. 우리 가족들은 피해자와 그 가족의 곤경에 대해 당국이 어떠한 대응도 하지 않는 것에 대해 실망과 슬픔을 금할 수 없다”며 “코 목사의 불확실한 행방과 안전에 우리는 여전히 슬픔에 빠져 있고, 그 고통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이러한 슬픔 속에서 앞으로 어떻게 이 사건을 해결해 나가야 할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코 목사의 가족은 2020년 3월, 말레이시아 경찰과 정부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코로나로 인해 재판 날짜는 계속해서 연기되다가 2022년 12월과 2023년 6월로 정해졌다.

코 목사의 가족들은 무응답으로 일관하는 공무원들을 상대로 수년간 인내심을 가지고 견뎌왔다. 처음 코 목사의 실종신고를 했을 때 당국자들은 무슬림을 기독교로 개종시키려고 한 사실 때문에 실종된 것 아니냐면서 비협조적인 태도를 일관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숙 폴리 목사는 “민사소송은 말레이시아 정부가 코 목사 실종에 대해 무엇을 알고, 그 사건에 어떻게 관여했는지를 명명백백하게 밝히도록 강요하는 최후의 수단”이라면서 “말레이시아 정부가 임명한 대책위원회는 3년 전에 조사를 완료했으나 보고서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코 목사의 실종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대책위의 보고서를 공개하도록 하는 것이 소송 목표 중 하나”라고 말했다.

아울러 “코 목사의 가족들은 이번 재판에 선하고 의로운 판사가 배정되도록 기도해달라고 요청했다. 코 목사의 석방과 자유뿐만 아니라 석연치 않은 상황에서 실종된 말레이시아 일부 시민들의 석방과 자유를 위해서도 기도해달라고 부탁했다”며 “우리는 코 목사의 가족들의 위로와 인내를 위해서도 기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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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교자의소리는 2019년 11월에 수잔나 코 사모를 한국에 초청하여 한국 기독교인들에게 이 사연을 전한 바 있다. 당시 순교자의소리는 코 목사의 석방을 요구하는 청원서에 온라인 서명운동을 전개하여 1000명 이상의 서명을 모아 2020년 1월 서울 주재 말레이시아 대사관 담당 공무원에게 직접 전달하기도 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말레이시아 공무원들은 이 문제가 이전 정부 체제에서 발생한 것이라면서 곧 해결될 것이라 장담했지만 새로 들어선 말레이시아 정부는 지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전 정부와 마찬가지로 이 문제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코 목사는 2017년 2월13일 검은색 SUV 차량 3대에 나눠탄 15명의 복면을 한 남성들에게 납치된 것으로 전해진다. 수잔나 코 사모는 목격자들이 코 목사를 마지막으로 봤다고 증언한 지역 인근 주택을 가가호호 방문하여 사건에 대한 CCTV 영상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지금까지 발언한 모든 증언이 묵살당했다. 하지만 우리는 히브리서 13장 3절 말씀을 따라 레이몬드 코 목사의 소리가 침묵당하거나 미제사건으로 남지 않도록 계속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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