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은 특별했던 성시교회 11주년

  • 입력 2017.07.25 07:21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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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복음 1장 1절…온 힘을 다한 요한의 첫마디에 주목

 

경기도 남양주시 구 금곡역에 위치한 성시교회. 옛 금곡역을 리모델링해 교회로 사용하면서 세간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기도 했던 성시교회가 벌써 창립 11주년을 맞았다.

남들과는 조금 다른 교회이니만큼 성시교회의 11주년도 다르게 진행됐다. 창립기념주일을 단순 행사에 그치지 않고 의미있는 배움과 추억을 심어주기 위한 박영환 목사의 고민은 찬양콘서트를 통한 말씀공부를 실현시켰다.

7월16일 성시교회 창립 11주년 기념 임직감사예배에 앞서 14일 저녁 8시에는 휠체어 성악가 황영택 집사를 초청해 ‘태초에 말씀이 계시니라! - 이 말씀이 하나님과 함께 계셨으니 이 말씀은 곧 하나님이시니라’를 주제로 찬양콘서트가 열렸다.

이날 찬양콘서트에서는 재치 넘치는 입담꾼 황영택 집사와 말씀으로 무장한 박영환 목사가 함께 요한복음 1장 1~16절을 본문으로 성도들을 재미있고 깊이있는 말씀 여행으로 이끌었다.

박 목사는 먼저 요한복음이 다른 사복음서와 달리 연역법으로 쓰여져서 먼저 결론을 내려놓고 서술하기에 비교적 어렵게 느껴진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요한으로서는 가장 중요한 메시지를 가장 먼저 전한 것이기에 요한복음 1장 1절 말씀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성경 번역에 따라 ‘로고스’는 영어 ‘Word’로, 한국어 ‘말씀’으로 번역됐다. 여기서 박 목사는 “로고스를 단순히 ‘말씀’이라고만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요한이 요한복음을 기록했을 당시 ‘로고스’라는 단어의 개념을 알아야 한다”고 지목했다.

그리스신화에는 엄청나게 많은 신들이 등장하는데, 이들은 모두 이름과 각자의 역할을 갖고 있다. 박 목사는 “당시 헬라인들은 이 많은 신들이 도대체 ‘무엇’에 의해 질서를 유지하는가에 대한 의문을 갖고 있었다”면서 “그들은 신들을 넘어선 그 ‘무엇’, 우주를 존속시키는 에너지를 ‘로고스’라고 했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요한이 요한복음 1장 1절에 기록한 ‘말씀’, 즉 ‘로고스’는 사람들이 알지도 못했고 경험하지도 못했던 예수님을 나타내기 위해, 사람인 요한이 가진 지식과 언어의 한계에서 최고의 표현을 사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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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박 목사는 여기서 기록된 ‘태초’는 창세기 천지창조의 ‘태초’와는 다른 의미로써 우주나 만물이 시작되기 이전의 태초를 의미한다면서 “태초 이전의 태초를 우리가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언어의 한계”라고 말했다.

박 목사는 이를 엄마와 갓난아기의 소통을 예로 들어 설명했다. 인간이 쓰는 언어가 엄청난 것 같이 생각되지만 영원에 계시는 하나님의 언어에 비한다면 ‘우루루 까꿍’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엄마는 갓난아이의 수준에 맞춰 ‘뉴뉴뉴뉴~ 냐냐냐냐~’ 등의 소리로 교감하고 공감하지만 엄마의 뜻을 아이에게 다 전해줄 수는 없는 것처럼 하나님의 언어와 인간의 언어가 수준이 다르기 때문에 하나님의 뜻을 우리가 다 알지 못한다는 것.

따라서 ‘태초에 말씀이 계시니라’라는 구절은 요한이 사람들에게 온 힘을 다해 전하고 싶었던 말, “태초의 태초에, 모든 신들 위의 신이자 우주를 만들고 질서를 관장하는 하나님이 계셨다”는 외침을 담고 있다는 것이다.

