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조 칼럼] 프사로 공감 나누기

  • 입력 2022.11.10 16:17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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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조 목사.jpg

김대조 목사(주님기쁨의교회)

“목사님. 프사 넘보기 좋으신데 바꾸시는 게 좋을 듯해요. 늦었지만 너무 많이 축하 드리고요. 때가 때인지라 실족하실 성도분들도 있을 것 같아 말씀드려요. 아파하시는 분들이 너무 많아요ㅠㅠ 목사님은 교회의 대표성을 띠시잖아요…” 문자 하나를 받았다. 아차 싶었다. 난 원래 프사(카톡 대문 사진)를 잘 바꾸지 않는다. 한번 올리면 사계 절이 지나고 해가 바뀌어도 그대로 두는 편이다. 언젠가 웨슬리와 조지 휫필드가 말씀을 전하며 기도했던 장소를 방문하고 감동을 받아 지금 은 풀이 자라는 잔디에 무릎을 꿇고 ‘하나님, 나에게도 웨슬레의 복음의 열정과 영성, 휫필드에게 임했던 성령의 강력한 말씀의 능력을 주옵소서!’ 간절히 소리 내어 기도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사진을 찍어 여러 해 동안 내 프사가 되었다. 이제 카톡이 거의 우리 생활의 일부분이 되었다. 최근에 카톡의 서버가 건물의 방화 문제로 잠시 중단된 일이 발생했고, 국민들 일상의 많은 부분이 멈추어 버린 일이 있었다. 그때 새삼 카톡과 연계된 네트워크의 위상을 실감했다. 교역자들과 대화를 하다가 교회의 중요행사는 그 포스터를 프사로 하면 좋겠다는 의견이 나왔다. 그렇게 하기로 하면서 어색하지만 최근에는 몇 번 프사를 바꾸는 이례적인 일이 있었다. 어제가 내 생일이었다.

수요예배를 마치고 이러저러한 바쁜 사역을 마무리하고 집에 돌아가니 늦은 시간이었다. 근 11시가 넘어 아들이 케익을 사 들고 들어왔다. 늦은 밤이라서 오히려 촛불을 켜고 케익 앞에 앉으니 ‘고요한 밤 거룩한 밤’ 찬양이 떠올랐다. 언제 준비했는지 모를 선물을 주섬주섬 가지고들 나왔다. 아내는 친필로 ‘To 남푠님~ Sender, 당신의 아내’라는 글씨가 쓰여진 생일 카드를 받고 아이들의 성화에 그 자리에서 읽어주었다. “내 인생 최고의 친구, 영혼의 친구의 귀 빠진 날을 맞이하여 먼저 하나님께 감사드리고…” 카드 내용은 구구절절 마음에 와닿았다. 착한 아내와 아이들을 주심이 너무 감사하고 행복했다. 이번 생일은 특별했 다. 교회에선 든든한 동역자인 순장님들을 비롯하여 여러분이 축하를 해주었고, 여기저기서 감동이 되는 마음들이 카톡을 타고도 전해왔다. 한 분 한 분 다 너무 감사하고 고맙다. 어떻게 다들 내 생일을 알았을까 보니, 딸이 “아빠, 카톡에 아빠 생일이 떠요. 그래서 사람들이 아는 거지요~” 그러고 보니 역시 카톡의 힘이었다. 그렇게 한밤중에 케익을 나누고, 생일축하를 받았다. 무엇보다 아내, 딸, 아들이 돌아가며 나를 위해 기도해 주었다.

눈물이 핑 돌았다. 늘 기도만 해주는 자리에 있다가 나를 위해 기도해 주는 가족들의 축복을 받으니 참 감사했다. 이 소중한 시간, 나를 축하해 주는 분들과 나누고 싶었다. 그래서 케 익을 앞에 놓고 찍은 가족사진 중 한 장 골라 프사로 올렸다. 그리고 다 음 날 위의 카톡 문자를 받았다. 이태원 참사의 아픔을 함께 하는 마음이었다. 얼마나 힘이 들까, 하루 아침에 사랑하는 이들을 잃고. 그 모습을 지켜보는 많은 이들의 고통, 이 모든 마음을 하나님이 위로하시고 어루만져 주시길 기도했다. 얼른 프사의 사진을 바꾸었다. ‘고마워요.’ 문 자를 보내온 집사님께는 답을 바로 보냈다. 하마터면 내 사진 한 장이 본의 아니게 누군가의 마음을 힘들게 할 뻔했다. 서로를 위해 주고, 배려해 주는 마음들이 감사하다. 우리가 사는 세상, 서로 돌아보고, 함께 연결되어 있음의 소중함을 느낀다. 우리 모든 성도들의 안전을 위해, 우리로 인해 더 나은 세상이 되기를 소원하며 기도의 두 손을 모은다. “그에게서 온몸이 각 마디를 통하여 도움을 받음으로 연결되고 결합 되어 각 지체의 분량대로 역사하여 그 몸을 자라게 하며 사랑 안에서 스스로 세우느니라”(엡 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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