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법정에 선 한국교회

  • 입력 2016.07.14 12:51
  • 기자명 컵뉴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통회(痛悔)함과 자복(自服)함이 없어 보인다고 판단했을까… 세상의 법정에서 검사는 목사에게 무려 징역 9년을 구형(求刑)했다. 참으로 부끄럽다 아니 할 수 없는 일이다. 하나님의 사람이 어쩌다가 세상의 법정에 서게 되었는지는 이미 여러 차례 보도를 통해 교회나 세상이 다 아는 일이다. 그런데 세상 법정에서 9년이라는 비교적 장기라 할 수 있는 징역형이 구형됐다는 것은 좀 냉정히 생각해 보아야 할 점이 있다 하겠다. 징역 9년 형은 상당히 무거운 형벌이기 때문이다. 지난 해 이미 본보의 지면을 통해서, 그리고 사설에서도 다루었던, ‘유수 교단의 전직 총무를 지낸 지도급 인사의 교회 내 칼부림 사건’이 마침내 세상 법정의 판결을 기다리게 된 것이다. 사건 당시 본보는 사건의 중대성을 인식하고 사설을 통해 ‘용서는 해야겠지만 반드시 책임도 물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후 교단 차원에서는 재판위원회를 열어 그에 상응한 조처를 내린 것으로 알고 있으나, 정작 아쉬운 것은 장본인의 태도인 것 같다. 재판정에서 판사를 향하여 용서를 간절히 구하였으나 이를 어느 정도 진실성이 있다고 인정해 줄지 그것에 의문이 따르는 것 같다. 39년 목회 일생이 하나님을 믿고 정의구현을 위해 헌신해왔다는 그의 진술을 얼마나 믿어 주겠느냐하는 것이다.

 

세상 재판관을 향해 손을 모으고 용서를 비는 그의 모습이 한국교회의모습인 것 같아 마음까지 씁쓸해진다. 세상을 지도하고 이끌어야 할 교회가 세상 법정의 단죄를 기다리다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사람을 바꾸고 만들어야 할 교회가 도리어 세상 교도소 신세를 진다는 것은 궁극적으로 한국교회 안에 크나큰 오류가 존재함을 발견해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하게 한다. 그가 법정에서 ‘화해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다’고 말한 이 화해가 교회 안에서 먼저말로만이 아닌 진정한 ‘화해’가 되어야 할 것이며, 또 하나는 권력화 되어버린 교회의 질서를 바로 잡고, 탐욕에 사로잡힌 목회자들이 스스로 엎드려 통회하고 자복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바꾸어 말하자면, 통회와 자복이 없이 ‘화해’ ‘화해’하고 외치는 것은 하나님의 이름을 판 명백한 사기에 불과하다는 말이다. 차제에 권력과 명예를 좇아 날아드는 불나방 같은 목회자들이 이 사건을 타산지석으로 삼기를 바란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