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벽두, 이게 무슨 막장 드라마 인가할 정도의 충격적인 뉴스를 기억한다. 수중(手中)에 7억원이나 되는 재산을 쥐고도 살아갈 희망이 없다면서 아내와 딸을 살해하고 자신도 목숨을 끊겠다며 지방으로 줄행랑을 치던 40대 가장의 한심한 이야기이다. 이 땅의 백성들 살아가는 형편이 높낮이가 차이가 나도 너무 난다는 것은 익히 잘 아는 얘기지만 이런 끔찍한 사건으로 연결되는 일이 현실로 일어날 줄은 몰랐던 것이다.
도대체 희망은 손에 얼마를 쥐고 있어야 가능한지 의문을 갖게 한다. 적지 않은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또 이번 설에는 네 명의 가족을 살해하고 자신도 목숨을 끊은 한 가장의 얘기가 들려 우리를 슬프게 한다. 끝내 죽음으로 밖에 해결할 수 없는 기막힌 사정이 있었지 않았겠느냐 하는 말로 이해하고 끝맺어서는 안 될 것 같다. 문제의 심각성을 고민해야 할때이다.
이런 일련의 부정적인 사회현상을 두고 누구를 탓할 수는 없는 일, 다만 우리 사회의 총체적 허점이 점점 그 범위를 넓혀가고 있음에 주의해야 할 것 같다. 이미 우리사회가 ‘무한 경쟁사회’에서 ‘무자비한 경쟁사회’로 한 단계 발전(?)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추상적이기는 하지만 정답은 지금의 무자비한 경쟁사회를 허무는 것이며, 지금 고민해야 할 과제 역시 이점이 아닌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