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하면 부족한 것보다 못하다

  • 입력 2015.08.27 16:29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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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현 목사 (아름다운교회)
[프로필]
▣ 순복음 신학교 교수
▣ 일산기독교연합회 회장
▣ 사랑이 있는 마을 담임
▣ 아름다운교회 담임목사

 

톨스토이가 즐겨했던 이야기 중에 하나가 어떤 농부의 이야기입니다. 어느 날 한 농부가 왕에게 엄청난 제안을 받았습니다. “네가 하루 동안 밟고 걸어 다니는 땅은 모두 다 네 것으로 주겠다.” 이 농부는 그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나자마자 뛰기 시작했습니다. 하루 동안에 많은 땅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빠르게, 그리고 좀 더 많은 땅을 밟아야 하기 때문에 힘을 다하여 밤늦게까지 전력을 다해서 뛰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그 많은 땅을 차지하고 나서 자신이 시작했던 출발점에 도달했을 때, 모든 힘을 다 쏟아 버린 나머지 쓰려져 죽고 말았습니다. 소유에 대한 욕심이 너무나 지나쳤기 때문입니다. 이 이야기는 단순히 웃고 넘어갈 우스운 이야기가 아닙니다.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이 시대에도 이러한 방식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아주 많기 때문입니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말대로 무엇이든 지나치면 문제가 됩니다. 상대방에 대한 염려가 지나치면 잔소리가 되고, 친절은 좋은 것이지만 지나치면 아부가 됩니다. 의욕이 지나치면 과욕이 되고, 재미로 시작한 놀이가지나치면 도박이 됩니다. 사랑도 지나치면 미움이 따르게 됩니다. 요즘 아이를 적게 낳아 기르다보니 나이든 사람의 입장에서 볼 때 요즘 부모의 아이들에 대한 관심이 지나쳐 보입니다. 관심이 지나치면 간섭이 됩니다. 때론 혼자 있도록 그냥 두어야 합니다. 아무 말도 하지 말고 그냥 내버려 두어야 합니다. 사람들이 힘들어 하는 많은 경우는 관심이 지나쳐 간섭처럼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적정선에서 절제할 수 있어야 합니다. 요즘 병원에서의 과잉 진료가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저는 거의 병원에 가지 않지만 주변에서 병원에 가서 과잉 진료를 경험한 사람들의 불평을 자주 듣습니다.

 

병을 정확히 파악해서 치료해주고 개선해주어야 할 병원이 오히려 긁어 부스럼을 만들어 또 다른 병을 만들고 있습니다. 본인이 암 환자라는 사실을 모르고 생활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런데 어쩌다 병원에서 갑상선암에 대한 진단을 받고 나면 두려움과 무지함으로 목에 칼을 대는 수술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문제는 불필요한 수술을 받을 시 30년 이상 갑상선 기능 저하증으로 약을 복용해야 하고 목소리가 변하거나 손이저리는 등 부작용까지 겪을 수 있습니다. 치료가 지나치면 긁어 부스럼이 됩니다. 병을 조기에 발견해서 치료한다는 명분으로 건강검진이 과잉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면 과잉 진료의 원인은 무엇일까요? 양심이 불량한 의사가 원인일 수도 있지만 대형 병원의 경우는 의료체계에 문제가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의료 민영화를 반대하고 있습니다. 재벌만 배불리는 일이라고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병원만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번에 메르스로 인해서 다른 나라에서 볼 수 없는 한국의 독특한 병원 문화가 문제시되었습니다. 미국 뉴욕 타임지에서는 한국 사람들의 병원 가는 태도를 ‘병원 쇼핑’이라고 표현하고 이것이 메르스를 키웠다는 지적을 했습니다. 실제로 우리나라 사람들은 병원을 백화점 쇼핑을 하듯 이곳저곳 돌아다닙니다. 우리는 과하면 부족한 것보다 못하다는 진리를 기억해야 합니다. 지금 우리는 모든 것이 돈이면 해결되는 세상에서 살고 있습니다. 이런 때에 우리에게 필요한 기도가 있습니다.

 

아굴의 절제를 위한 기도입니다. “내가 두 가지 일을 주께 구하였사오니 내가 죽기 전에 내게 거절하지 마시옵소서. 곧 헛된 것과 거짓말을 내게서 멀리 하옵시며 나를 가난하게도 마옵시고 부하게도 마옵시고 오직 필요한 양식으로 나를 먹이 시옵소서 혹 내가 배불러서 하나님을 모른다 여호와가 누구냐 할까 하오며 혹 내가 가난하여 도둑질하고 내 하나님의 이름을 욕되게 할까 두려워 함이니이다”(잠 30:7~9).자족하기를 원했던 아굴의 기도를 평생 마음에 기억하면서 욕심을 버리고 매사에 지나침 없이 절제하며 살아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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