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미래를 통찰한다

  • 입력 2014.01.28 09:17
  • 기자명 최윤식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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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 41장에 나오는 이집트 파라오의 꿈이 한국교회에서 현실이 되고 있다. 한국교회도 지난 찬란했던 100년 동안의 부흥기가 끝나고 7년의 극심한 흉년이 찾아올 것이다. “기독교 역사상 가장 빠르게 성장했다.” “세계에서 가장 큰 교회는 한국에 다 있다.” “한국교회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선교사를 보내고 있다.”고 모두가 찬사를 보냈던 그 말들이 도리어 수치스러울 정도의 극심한 쇠퇴기가 현실이 되기 일보 직전이다.

전문 미래학자로 활동하고 있는 필자가 예측하는 한국교회의 기본미래는 암울하다. 가장 먼저 한국교회의 양적 쇠퇴가 예측된다. 2010년 통계청의 인구센서스 자료를 기반으로 앞으로 저출산 고령화의 파급력과 현재 한국교회를 향해 밀려오고 있는 위기요소들을 고려할 때 2050년이 되면 한국교회는 300~400만으로 감소하게 된다. 더 심각한 것은 그 중의 60~70%는 55세 이상 은퇴자로 구성된다. 주일학교는 5~10% 미만으로 줄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

2050년까지 가지 않더라도 부동산 거품이 붕괴하고, 앞으로 16년 동안 1,2차 베이비붐 세대인 1640만 명이 은퇴하는 2028년경이 되면 교회헌금은 반토막이 날 가능성이 크다. 10년 이내에 적게는 수십억에서 많게는 수백억의 빚을 이기지 못하고 부도가 나는 교회가 속출할 것이다. 많은 교회가 통폐합될 것이다. 매각처를 찾지 못한 교회들은 이단이나 다른 종교기관에 교회를 넘기는 치욕스런 일들이 발생할 수도 있다. 30~40년이 지나면 미국교회들처럼 중국이나 동남아 이민자들이 주일 오후에 한국교회를 빌려 쓰다가 크게 성장하면서 거꾸로 한국교회를 인수하는 일이 벌어질 것이다.

100세 시대에 접어들면서 은퇴 후에도 30~40년을 살아야 하는 목회자들이 대거 발생하면서 교회와 은퇴비를 놓고 벌이는 심각한 갈등이 지금보다 더 많아질 것이다. 국내 상황이 이 정도가 되면서 한국교회들이 국외선교를 감당할만한 경제적 여력이 없어지기 때문에 세계 2위를 자랑하던 한국 선교도 도미노처럼 무너질 것이다.

한국교회가 거시적으로 이미 성장의 한계의 늪에 빠졌다는 증거들은 곳곳에서 나타난다. 예를 들어 기독교인의 숫자가 1985년 인구주택 통계조사에 의하면 1985년에 16%에서 1995년에 19.7%로 성장했다가 2005년에 18.3%로 감소하기 시작했다. 또한 예장통합측에서 지난 10년 동안 주일학교 어린이 부서가 38만 명에서 28만 명으로 줄었고, 기독교성결교회는 30%가 감소했다.

한국교회의 미래 모습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한국교회의 4가지 미래 시나리오는 다음과 같다. 현재까지의 확실성 요소들만 가지고 볼 때 ‘가장 일어날 개연성이 높은 미래’, 현재의 위기와 기회에 대응하면서 나타날 수 있는 ‘가능성의 미래’, 좀 더 성경적이고 규범적이고 비전의 범위에 드는 ‘선호되는 미래’, 마지막으로 급변하는 사태가 발생하여 만들어지는 ‘뜻밖의 미래’가 있다.

이 중에서 가장 중요하며 기본이 되는 것은 계획, 트랜드, 사이클, 패턴 등의 확실성 요소들이 만들어낼 수 있는 변화들을 논리적으로 추론해서 구성하는 ‘가장 일어날 개연성이 높은 미래’다. 한국교회의 미래를 형성하는데 결정적인 힘으로 작용하는 과거, 현재, 미래의 징후들을 논리적, 체계적, 생태학적으로 분석하여 볼 때, 가장 논리적으로 타당하고 이치에 맞아 수긍할만한 그럴듯한 미래를 말한다. 

