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는 하나님 나라의 대표 모델, 설교훈련이 필수다

  • 입력 2017.05.09 15:15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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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갑니다” “내려갑니다” 엘리베이터에 타면 누구나 듣게 되는 목소리. 비행기 이착륙시 기내에서 방송되는 안내 목소리. 30~40대라면 거의 모든 이들이 기억하는 영어 듣기 교재 목소리. 이 외에도 1980년대에 TV를 틀기만 하면 수많은 CF에서 흘러나왔던 목소리가 있다. 바로 성우 정부용 권사(분당갈보리교회, 이웅조 목사)의 목소리다.

이처럼 전 국민이 다 아는 목소리의 주인공이 십수년 간 목회자들의 보이스 클리닉 강좌를 무료로 진행해 왔다는 사실이 알려져 화제다.

1970~80년대를 풍미하며 가장 잘 나가는 성우였지만 하나님께 받은 아름다운 목소리를 나누고자 하나님의 말씀을 대언하는 목회자들의 목소리와 발성법을 교육하는데 집중했고, 자연스레 방송계와는 멀어지게 됐지만 아직도 엄연히 현직 성우다. 여기에는 어마어마한 경력에 캐스팅 비용이 높다는 것도 한몫 했다.

하지만 평신도가 목회자들을 교육한다는 것이 한국교회의 풍토에서는 결코 쉽지 않았다. 자존심 높은 대다수의 목사들은 평신도에게서 뭔가를 배우는 것 자체를 기피했고, 무료로 강의를 하다보니 쉽게 시작하고 쉽게 그만 두는 등 진정성도 떨어지는 것이 현실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3년간 보이스 클리닉을 이어온 정 권사는 이제 신학생들에게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이미 목회자가 된 이들은 심리적 장벽이 높지만, 이제 목회를 시작해야 하는 출발선에 선 신학생들은 자신에게 닥칠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기본적으로 무엇에든 열심을 품기 마련이다.

특히 정 권사는 오랫동안 CF에 목소리를 제공하면서 CF 모델과 목회자의 공통점을 발견하게 됐다고 했다.

CF 모델은 광고주들에게 선택받은 사람이니만큼 광고주가 원하는 컨셉에 따라 정직하고 성실하고 순종적으로 임해야 한다. 만약 광고주의 의도에 어긋나게 모델이 마음대로 한다면 그 CF는 다시 촬영해야 하거나 모델을 바꿀 수밖에 없다. 또 모델이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면 CF는 중단되고 광고주에게 손해배상을 해야 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정 권사는 “목사님들도 하나님의 나라를 광고하는 대표 모델들이라고 할 수 있다. 깨끗하고 모범적인 생활을 해야 하고 하나님의 말씀을 정확하고 분명하게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목회자가 설교를 위한 훈련을 도외시해서는 안 되는 이유를 꼬집었다.

정 권사는 설교를 잘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정확하고 듣기 좋고 자연스럽게 발화되는 목소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내 목소리는 나를 위한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듣기 위한 것이며, 내 목소리는 내뱉는 순간 내 것이 아니라 듣는 이의 것이라는 의미다.

정 권사는 이를 위해 정확한 입모양으로 된 소리를 최대한 잘 활용하라고 조언했다. 실제로 카페에서 이뤄진 인터뷰 내내 정 권사는 작은 목소리로 말했지만 그가 말하는 모든 발음은 편안하고도 또렷하게 전달됐다.

이를 위한 비법과 훈련은 보이스 클리닉을 통해 이뤄질 수 있으며, 누구나 유튜브를 검색해 무료로 강의를 들을 수 있다.

정 권사는 자신이 받은 재능을 신학교에서 펼쳐 많은 인재들을 발굴해 양성하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세상을 위해서보다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사용하고 싶다는 것이 그의 소망이다.

현재 정 권사는 분당 갈보리교회에서 녹음봉사회로 활동하고 있다. 이웅조 담임목사의 강권으로 5월13일부터 일반인들을 위한 ‘보이스 클리닉’ 토요학교를 열어 10주 동안 강의가 이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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