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이 해냈다 임시총회서 ‘기관 통합의 건’ 통과

  • 입력 2022.06.02 22:52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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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총연합회(임시대표회장 김현성, 이하 한기총)가 2일 ‘2022년 1차 임시총회’를 개최하고 ‘기관 통합의 건’을 표결에 붙였다. 이날 한기총 총대들은 이 안건을 찬성하여 통과시킴으로써 한국교회총연합(대표회장 류영모 목사)과의 통합 논의를 연속성있게 지속해 나갈 수 있게 됐다.

한기총은 앞서 ‘2차 임원회’를 통해 임시총회를 개최하여 총대들에게 통합 안건을 상정하기로 결의한 바 있다. 여기에서 통과되면 연합기관 통합을 위한 로드맵대로 진행하되, 부결되면 6월 말에 총회를 열어 대표회장을 선출하기로 결의했던 것.

따라서 이날 임시총회는 한기총이 현 체제에서 한국교회 대통합을 향한 노력을 계속 해나갈 것인지, 새로운 대표회장을 선출하기 위한 길로 선회할 것인지를 가름하는 중요한 자리였다.

김 임시대표회장은 중대한 안건임을 강조하며 총대 각자가 당당하게 의사를 밝혀야 한다는 의미에서 거수 투표를 제안했다. 하지만 총대들 과반수 이상이 무기명투표를 선택해 안건에 대한 찬반을 O,X로 표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문제는 1차 투표에서부터 투표인원과 투표용지 숫자가 일치하지 않는 해프닝이 발생했다. 투표를 시작하기 전 계수한 인원은 134명이었으나 집계된 투표용지는 136표에 찬성 71표 반대 61표, 기권 4표가 나와 일대 혼란이 일었다. 일일이 확인한 결과 일련번호가 기입되지 않은 투표용지 두 장이 발견됐다.

찬반에서 2표를 제하고 인정하자는 의견과 재투표해야 한다는 의견 등이 제기됐고, 결국 정회와 속회를 거쳐 재투표가 진행됐다.

불법표를 방지하기 위해 두 번째 투표에서는 총대 한 사람씩 나와서 본인 명찰과 투표용지를 교환하여 투표하는 것으로 방식을 변경했다.

결과는 총 투표수 135표 가운데 찬성 70표, 반대 64표, 무효표 1표였다. 과반수인 68표를 불과 2표 차이로 넘긴 가운데 가까스로 ‘기관 통합의 건’은 통과됐다.

여기서 짚고 넘어갈 점은 반대 64표 전부가 연합기관 통합을 반대하는 표가 아니라는 점이다. 임시대표회장 체제가 아닌 정식 대표회장을 선출하여 통합을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을 가진 다수가 여기에 포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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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성 임시대표회장 한기총 둘러싼 오해들 적극 해명

한편 김현성 임시대표회장은 ‘기관통합의 건’ 안건을 상정하기에 앞서 한기총을 둘러싼 갖은 오해와 주장들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김 임시대표는 “한기총 해산 아니냐는 말이 있지만, 분열되기 전의 한기총으로 회복하는 것”이라며 “지금은 정관개정 단계도 아니다. 통합의 건이 통과되면 정관개정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고 정리했다.

이어 임시대표회장이 통합을 추진하는 것이 월권 아니냐는 주장에 대해서도 “임시대표의 권한은 정상적인 대표와 동일하다는 것이 판례를 통해 확립되어 있다”며 “나는 한기총을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교회와 한기총을 걱정하는 여러분의 뜻을 모아 조율할 뿐”이라고도 말했다.

또한 “실사위를 통해 기관 통합이 되면 작은 교단들은 없어질 것이라는 말이 어떻게 나오는지 모르겠다. 기존 회원은 그대로 회원권이 인정된다”고 설명하고, “한기총 33년의 역사와 명칭을 그대로 승계할 것이다. 한기총의 이름도 그대로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교총 통추위원장 소강석 목사 “존중하며 환영한다”

연합기관 통합은 한국교회의 지난한 염원이었다. 여러 차례 시도되었지만 그때마다 번번이 실패하며 손에 잡힐 듯 잡히지 않았다.

그러던 중 코로나19 정국에 한교총 리더십으로 등장한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가 ‘한국교회 대통합’의 불씨를 당겼고, 한기총과 한교연 3자간 통합 논의를 조율해왔다. 3자간 논의가 자꾸 삐걱거리는 상황에서 우선 한기총과 한교총이 양자간 통합을 우선 이룸으로써 결실을 맺자는 공감대가 형성됐고, 기관 통합 로드맵에 따라 한기총과 한교총은 한 걸음씩 보폭을 맞추며 나아가고 있는 상황이다.

한기총이 임시총회를 열어 ‘기관 통합의 건’을 통과시킴에 따라 이제 세간의 시선은 한교총으로 이동하게 됐다. 많은 이들이 부정적으로 전망했던 한기총의 임시총회가 어려운 한 걸음을 성공적으로 내딛은 만큼 이제 한교총이 여기에 응답해야 할 차례이기 때문이다.

이날 한기총 임시총회 소식을 접한 한교총 연합기관통합추진위원장 소강석 목사는 SNS를 통해 크게 반기며 “한기총 임시총회의 가결을 존중하며 환영한다”고 화답했다.

소 목사는 “우리 한국교계가 분열의 사슬을 끊기 위한 역사적 과제만큼은 우리 모두가 온몸을 던져 헌신하며 함께 해결해야 한다고 말씀드리고 싶다”며 “분열을 치유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용서와 화해로 하나되고 연합하는 것밖에 없다고 확신한다. 무겁게 결의가 됐지만 그래도 한국교회가 하나 되어야 한다는 것이 대세라는 것만큼은 우리 모두가 알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소 목사는 “저는 한교총 연합기관 통합추진위원장으로서 먼저 류영모 대표회장님과 상의를 하고 소통할 것이다. 그리고 류영모 대표회장님을 통해서 연합기관 통합의 절차를, 결코 서두르지 않고 뚜벅뚜벅 밟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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