필자는 이것을 한국교회의 ‘기본 미래’라고 부른다. 그리고 필자가 예측하는 2020년 한국교회의 기본미래는 창세기 41장처럼 일명 ‘7년의 풍년과 7년의 흉년’ 시나리오다. 한국교회는 7년의 풍년과 같은 폭발적인 성장기가 끝나고 7년간의 흉년기를 지나게 될 것이다. 앞으로 닥칠 한국교회의 흉년기는 창세기 41장에 예견된 흉년처럼 지난 7년의 풍년이 잊히게 될 정도로 극심한 상황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크다. 즉 지난 120년 찬란했던 한국교회의 역사가 잊힐 정도의 극심한 침체기로 접어들 가능성이 가장 커진 상황이다. 물론 이런 기본미래의 전제가 있다. 바로 “큰 변화와 갱신 없이 지금처럼 그대로 간다면......”이다.

그러나 아직도 이런 생각을 하는 분들이 대부분이다. “지금까지 한국교회가 폭발적인 성장을 해왔으니 앞으로도 이런 성장추세가 계속될 것이다” “우리 교회가 지난 몇 년 동안 계속해서 연평균 10%씩 성장해왔으니 10년 후가 되면 지금보다 2배는 성장해 있을 것이다” 미래예측은 이렇게 단순하게 해서는 안된다. 미래가 단순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교회는 당분간 뿌린대로 거두는 상황에 빠질 것이다. 지난 20~30년간의 주일학교의 침체는 이제 30~40대의 본격적인 감소를 불러올 것이다. 필자가 예측한 바로는 한국교회는 2010년부터 30~55세 층이 본격적으로 감소하는 국면으로 진입했다. 이것을 시작으로 한국교회는 앞으로 20~30년간 장년층의 감소, 55세 이상의 증가, 주일학교의 완전한 쇠퇴가 맞물리면서 ‘늙고 작은 교회’의 모습으로 변해갈 것이다.

이런 추세에, 지난 20여년 간 물불을 가리지 않고 개교회 성장주의에만 치중하여 만들어진 ‘목회 생태계의 교란’이 드디어 본 모습을 보이면서 한국교회의 위기를 가속화시킬 것이다. 모든 개체가 각각 분리된 채로 있는 것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상호의존적으로 연결된 상태로 있는 것은 생물들만이 아니다. 우리가 사는 사회도 그렇고, 교회들도 마찬가지다. 하나님이 이 땅에 세운 교회들도 초대형교회, 대형교회, 중형교회, 소형교회, 개척교회 등이 단순하게 분리된 채로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따로 존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자연과 마찬가지로 생태학적으로 근본적 상호 연관관계의 연결망으로 되어 있다. 아니, 하나님께서 교회들을 세우실 때 그렇게 하셨다. 그런데 인간이 자신들의 욕심만을 채우기 위해 이기적인 행동을 하면서 자연 생태계를 무너뜨리는 것처럼, 특정 교회들이 한국 전체 혹은 자기 지역의 목회 전체의 생태계의 균형을 염두에 두지 않고 자기 교회만을 위한 이기적 행동을 지속하는 일들이 잦아지면서 초대형교회, 대형교회, 중형교회, 소형교회, 개척교회 등이 함게 공존하지 못하고 목회 생태계가 파괴되어 버리고 있다. 자연 생태계의 파괴가 결국은 자연 전체의 붕괴를 가져오게 되듯이, 목회 생태계의 파괴는 결국 한국교회 전체의 붕괴를 몰고 오게 될 것이다. 필자는 초대형교회나 대형교회를 비판하거나 무용론을 주장하는 사람이 아니다. 세상에는 반드시 초대형교회도 있어야 하고, 대형교회도 있어야 한다. 자연계에 연약한 토끼만 가득하지 않고, 여우도 있고, 호랑이도 있는 것처럼 말이다. 중요한 것은 조화와 균형이다.

