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보면 참 한국인은 배짱이 여간 두둑한 게 아니라고 혀를 내두를 만하다. 근자에 들어 북한의 대남 무력시위가 갈수록 그 도를 더해가고 있는데도 한국인들은 마치 눈 하나 깜짝 안 하는 것 같으니 하는 말이다. 일찍부터 너무 자주 당해온 터라 그런 위협이나 공갈이 이제는 면역이 되어서인가 북한이 최근 들어 핵(核)을 들고나와 한밤 중에 시위를 하는 데도 그저 늘 하던 대로 나라는 천하태평이다. 정치권은 늘 자신들의 이익 챙기기에 바쁘고, 백성들은 백성들대로 어 느 누구 하나 나라를 걱정하는 이가 없는 것이 정말 이상하다. 어딘가 믿는 구석이 있어서 그런지는 알 수가 없지만, 요즘 국제사회가 돌아가는 질서를 보면 모골이 송연할 일인데도 전혀 그런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 것은 참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알다시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힘이 약한 우크라이나 백성들이 앞다투어 피난해야 하는 기가 막힌 현실을 보면 적어도 우리는 반면교사라도 삼아야 하지 않을까. 핵을 가진 자가 핵을 자꾸만 만지작거리면 한번은 터뜨려 보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마련이다. 우리가 걱정하는 것은 자꾸만 핵을 꺼내 들고 자랑을 늘어놓고 있는 북한의 김정은이가 왠지 수상쩍다는 말이다. 우크라이나를 쑥대밭으로 만들고 있는 러시아의 행위가 어쩌면 핵을 만지고 노는 북한에게 어떤 자극적인 신호가 되지나 않을까 염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