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일어서는 새해 되기를

  • 입력 2016.12.23 11:06
  • 기자명 컵뉴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새로운 세기가 시작된 이래 올 2016년과 같은 이런 어수선한 세밑은 아마 처음일 듯싶다. 정치나 사회적으로 결코 조용하지 않은 세월인 것 같고, 이러한 시국에 국민적 대통합과 화합을 누구보다 먼저 앞장서 주도해야 할 우리 교계는 대다수가 안방에서 주먹이나 한번 쥐어보는 정도인 것 같다. 물론 일부이기는 하지만 거리로 나와 정권의 퇴진을 주장한 이들도 더러 있기는 하다. 그러한 반면에 또 다른 다수의 사람들은 그 반대의 생각을 드러내 보이기도 하였다. 어느 쪽이 옳다 그르다의 판단은 오직 하나님이 하실 일이겠으나 인간적 생각에서의 아쉬움만큼은 양쪽의 무게가 결코 다르지 않을 것 같다. 사회정의를 구현하고 실천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현 정권의 무능과 일탈을 질책하고 개혁을 주장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것은 우리 모두가 다 지니고 있는 공통된 생각일 것이다. 우리가 주지하는 바와 같이 한국의 기독교계 안에는 소위 말하는 보수적 사고를 가진 이들과 반대로 진보세력이라 말할 수있는 인사들이 함께 공존하며 하나님의 자녀로 살아가고 있다. 분명한 것은 어느 쪽이든 모두가 하나님을 사랑하는 주님의 좋은 제자로 살고자 하는 열심에 있어서는 동일하다는 점일 것이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단지 생각이 다르다는 한 이유로 인하여 서로 반목과 질시가 극명하게 나타난다는 점이 우리를 매우 안타깝게 한다. 모두가 자신의 주장만이 진실이고 그것이 하나님의 뜻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내 생각과 내가 하는 행동이 진리요 정의라는 주장이다.

 

 

문제는 그로 인하여 교회가 얻은 것이 무엇이냐 하는 것이다. ‘분열’과 ‘다툼’이세상의 사람들 눈에 믿는 자들의 아이콘으로 인식되지나 않았는지 염려스럽기 때문이다. 권력을 붙잡겠다고, 혹은 권력의 중심에서 소외되지 않겠다고 서로를 헐뜯고 밀어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정치권의 모습과 비교하여 우리가 뭔가 다르지 않고서는 저들을 지도하고 이끌어 갈 수가 없는것이다. 반목과 질시가 도를 넘어 분열의 길로 나서는 정치권 일각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는 대한민국이 향후 어디로 가게 될것인지 궁금한 것처럼 한국 교회 또한 어디로 가게 될는지 묵상해볼 필요가 있을것 같다. 박근혜 정권이 출범한 이래 세월호 사건과 지난해에 있었던 노동자와 농민들의 정권퇴진 집회에 이어 올 연말, 사랑과 축복의 인사가 오고가야 할 세밑의 분위기를 이처럼 어둡게 만든 일개 아녀자에 의한 국정농단 사태에 이르기까지 교회는 단 한차례도 세상을 치유할 만한 행동을 보여준 것이 없다.

 

물론 교회는 상처 받고 아픈 영혼들을 위해 위로나 사랑의 메시지를 전했음에도 저들이 알아듣지 못한 것인지, 아니면 사랑의 실천이 부족했던 것인지 정확히 판단은 할 수 없다. 다만 중요한 것은 아무도 교회가 주는 희망의 말에는 감동을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에 비하면 오히려 로마 교황의 방문이 더 큰 반향을 일으킨 바 있었다는 사실을 아픈 마음으로 기억해야 할 것 같다. 왜 우리는 세상에 감동을 주지 못하고 이렇게 외면당하는 처량한 모습이 되고서도 이를 깨닫지 못하고 있는가를 이 세밑에 한번 쯤 눈을 감고 묵상을 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교회가 하나님 앞에서의 성결(聖潔)함을 잃었다는 것과 세상이 기대하는 윤리와 도덕성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증좌가 아닐까한다. 혹자는 교회를 일러 하나님만을 기쁘시게 해드리면 되지 왜 세상이 바라는 기대치에까지 맞추어야 하느냐는 항변도 있겠으나 그것이 바로 교회로 하여금 넘어지게 하는 교회가 만든 함정에 불과 하다는점을 깨달아야 한다.

 

풀어 말하자면 세상이 감동할 수 있어야 그것이 하나님께 영광이요, 우리 주님의 바라시고 원하시는 뜻이 아니냐 하는 것이다. 시절도 하수상하고 교회의 분위기도 예전 같지 않다고들 하지만 분명히 기억해야할 것은 밤이 깊었으니 새벽도 가까이 다가오고 있음을 기억하고 이제 더욱 새롭게 도전할 수 있는 새해를 회개와 더불어 소망 가운데 맞이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한국 교회, 다시 일어서야 한다. 다가오는 새해에는 교회가 교회다워지고, 성도가 성도다워지는 해가 되기를 바란다. 입으로는 하나님의 영광을 외치면서 마음 가운데 버리지 못하고 품고 있는 반목과 질시가 사라지는 2017년 되기를 바란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