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과 같은 사람은 없는가?

  • 입력 2016.09.01 11:42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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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가 다 그러하듯이 성경에 기록된 역사 또한 마찬가지로 가정(假定)이란 실로 의미 없는 일일 수 있다. 그러나 사실을 뒤집어 역으로 추적해 볼 때, 거기서 얻을 수 있는 교훈 또한 적지 않음을 알아야 한다. 옛 역사를 앎으로서 다시 같은 역사가되풀이 될 때 실수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으로 한 가지 예를 들자면 창세기 12장 첫머리에 나오는 아브라함(옛 이름 아브람)이 하나님의 지시를 따라 자신의 고향을 떠날 때 조카 롯을 데리고 함께 떠난 것이 혹여 그의 실수는 아니었을까하는 점이다. 인간적인 생각으로만 본다면 물론 조카를 살뜰히 보살피는 따뜻한 그의 마음씨에 보는 이들로 하여금 적잖이 감동에 젖게 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문제는 혹시라도 그것이 하나님의 뜻에는 그리 합당해 보이지 않을 수 있다는 측면이다. 그것은 후일 조카 롯의 일로 인하여 아브라함 자신이 적잖게 곤혹스런 사태를 접하게 될 뿐 아니라 종내는 인간적으로도 배신의 행위에 버금가는 정도의 서운한 일을 겪는 것을 봄으로 알 수 있다. 아마 어쩌면 오늘날 세상 곳곳에서, 그리고 교회 안의 여러 곳에서 드러나는 낯부끄러운 배신의 역사들이 여기에서 출발하지 않았나 싶을 정도이다. 그렇다고 롯을 데려 감으로 해서 인류에게 배신의 역사가 잉태되었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어찌 되었건 오늘날 교회 안에서 서로 형제요 자매라는 호칭으로 불리고 부르면서 신앙생활을 함께 하던 사람들 사이에 차마 용서하기조차 싫을 정도의 일들이 심심찮게 일어나고 있는 것 같다.

 

심지어는 하나님의 자비와 사랑을 가르치는 교회 지도자들 사이에서도 이런 롯과 같은 사람이 종종 등장하는 것 같아 꽤나 마음이 쓰인다. 죄 많은 이 세상에 모두가 예수님이나 사도 바울과 같은 사람만 있는 것 아니라는 그럴 듯한 말로 자위해보기는 하나, 해도 해도 너무 한다는 느낌이 적지 않게 드는 오늘의 한국교회 현실은 좀 고쳐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바라건대 한국교회가 이제는 성경과 목회에만 목을 매기 전에 먼저 지도자들 스스로 하나님이 가르치신 가장 기본적인 인간의 도리부터 배우는 것이 합당하지 않을까 한다. 하나님은 태초에 인간을 만드셨다. 그 인간의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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