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 문학가들 ‘표절’을 말하다

  • 입력 2015.07.28 16:05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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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크리스천문학가협회가 지난 28일 한국유나이티드제약 문화재단 공연홀에서 ‘표절문학 비평’을 주제로 2015년 여름 정기 세미나를 개최하고 교계 문단의 성찰을 촉구했다.

이는 최근 한국 최고의 작가로 평가받던 한 사람의 표절 논란이 사회를 흔들어놓음에 따라 스스로 자성적이고 자발적인 목소리를 낸 것.

‘문학의 생명력과 표절’이란 주제로 강의한 김지원 목사는 “교계적으로는 설교집이나 번역서, 그리고 학위 논문의 표절 등이 허다하고 문단적으로는 시나 소설의 표절로 최소한의 작가적 양심마저도 저버린 사람들로 문학이 답보되어 있다”고 참담한 현실을 전했다.

또 “창작에는 뜻이 없고 문단 주변을 기웃거리는 사람들이 버젓이 작가의 명패를 달고 문인 행세를 하거나 문학을 매명의 도구나 자기 현시욕을 충족시키는 수단쯤으로 치부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문학은 생명력을 상실하고 침체되어 있다”고 심각성을 전했다.

김 목사는 이날 표절을 정의하고, 표절과 패러디의 차이를 설명하는 동시에 국내외 운문의 표절 실례를 들어 제시했다. 특히 사회적으로 꽤나 잘 알려진 시들까지 표절 시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을 밝혀 충격을 안겨줬다.

이어 “수많은 표절들이 묵인되거나 비호나 방조되거나 시간 속에 은폐되어 있다”면서 “하나님 나라에는 공소시효가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즉 시간이 오래 되었다고 해서 자신을 속인 책임이 면제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목사는 “정직한 글 쓰기가 필요하다. 양심 회복 운동이 일어나야 한다. 무의식적인 모방은 있을 수 있지만 의도적이고 작위적인 표절은 절도와 같다”고 지적하고 “저작권보호법이 있지만 그것보다 두려워해야 할 것은 하나님의 법이다. 특별히 기독교인들에게는 세상 사람들보다 더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표절에 대한 기독교 문단 내의 진지한 논의가 있어야 한다. 대부분의 경우 은혜라는 이름으로 덮거나 면죄부를 줌으로써 문학에 대한 진정성이 없고 기독교문학의 질적 하락을 가져오는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등단과 발표된 작품에 대한 보다 면밀한 검증이 있어야 한다”면서 “저작권보호법이라는 세상의 법정으로 가지 않기 위해서라도 필요한 조치라고 보며, 기독교문학의 질을 높이고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한 방편이 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수필가인 오경자 권사는 ‘표절은 양심의 문제, 도덕성 회복만이 해답’이라는 주제의 강의에서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시비를 밝히기보다는 창작활동을 함에 있어 표절을 어떻게 피할 수 있을 것인가에 주목했다.

오 권사는 결국 표절의 절대적 기준은 작가의 양심뿐이라며 도덕성 회복을 강조했다.

오 권사는 “표절의 유혹을 이겨내는 것도 작가정신이고 표절시비에서 의연할 수 있는 것도 작가정신”이라며 “표절은 남의 글을 훔치는 도적이고 범죄이지만 표절이라는 괴물 때문에 작가의 창작의욕이나 배워보고자 하는 도전정신이 위축되는 부작용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경계했다.

‘문학의 표절에 관한 성경적 고찰’을 강의한 신성종 목사는 “표절 문제는 제도 개선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면서 영성회복이 거짓된 사회와 교회를 개혁하는 유일한 해답이라고 제시했다.

신 목사는 “다른 사람의 음악이나 글이나 작품일랑 일체 표절하지 말고 오직 자연만을 표절하라”면서 “그러면 새롭고 좋은 많은 창조적 아이디어가 생길 것이다. 역설적인 표현이지만 우리는 예수님을 표절해야 한다. 그래야 교회가 산다”고 메시지를 던졌다.

한편 한국크리스천문학가협회는 이날 세미나와 함께 한국크리스천문학 제65호 발행과 신인 등단 시상식을 함께 개최했다.

이번에 신인으로는 시 부문에 정태광, 시조 부문에 양영희, 동화 부문에 문지현 씨가 당선되어 상패를 수여했고, 회원으로 등단했다.

협회는 이번 시상식에서부터 이 계절의 문학상을 중단하고 지난 7월7일 범하 황계정문학상을 새롭게 제정했다.

이로써 앞으로 1년간 문학지에 게재한 작품 중 가장 우수한 작품을 선발하여 2016년 추수감사절을 기하여 제 1회 시상식을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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