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교추 ‘한국교회 연합’ 성탄절 선물로 가능할까

  • 입력 2016.12.06 10:41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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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연합추진위원회(위원장 이종승 목사, 이하 한교추)가 지난 5일 여의도 CCMM빌딩에서 회동을 갖고 오는 25일 성탄절 전에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 한국교회연합의 기구 통합을 포함한 한국교회의 연합을 사실상 마무리한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지속적으로 모임을 갖고 통합 기구의 가칭 및 조직과 정관 등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11월30일 통합선언이 무산된 이후 한국교회연합의 불만과 불참으로 순탄치 못한 길을 걷고 있는 가운데 성과를 내기 위한 무리한 추진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한편 제3의 기구 출범이라는 본색을 드러내고 있다는 주장까지 나오는 등 앞으로도 순조롭지 못할 전망이어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날 회의는 대신백석 이종승 총회장과 합동 김선규 총회장, 기성 여성삼 총회장, 통합 채영남 직전총회장, 기감 전용재 직전 감독회장, 한기총 파송 이강평 목사 등 6명 만이 참석한 가운데 이뤄졌다.

문제는 한기총과 한교연의 통합을 논하는 자리에 정작 당사자들이 배제되고 있다는 불만을 지속적으로 제기해온 한교연측이 동참하지 않고 있다는 것. 이날 모임에도 한교연 조일래 대표회장 등 한교연측 인사들이 불참했으며 “지금 단계에서는 통합이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한교추가 절름발이 걸음을 하고 있다는 지적도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현재 한교추가 그리고 있는 그림은 한기총과 한교연을 포함해 한국교회 전체의 거시적인 연합이다. 이는 양대 연합기관 회원이 아닌 교단장협의회에 소속된 24개 교단들이 함께 참여하는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기총과 한교연의 입장에서는 협소한 의미로 기구간의 통합을 먼저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는 한교연이 통합 조건으로 꾸준히 내걸었던 ‘이단 배제’ 조건이 포함돼 있다. 이 때문에 한기총과 한교연이 중요 당사자로 참여해야 하지만 정작 소외되고 있다는 것이 한교연측의 입장인 셈이다.

이에 대해 한교추는 한국교회가 연합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에 한교연이 협조하지 않는 것에 대한 불만이 내재돼 있으며, 한교연은 당사자를 배제한 채 통합이 추진되는 것에 대한 반감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한교추 이종승 위원장은 “통합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23개 교단장을 중심으로 연합에 동참한다는 가입서를 받기로 했다”며 “지금까지 기침, 기하성, 대신, 합동, 기성, 감리교, 고신 등 7개 교단이 보내왔다”고 밝혔다. 조만간 통합, 예성, 나성, 루터교, 피어선, 기장 등 다른 교단들도 접수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이 위원장은 “교단장회의 23개 교단을 합하면 한국교회 전체 교세의 95% 이상이 된다”면서 “동의서 결과를 발표하면 한교연과 한기총에서도 마땅히 반대할 명분이 없을 것이다”라고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여성삼 기성 총회장은 “한기총은 이영훈 대표회장에게 전권을 위임했지만 한교연은 김요셉 목사와 한영훈 목사, 이성희 총회장 등에게 권한이 있는 상태”라며 “시간이 조금 지체되더라도 한교연 전체가 함께 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이처럼 불협화음이 계속되는 가운데 한교추는 오는 9일 코리아나호텔에서 다시 회동을 갖기로 하고 구체적인 통합안과 정관, 조직, 이단 문제 등을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다가오는 차기 회동에 한교연측이 참석할지 불투명한 상황에 한교연은 8일 정기총회를 예정하고 있는데다, 한기총 내부에서도 ‘한기총’ 이름과 역사성만은 반드시 지켜가야 한다는 요구가 높다. 따라서 한교추가 ‘통합기구의 가칭과 조직’ 등을 논의하는 데 있어 원만하게 진행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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