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과 ‘선교’는 구별돼야 한다

  • 입력 2016.08.11 16:35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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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우리나라도 소득수준이 높아져서일까. 해외로 여름휴가를 떠나는 사람들로 연일 공항은 그야말로 북새통이란다. 교회들 역시 웬만한 수준만 되면 너나 할 것 없이 단기선교 프로그램 내지는 봉사활동을 위해 해외로 떠나는 행렬이 줄을 잇는다. 실속의 측면에서는 어떠할는지 알 길이 없으나 모두들 좋은 일 하고 왔다느니 은혜 많이 받고 왔다느니 하는 말로 자신들의 여행(?)을 아름답게 포장하기 일쑤다. 물론 확실히 긍정적이라고 평가할 만한 훌륭한 프로그램과 철저한 사전 준비, 그리고 팀원들에 대한 충분한 교육을 마치고 출발, 현지의 거민들에게 그리스도의 참 생명을 전하고 오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도 잘 아는 사실이다.

 

그러나 문제는 단기선교에 관한 뚜렷한 비전도 갖고 있지 않은 사람들이 남들처럼 흉내나 내고 싶어 떠나는 경우가 적지 않아 보인다는 것이다. 즉 철저한 사전준비도 없이 일단 가고 보자는 식이라면 좀 곤란하지 않느냐 하는 것이다. 굳이 이름 앞에 ‘선교’를 붙인 것은 체면상 겉치레일 수도 있거니와 남의 교회보다 못한대서야 되겠느냐는 불필요한 자존심 때문이라면 더욱 그러하다. 더욱이 오랜 세월 누르고 묶어 놓았던 인간의 욕구를 남이 보지 않는 곳에서 시원하게 발산시키고 오겠다는 목적이라면 더 조심해야 할 일이다. 언필칭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빌어 자신의 욕구해소를 정당화하기 위한 이름만 그럴싸한 단기선교는 지양돼야 마땅할 일이다.

 

여기서 제언을 하고 싶은 것은, 이제 교회 안에도 해외여행을 당당한 문화의 한 부문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굳이 남의 눈을 의식해서 ‘여행’이라 말하지 못하고 ‘선교’ 다녀왔다는 말로 자신을 포장하는 위선을 과연 주님은 기뻐하실까. 그것을 이제 생각해야 할 때가 되지 않았느냐 하는 말이다. 여행과 선교는 분명히 구별되어져야 한다. 선교 목적으로 어디를 다녀왔다 하면 그 내용은 생각지도 않고 막무가내로 박수쳐주는 반면, 여행 다녀왔다고 하면 색안경 끼고 보는 선입견에서도 벗어나야 한다. 마찬가지로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 역시 당당하게 즐겁고 유익한 여행이었노라고 말할 수 있는 풍토가 교회 안에 빨리 정착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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