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 20대, 팩트 체크가 일상화 됐다

  • 입력 2017.05.24 11:03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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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단에서의 설교 한 마디, 그 무게감이 어느 때보다 크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지난 19대 대선 과정에서는 ‘가짜뉴스’가 대거 양산돼 유통되어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가짜뉴스’는 실제 언론 보도처럼 보이도록 가공해 신뢰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유포함으로써 대중으로 하여금 거짓된 정보를 사실로 믿도록 하는데 목적이 있다. 일정 부분은 '팩트'에 기반하지만 특정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핵심 내용을 왜곡하거나 조작하여 사실 확인이 쉽지 않도록 가공됐다는 특징이 있다.

이와 같은 사회적인 분위기 때문일까. 우리 사회의 젊은이 20대들은 온라인에서 정보를 접할 때 ‘팩트 체크’가 일상화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전국 20대 남녀 6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정보 이용 행태 및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온라인 정보 확인 시 팩트 체크가 필요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83.7%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그 이유로는 ‘해당 정보 자체를 믿을만하지 못해서’라는 응답이 42.2%로 가장 높아 온라인 정보에 대한 불신이 매우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20대가 가장 선호하는 온라인 정보는 ‘정확하고 사실 위주의 정보’(27.7%)로 나타났다. 뒤를 이어 ‘신속하고 트렌디한 정보’가 22.9%, ‘핵심적으로 요약된 정보’가 16.6%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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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 결과에 따르면 20대의 절반 이상(50.8%)은 이미 밝혀진 팩트조차도 다시 체크한다고 답변했다. 20대의 65.7%는 어떤 정보를 접하면 그 정보가 진짜인지 아닌지 찾아보는 ‘팩트 체크’를 하고 있었고, 50.8%가 이미 밝혀진 팩트조차 다시 팩트 체크를 하는 것으로 나타난 것.

팩트 체크가 필요하다고 느끼는 분야로는 ‘정치’가 27.3%로 가장 높았고, ‘사회(사건사고)’가 24.7%, ‘경제금융’이 14.1%, ‘연예 스캔들’이 13.3%로 뒤를 이었다.

흥미로운 사실은 20대가 정보를 얻기 위해 이용하는 채널과 팩트에 가까운 정보를 준다고 생각하는 채널이 전혀 다르게 나타났다는 점이다.

20대 응답자들 가운데 최근 1주일 간 가장 많은 정보를 접한 채널은 ‘포털사이트’로 25.3%를 차지했고, ‘SNS 게시글’이 21.1%, ‘TV/방송 뉴스’가 17.6%였다.

하지만 가장 팩트에 가까운 정보를 주는 채널로 ‘TV/방송 뉴스’(58.2점)를 꼽았고, ‘오프라인 신문’이 57점, ‘주변 지인 및 친구와의 대화’가 54.4점을 나타냈다.

팩트 검증을 통해 기업이나 기관에서 제공한 정보가 오류임이 밝혀졌을 경우 어떤 대처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논란 당사자/기업의 신속한 입장과 대처 방안 공개’가 43.5%로 가장 높은 응답 비중을 차지했으며, ‘육하원칙에 따른 논란 요약 및 공개’가 22.8%, ‘논란 당사자/기업의 진심이 담긴 사과문 공개’가 15.3%순으로 집계됐다.

한편 20대 젊은이들은 ‘팩트 폭력’이라는 단어에 대해 상당수가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을 기반으로 상대방의 정곡을 찔러 반박할 수 없게 한다는 의미의 신조어인 ‘팩트 폭력’에 대한 이미지에 20대의 44.0%가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부정적인 단어인 ‘폭력’이 포함됐음에도 ‘팩트 폭력’에 대해 유쾌하다(40.8%), 믿을 만하다(47.5%), 공감할 수 있다(64.2%)고 느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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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청년들이 정보를 소비하는 데 있어 ‘팩트 체크’가 일상화되어 있다는 이번 조사 결과는 우리 사회가 얼마나 건강하지 못한지 반증하는 척도로 해석될 수도 있다. 그만큼 거짓이 난무하는 사회이기에 개개인이 ‘팩트 체크’를 해야하는 세태라는 것이다.

반면 정보의 수용자로서 일방적으로 소비하는 것을 넘어 ‘한 번 더’ 생각한다는 점에서 과거에 비해 주체성과 의식이 높아진 것으로 보여져 긍정적이기도 하다.

이번 조사를 담당한 대학내일20대연구소 송혜윤 책임연구원은 “20대는 팩트 체크를 통해 온라인 정보를 끊임없이 검증, 검토하며 콘텐츠의 질을 높이는 데 이바지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온라인 속 무분별한 정보를 덜어내고 정확한 사실을 바르게 수용할 수 있는 태도를 형성해 가고 있다는 점에서 팩트 열풍을 긍정적으로 해석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소식을 접한 한 교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목회자가 강단에서 하는 말을 성도들이 무조건 믿었다. 성경말씀과 관련된 설교뿐 아니라 정치 사회적인 부분도 목사의 말이라면 믿었지만 오늘날의 성도들은 그렇지 않다”며 “사회와 정치에 대한 목회자의 불명확하고 부정확한 발언은 성경과 설교 전체에 대한 불신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설교의 무게감이 더욱 막중해졌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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