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조 칼럼] 새해를 여는 아침, 하나님을 향한 기대

  • 입력 2023.01.12 09:36
  • 기자명 컵뉴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대조 목사.jpg

김대조 목사(주님기쁨의교회)

눈이 내렸다. 흩날리는 눈 속에 기도원을 오르는 길은 산속으로 들어가는 여정이다. 차를 몰아 점점 더 깊은 어둠 속으로 들어가지만 희망이 있다. 그곳엔 기도원 숙소가 있고, 건물이 낡아 비록 외풍은 심하지만, 말씀을 보고 기도할 따뜻한 공간이 있기 때문이다. 요즘은 기도원을 찾아오는 사람이 거의 없다. 여러 상황들 속에서 공식적으로 식당도 문을 닫고, 기도원 시설을 관리하는 직원도 이제 단 두 명. 이러다 갑자기 완전히 문을 닫지는 않을까 내심 걱정이 된다. 기도원을 다니기 시작한지도 12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하나님의 부르심으로 잠실에 교회를 개척하고 하나님의 은혜로 몰려오는 성도들을 섬기며 모든 시간과 젊음을 쏟아 부었다. 새가족 모임, 제자훈련, 사역훈련, 심방, 수요, 주일 설교에 대학원 강의까지… 개척을 하고 달려온 지 3년이 되는 시점의 어느 날 몸이 멈추었다. 잘 달리던 차가 갑자기 멈추어 서듯이. 병원에서 ‘간 농양’이라는 진단을 받고 입원을 했다. 간에 생긴 농양을 제거하는 치료를 받고, 쉬면서 완전히 몸을 회복해야 한다는 의사의 말을 뒤로하고 급하게 두 주 만에 퇴원을 결정했다. 목사님이 안 계시니 교회에 와도 재미(?)가 없다는 말도 들리고, 얼른 성도들에게 달려가야 한다는 생각으로 가득 차 퇴원하여 바로 주일 강단에 섰다. 4부 설교를 마치고 난 후 다시 몸이 불덩이가 되어 달아올랐다.

어쩔 수 없이 다시 찾은 병원에서 의사가 고개를 저었다. ‘왜 제 말을 듣지 않으세요? 간 농양이 재발했습니다. 목사님이 젊어서 그렇지, 자칫하면 패혈증으로 목숨이 위험할 뻔했습니다. 당장 입원하셔야 합니다.’ 그 말을 듣고 놀란 아내의 표정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그렇게 입원하여 두 달을 꼬박 병원 신세를 져야 했다. 그 일은 내 몸을 살피는 계기가 되었다. 아무리 마음이 있어도 몸이 멈추면 달릴 수가 없고, 성도들을 섬겨 드릴 수 없음을 깨닫게 되었다. 그때 한 신문에서 교계에 주목받으시는 B 목사님의 목회를 소개하는 글을 읽었다. 매주 하루는 기도원에 가서 말씀을 준비하며 기도하는 시간을 가진다며 목회자의 영성에 대한 관리를 나누어 주셨다. 눈이 번쩍 뜨였다. 나를 향한 하나님의 음성으로 들렸다. 이제 나도 일주일에 하루는 기도원에 가서 영과 육을 추스리며 하나님과 교제하는 시간을 가져야겠다는 마음을 실행에 옮길 때가 왔음을 알았다. 그 길로 기도원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잠실에서 한 시간 내에 있는 기도원의 리스트를 뽑고 차례로 방문하여 하루를 묵어보며 ‘하나님 이곳입니까?’했다. 그 중의 한 곳이 B목사님이 가신다는 기도원이었다. 하루를 묵으며 식사 시간에 정말 그 B목사님을 만났다. 기사 이야기를 하며 좋은 조언을 받으며 그 곳을 선택했다.

그때로부터 목회와 인생의 선배이신 B목사님과 교제하며 많은 유익을 얻었다. 목회는 영과 아울러 건강관리가 중요함을 몸소 체득한 이야기를 나누어 주셨다. 무엇보다 하나님과 대화하며 한 걸음 한 걸음 목회를 해 나가시는 깊은 영성의 삶은 내 목회 인생의 새로운 이정표가 되었다. 새해를 시작하며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대해 생각한다. 때로 간절히 바라지만 과연 그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내가 그 일을 해낼 수 있을까 하는 의심도 생긴다. 나에겐 교회 개척이 그랬고, 지금까지의 목회가 그랬다. 2023년 한해에 또 일어나면 좋을 간절한 소망에 대한 일들이 그렇다. ‘믿음은 보지 못하는 것들의 증거요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라고 하신다. 믿음, 감사하게도 눈에 보이지 않기에, 인간적인 계산으로 되지 않는 영역이기에 오히려 희망이 기대가 생긴다. ‘일어나기 힘든 일은 항상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인생의 많은 난관이 있지만 그 일을 넘게 하실 분이 하나님이심을 안다. 내 육신의 연약함과 한계를 인정하고 기도원으로 부르신 하나님이, 지난 한 해도 일어나기 힘든 일을 일으키신 하나님이 새해에도 나와 교회를 돌보시고 인도하실 줄 믿는다. 안개에 가려진 풍경이 안개가 걷히면 그 아름다운 모습을 드러내듯이…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