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혜적 디아코니아 말고, 참여적 봉사선교로

  • 입력 2015.06.08 15:32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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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장 황용대 목사)가 지난 4일 2015년 사회선교정책간담회를 열고 ‘제100회 총회를 맞이하며 기장이 나아가야 할 사회선교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근본이 바로서면 길이 생긴다’라는 주제로 발제한 김경재 목사(한신대 명예교수)는 “시대적인 근본 질문을 통해 은폐된 문제의 본질에 정직하게 대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목사는 앞으로 기장의 사회선교 방향은 지역사회의 구체적 과제에 충실하면서도 ‘대한민국은 명실공히 민주공화국인가’와 같은 근본적 질문을 항상 던지며 정립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목사는 “‘민주공화국’이라는 단어에는 ‘국가 곧 나라의 주인, 주체, 실질권리와 책임의 담지자는 국민’이라는 선언과 함께 한문글자 그대로 ‘더불어 평화롭게 사는 나라, 함께 밥을 나누어 먹는 나라’라는 뜻을 담고 있다고 전제했다.

하지만 “대통령은 ‘제왕적 대통령’이 되어 있고,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이 지난 후엔 국가의 주권자 국민은 찬밥신세가 되거나 통치대상이 되거나 감시대상이 된다”면서 “빈익빈 부익부 상태가 가속화될 뿐 아니라 1%와 99%가 대결상태에 들어갈 염려가 있을 정도로 무자비한 약육강식, 승자독식, 무한경쟁 가치관과 사회질서가 대한민국 모든 삶의 영역을 지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목사는 “우리는 헌법 제1조를 종이휴지로 만드는 이 ‘슬픈 현실’과 계속 투쟁해야 한다”고 언급하고 “기장의 사회선교 3대 표어 <생명, 평화, 정의> 중 ‘정의’는 가장 먼저 화살촉처럼 역사의 저항공기를 뚫고 계속 날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김 목사는 “하나님의 나라의 비전을 포기하도록 유인하는 신자유주의 경제이데올로기에 저항해야 한다”며 “기장 교단의 사회선교는 불평등하고 불합리한 사회적 근본문제 때문에 발생하는 무수히 많은 희생자, 낙오자, 경쟁탈락자, 상처받은 자, 약자를 보듬어 안고 그들을 위한 시혜적 차원의 디아코니아가 아니라, ‘즐거워하는 자와 함께 즐거워하고 우는 자들과 함께 우는’ 참여적 봉사 선교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아울러 “기장의 사회선교 미래는 교회 안에 잠들고 있는 ‘선한 뜻과 유능한 전문지식’을 갖추고 있는 평신도들의 잠재력을 어떻게 이끌어내어 활성화시키고 참여시킬 것인가에 달려있다”고 지목하고 “평신도들의 잠재력 발현의 과제 중에서도 특히 당장 실천에 옮기면 큰 힘을 얻을 수 있는 분야가 교단 산하의 지교회, 시찰회, 노회, 총회, 그리고 기독교기관 안에 총회가 결의한 대로 모성적 영성과 사랑과 슬기의 담지자인 여성들의 참여율 30%를 강제적으로라도 실천하면, 놀라운 혁명적 변화가 기장 교단 안에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이날 간담회에서는 김경호 목사(총회 교사위원장)가 ‘교단 사회선교 발전을 위한 제언’, 정상시 목사(총회 평통위원장)가 ‘교단 평화통일선교에 대한 제언’을 주제로 소발제를 진행했고, 특별히 최형묵 목사(총회 교사위 종교인과세 소위원장)는 ‘종교인 과세에 관해’ 현안발제했다.

인사말을 전한 총무 배태진 목사는 “갈수록 심화되는 사회적 빈곤과 불평등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교회 또한 ‘희망의 빛’을 찾기 힘든 시대와 이웃에게 큰 위로와 힘이 되지 못하고 있다”며 “이러한 현실 속에서 교단 사회선교에 대한 성찰과 방향설정은 매우 절실한 과제이기에 오늘 우리는 이 자리를 계기로 오늘날 우리가 잊고 잇었던 교회의 본질과 역할에 대한 제대로 된 자리매김에 대해 더욱 진지한 고민을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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