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꽃의 모양과 역할

  • 입력 2015.02.27 17:17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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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훈 목사(한국교회연합 대표회장)
[프로필]◈ 한영신학대학교 총장 역임 ◈ 재미재단법인 세계복음화협의회 실무총재 ◈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실행위원 ◈ 한국오순절협의회 대표회장

일반적으로 꽃은 키가 작은 나무에서 피어난다. 들에서 피어나는 야생화와 산기슭에서 따스한 햇볕을 받으며 피어나는 난과 같이 작은 꽃들은 고개를 숙인 채 겸손하게 피어나기에 버려진 것 같지만 그 향기로 자신의 존재를 유감없이 나타낸다. 들에서 피어나는 꽃들은 비록 낮은 키를 가지고 있지만 그 향기는 강렬하다. 마치 자신을 알아달라고 하는 것처럼 멀리 향기를 뿌린다. 그와 달리 벚꽃이나 목련과 같이 화려함을 자아내는 꽃들은 큰 나무에서 자태를 자랑하며 피어난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의 이목과 사랑을 한 몸에 받으며 행복한 비명을 지른다. 이렇게 다양한 꽃들은 각각의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며 피조물로서 살아간다. 우리는 그러한 꽃들을 바라보며 작은 꽃의 향기에 심취하기도 하고 큰 키를 자랑하며 피어나는 꽃의 화려함에 반하기도 한다. 그리고 나도 그와 같이 향기와 아름다움을 지닌 존재로 살아가고 싶은 욕구를 감출 수 없다. 화려함이나 향기로움을 자아내는 꽃들과 달리 소외된 것도 있다. 사람들로부터 천대를 받으며 외면당하는 꽃 중에 엉겅퀴가 있다.

 

하지만 엉겅퀴도 나름대로의 역할을 한다. 아니 꽃이라고 말할 수조차 없는 그 꽃도 자기역할이 있고 주어진 임무를 감당할 때가 있다.13세기에 엉겅퀴와 관련된 일화는 엉겅퀴도 소중한 꽃이라는 교훈을 준다. 덴마크와 스코틀랜드가 치열하게 전쟁을 할 때였다. 덴마크 군대가 스코틀랜드 군을 제압하여 성안으로 후퇴시키고 성을 포위하였다. 그러나 성은 생각보다 견고하여 쉽게 함락되지 않았다. 덴마크 군의 장군은 밤에 성곽을 넘어 기습하기로 결정하였다.

 

성곽의 안과 밖에는 수로를 파서 만든 물웅덩이가 있었기에 덴마크 병사들이모두 신발을 벗고 한 밤 중에 몰래 성곽을 넘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성 주위에는 물웅덩이뿐만 아니라 엉겅퀴가 잔뜩 심겨져 있었다. 엉겅퀴의 가시에 찔린 덴마크 병사들이 여기저기서 비명을 질렀다. 그 소리를 들은 스코틀랜드 군이 잠에서 깨어나 덴마크군 에게 총공격을 하여 승리하였다. 이때부터 엉겅퀴는 스코틀랜드 사람들에게 나라를 구한 꽃으로 추앙을 받았고, 국가의 상징이 되었다. 비록 거칠고 쓸모없어 보이지만 엉겅퀴는 한 나라를 구하는데 쓰임을 받았기에 지금까지 사람들에게 기억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들은 모두 꽃과 같은 역할을 하도록 창조되었다. 아니 꽃과 비교할 수 없는 고귀한 역할을 하도록 만들어졌다. 서로 다른 장소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만들어졌기에 각각의 역할이 있다. 따라서 나는 왜큰 나무에 핀 꽃처럼 화려하지 못하냐고 자신을 비난하지 말아야 한다. 나는 왜 들의 야생화와 같이 진한 향기를 발하지 못하도록 창조되었느냐고 하나님을 원망하지 말아야 한다. 비록 나의 인격이 흠이 있어 다른 사람을 찌르는 엉겅퀴처럼 생겼다 하더라도 하나님의 나라를 건설하는 일군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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