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청소가 남긴 르완다의 아픔, CBS 힐더월드가 찾아가

  • 입력 2016.06.13 15:57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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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TV 힐더월드가 내전의 아픔이 치유되지 못하고 있는 르완다의 은고마 마을을 찾았다. 특별히 힐더월드와 함께한 이승희 목사(대구 반야월교회)는 11살 가장 자넷의 가정을 만나 말문을 잇지 못하면서 한국교회가 후원에 동참할 것을 호소했다.

르완다는 대학살 추모일인 매년 4월7일만 되면 아픔을 떠올린다. 독일의 유대인 학살 이후 ‘인류 최악의 인종청소’로 간주되는 르완다 대학살은 1994년 4월부터 약 100일 동안 르완다의 후투족 정부군과 용병들이 소수민족인 투치족 80만~100만 명을 살해하고 200만 명의 난민을 발생시킨 사건이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목숨을 잃은 대학살은 르완다 사람들에게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보이지 않는 깊은 상처로 자리잡고 있다.

내전 이후 학교와 의료시설들이 사라졌고, 삶의 터전을 잃은 사람들은 끝없는 빈곤의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힐더월드 제작진이 찾아간 은고마 마을은 수도 키갈리에서 네 시간 거리에 위치한 작은 마을이다. 의료기반 시설이 대부분 무너진 이곳에서 아이들은 어떠한 치료도 받지 못한 채 죽음의 문턱 앞에서 발버둥칠 수밖에 없었다.

마을에서 만난 11살 자넷은 생계를 위해 공부 대신 일을 택했다. 자넷의 엄마는 르완다 내전 피해자로서, 당시 목숨을 구하기 위해 떠난 피난길에서 다리를 크게 다쳤지만 오랫동안 치료를 받지 못해 장애를 갖게 됐고, 극심한 빈곤은 자넷에게 대물림되고 있었다.

가파른 언덕에서 자신의 키보다 큰 곡괭이를 든 채 어린 동생을 업고 일하는 자넷은 위태로운 환경 속에서 매일 쉬지 않고 일을 한다.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서도 영양실조에 걸린 동생을 위해 식량을 구하러 다시 움직인다. 불과 11살에 가장이 된 자넷은 하루하루가 절박하다.

그런데다 얼마 전부터 말라리아로 고열에 시달리는 자넷 엄마의 모습을 목격한 이승희 목사는 이들 모녀의 모습에 말문을 잇지 못했다.

“두려운과 당황스러움. 거기다 제 자신에 대한 무능함 등 복합적인 마음에 굉장히 당황스럽다. 아픈 엄마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아무 말 못하는 자넷의 마음이 전해져 오는 것 같았습니다. 엄마는 아픈데 아무 것도 못해주고, 자기 능력은 한계가 있고... 자넷이 말 못하는 마음을 알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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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희 목사가 방문한 르완다 은고마 지역에는 내전의 아픔과 가난과 질병 속에서 고통당하는 아이들이 후원자를 기다리고 이다. 이 목사는 월 3만원의 작은 정성이 절망으로 치닫는 아이들의 환경을 변화시키고 생명을 살릴 수 있다며 후원에 동참할 것을 독려했다.

이 목사는 “이 절망스러운 곳 가운데 제가 본 한 가지 희망은 이들에게 신앙이 있다는 것이었다”며 “이 신앙의 불길마저 꺼져 버리기 전에 우리 한국교회가 이들을 위해 기도하고 동참해야 한다. 이곳에 그리스도의 사랑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네 번째 시즌을 맞이하는 2016 ‘Heal the world-오병이어의 기적’은 구미 상모교회 김승동 목사 대구 반야월교회 이승희 목사, 빛과사랑의교회 리종기 목사, 주님기쁨의교회 김대조 목사, 김포전원교회 김기주 목사 등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목회자들이 우간다, 르완다, 말라위, 네팔, 잠비아 등 5개 국가를 방문하여 제3세계 아동들의 참혹한 현실을 마주하고, 그 안에서 벌어지는 감동과 눈물의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기획됐다.

르완다 자넷의 안타까운 사연은 오는 24일 오전 10시 CBS TV ‘Heal the world-오병이어의 기적’을 통해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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