박 목사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오늘을 사는 성도가 스스로의 모습을 정확히 파악하고 취해야 할 자세를 강조했다.

그리스도인들은 성경을 읽으면서 왜 바리새인들이 그토록 예수를 죽이려 했는지, 왜 예수님 당시의 유대인들이 총독이 제시한 선택지 가운데 예수가 아닌 바라바를 살리라고 외쳤는지 궁금해하지 않는다.

박 목사는 “바라바는 추악한 범죄자였지만 피해를 당한 자 말고는 유대인 개인들과는 상관없는 자였다. 반면 예수는 빛이시기에 그 앞에서 모든 이들의 수치가 드러나게 된다. 나의 추악한 비밀을 누군가 알게 되면 그 사람이 발설하지 못하게 하려하고 그 사람을 없애려 하는 것이 사람이다. 바리새인들이 예수님을 그냥 죽이려 했던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나아가 “여러분이 2000년 전 그 자리에 있었다면 예수님 편에 섰을 것인가, 바리새인 편에 섰을 것인가. 나는 100% 장담하지만 바리새인 편에 있었을 것”이라고 고백하면서 그리스도인 스스로의 자각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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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그리스도의 충만은 넘치는 충만이 아니라 비워내는 충만이다. 본체 하나님이신 예수님이 하나님과 동등됨을 취하지 아니하시고 죽기까지 자기를 비워 복종하셨으므로, 그의 충만한 은혜는 텅 빈 충만”이라며 “기독교가 하나님 보시기에 합당한 모습으로 변화되는 방향은 비우는 것이다. 그리스도를 본받아 버리고 낮추고 죽기까지 순종하며 감사하는 삶을 살자”고 독려했다.

이날 말씀은 상당히 무거운 주제였음에도 불구하고 황영택 집사와 박영환 목사가 만담식 진행으로 재미있게 이끌어 쉽고도 명확한 메시지 전달이 가능했다.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말씀과 공연에 심취했던 성도들은 “너무 좋았다. 오늘같은 자리가 계속됐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으며 박수와 환호를 쏟아냈다.

특히 이날 찬양콘서트에는 황 집사와 함께 사역하는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 양한규 전도사가 콘서트 중간마다 아름답고도 신선한 피아노 연주로 감동을 선사했고, 박 목사의 딸이 멤버로 참여하고 있는 ‘별화 트리오’가 찬양과 율동으로 흥겨움을 더했다.

한편 16일 드려진 ‘성시교회 11주년기념 장로장립 및 권사임직 감사예배’에서는 정지승 장로가 장립되고 송태환 장로가 취임했으며, 박영순 이경옥 권사 임직, 이수연 권사 취임이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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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를 찾아 축사를 전한 최원석 목사(개혁총연 증경총회장)는 “목회자의 기쁨은 함께하는 동역자가 있다는 사실에서 비롯된다”며 “귀한 직분으로 몸 된 교회와 함께할 때 아름다운 삶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님 목사(물댄동산교회)도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로 구원하신 것만으로도 너무 큰데 직분까지 주셨으니 너무나 감사한 일”이라며 “성령과 능력으로 기름부은 것은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은혜자로 살게 하심인 줄 믿고 축하드린다”고 했다.

이에 박영환 목사는 “오늘의 성시교회가 있기까지 전적인 하나님의 은혜였으며, 내가 한 일이 전혀 없어 함께 해주신 여러분께 감사할 뿐”이라면서 사랑을 담아 고백했다.

구 금곡역을 리모델링해 교회로 꾸민 성시교회는 고즈넉한 아름다움을 고이 간직하고 있어 여행자들 사이에서 유명해진 지 오래다. 종종 찾아오는 사람들이 있기에 성시교회는 언제나 열려 있으며, 간단한 음료를 제공하는 등 산책코스로도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또한 정기적인 음악회를 개최하고, 결혼식 및 행사 장소로도 사용되는 등 높은 활용성을 지니고 있어 많은 이들로부터 사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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