만약 우리가 경고의 목소리에 계속해서 귀를 막아 버린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도 10~20년이 지난 후 한국교회의 지도자들은 이런 질문을 던지게 될 것이다. “뛰어난 학자와 이론이 이렇게 많았었는데... 수천, 수만 명의 성도를 거느린 교회들이 이렇게 많았었는데, 지금과 같은 한국교회의 심각한 몰락이 올 것을 왜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 것입니까?”

이런 충격적인 미래가 현실이 되기 전에 우리는 새로운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지금까지는 목회적으로 신학적으로 그다지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던 것들에 관해서 관심을 둬야 한다. 깊은 목회적 성찰을 통해 기존의 것 중에서 좋은 것을 계승하고 틀렸거나 유효기간이 지난 것들은 과감히 내려놓는 용기를 발휘해야 한다.

그 다음으로는, 교회의 내외적 변화의 요인을 균형있게 보는 통찰력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한국교회는 성장을 이야기할 때는 주로 교회의 내적 요인에만 관심을 둬 왔다. 그러나 앞으로는 교회의 외적 요인에도 큰 관심을 가져야 한다. 교회는 세상의 변화에서 독립된 무풍지대가 아니다. 지난 50여년 간 한국교회의 폭발적 성장은 하나님의 절대적인 섭리와 교회의 내적 원동력이 주원인이었다. 동시에 한국의 경제와 사회발전을 이끌어가신 하나님의 역사도 중요한 동력이었다. 이 말은 한국경제와 사회의 변화는 곧바로 한국교회와 한국선교의 미래 방향에도 큰 영향을 준다.

요즘 같은 때에는 “미래교회의 변화가 무엇일까?”라는 질문에 답을 찾기가 예전만큼 쉽지 않다. 그렇다면 방법은 무엇일까? 하나님께서 계시로 보여주시지 않는 한 다양한 관점에서 한국교회의 미래를 논리적으로 추론해 보아야 한다. 좀 더 복잡한 힘들에 영향을 받는 한국교회를 상상해 봐야 한다. 현대의 미래학은 이런 접근에 도움이 된다. 일반인은 미래 전문가를 용한 점쟁이로 오해하고, 교회에서는 선지자처럼 본다. 그러나 필자와 같은 미래학자들은 신비한 능력을 갖추고 예언을 하는 사람이 아니다. 필자가 배운 여러 가지 미래예측기법들은 미래의 변화를 구별하고, 이 변화들이 서로 만나서 만들어내는 새로운 미래를 성령의 조명을 통해 통찰해 보는 기술이다. 당연히, 그 기준점은 성경이 된다.

지금 한국교회 지도자들에게도 필요한 것은 타협 없는 복음과 비둘기 같은 순결한 영성, 그리고 하나님이 이끄시는 ‘미래변화’를 꿰뚫어 보는 힘과 변화를 다룰 수 있는 능력이다. 상황이 분명 예전만큼 좋지는 않지만, 지금이라도 변화를 선택한다면 미래를 충분히 바꿀 수 있다. 지금 교회의 안팎에서 일고 있는 급격한 변화들은 위기도 불러일으키지만, 인간의 나약함을 깨닫게 하고 ‘신 존재’에 대한 열망도 크게 만들 것이다. 때문에, 미래는 ‘High pain, High touch’의 시대가 될 것이다. 즉 고통을 크게 느끼면 느낄수록 하나님의 어루만지심을 더욱더 깊이 사모하는 시대. 내 능력의 한계를 크게 느끼면 느낄수록 하나님의 능력을 더욱더 크게 사모하는 시대. 세상과 타협하지 않고 진리를 가르치고, 성령의 임재를 통한 치유와 회복이 더욱더 강하게 역사할 시대. 오순절 다락방 사건 이후 초대교회에 나타난 거룩한 나눔과 사랑, 종교개혁자들이 고아와 과부를 돌아본 것처럼 사회적 관심을 통한 복음의 능력이 현현하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문제는 우리에게 있다. 다가오는 위기 가운데서 침몰할 것이냐? 아니면 요셉의 지혜를 가지고 위기를 선제적으로 준비하고, 하나님이 준비하신 다가오는 새로운 부흥의 파도를 다시 탈 것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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