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 교단명칭 일단 유지하기로, 항소 패소시 ‘백석’ 환원

  • 입력 2017.09.16 22:45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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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 빼앗긴다’는 구 대신측 호소는 거짓…구 백석측 농락당해

 

백석과 대신의 교단 통합 후 2회기를 지낸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가 지난 11일부터 4일간의 진통 끝에 ‘대신’교단 명칭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백석’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구 백석측 목회자들의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홍태희 목사)와 구 대신측 구성원들은 이번 총회를 앞두고 지속해서 날선 대립을 이어왔다.

총회가 개회됐던 지난 11일 백석대학교 정문에는 ‘법원 판결대로 백석교단 명칭 환원하라’, ‘헌법 시행세칙 62조대로 총회 총대 8교회당 1명으로 하라’, ‘총회주일헌금을 왜 백석은 의무 대신은 면제인가? 총회장은 말하라’, ‘총회선거법 위반자(등록금, 발전기금)들은 회장단이 될 수 없다’는 등의 현수막이 내걸리면서 갈등을 예고했다.

더욱이 백석측 비대위 홍태희 목사는 “법원의 판결을 존중해 교단 명칭을 백석으로 환원해야 하며, 법원이 대신 제50회 총회의 통합결의가 무효라고 판결한 만큼 구 대신측 목사들은 총대권이 없다”면서 “총회 개회시 회원점명때 필요하다면 강단을 점령하기까지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백석측 비대위는 별도로 서명용지를 만들어 백석측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교단 명칭을 백석으로 환원해야 한다는 동의서에 사인을 받다가 충돌을 야기하기도 했다.

총회 첫날인 11일은 개회예배만 드림으로 12일로 넘어간 갈등 양상은 총회가 개회되려 하자 급기야 폭발했다.

양측의 대립으로 오전을 모두 보낸 후에야 겨우 개회한 총회는 각부보고와 헌의안 배정만으로 둘째날도 허비했다.

13일 총회는 서서울노회 등 3개 노회가 상정한 교단명칭 변경 헌의를 놓고 뜨거운 설전을 벌였다.

급기야 교단 명칭에 대해 증경총회장으로 구성된 정책자문단에 결정을 위임한 결과 ‘백석’으로 교단 명칭 변경이 결정돼 발표됐다.

하지만 ‘백석’으로의 교단 명칭을 통과시키려 하자 정책자문단에 위임하기로 함께 동의했던 구 대신측 총대들은 이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들고 일어나 아우성을 치며 정책자문단 위임조차 무효라고 주장했다.

구 대신측 임원들은 항소심 진행 상황을 보고하며 ‘대신’ 명칭을 사용해야 한다고 간곡히 호소했다. 유지재단에 있는 재산이 압류된다며 결사 거부했다. 정책자문단은 이를 받아들여 다시 ‘대신’으로 결정을 번복하기에 이르렀다.

2차 회의 결과를 보고한 증경총회장 유만석 목사는 “‘소송이 마무리될 때까지 대신 명칭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으며, 승소를 위해 증경총회장들이 적극 협력한다. 만일 재판에 패소할 경우 구 대신은 모든 권한을 내려놓는다. 총회는 임시총회를 언제든 열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에 만장일치 합의했다”고 밝혔다.

교단 명칭에 대한 문제가 매듭지어지자 그제서야 임원개선이 이뤄질 수 있었고, 이미 조각된 대로 총회장 유충국 목사, 제1부총회장 이주훈 목사, 제2부총회장 박근상 목사, 제3부총회장 박경배 목사, 장로부총회장 이재원 장로 등이 추대됐다.

총회는 마지막날까지도 충돌했다. 구 대신측이 ‘개혁주의 생명신학’을 자극했고, 이종승 목사는 백석측 목회자들과 함께 퇴장하기도 했다.

또한 백석측 목회자들이 상당수 자리를 비운 가운데 구 대신측이 일방적으로 안건 결의를 시도하다 강단 점령사태가 발생하고, 유충국 총회장이 사회를 보지 못하게 막았으며, 몸싸움까지 벌어졌다. 거의 모든 일정을 마친 시점이었으나 총회는 혼란 속에 폐회가 선언됐다.

이번 총회는 그야말로 우여곡절의 연속이었다. 심지어 구 백석, 구 대신으로 쪼개지는 것을 포함해 전광훈 목사의 별도 총회 조직, 원 대신으로 돌아가는 측 등 최악의 경우 4분열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퍼져나가기도 했다.

하지만 교단 명칭을 둘러싼 계속되는 갈등의 중심에서도 구 백석측 대부분의 총대들은 분열만은 막아야 한다며 양보하며 접촉점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구 대신측 일부는 끝까지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을 고집해 마찰을 빚었다. 이를 위해 구 대신측은 거짓말도 서슴지 않았다.

‘백석’으로 교단 명칭이 확정되자 유충국 목사를 비롯한 구 대신측은 유지재단에 재산을 빼앗긴다고 울먹였다. 그들의 이러한 모습에 동요한 증경총회장단 및 정책자문단은 결국 ‘대신’으로 명칭을 유지키로 결정했다.

하지만 ‘유지재단에 재산을 빼앗기게 된다’는 그들의 호소가 거짓이라는 사실은 이미 11일 대신(총회장 김동성 목사) 유지재단이사회 이사장 안태준 목사에 의해 확인된 바 있다.

안 목사는 이날 총회 부총회장에 당선된 후 임한 기자회견에서 ‘총회 이탈자들의 재산 문제’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유지재단법에 교단을 옮기면 교회 재산을 빼주게 되어 있다”고 말했고, 의아해하는 기자들에게 “그게 우리 유지재단 법이다”라고 확인까지 해준 사실이 있다.

어찌됐건 총회는 교단 명칭을 ‘대신’으로 유지한 채 항소심 결과만을 기다리는 신세가 됐다. 정책자문단의 번복된 결정과 총대들의 수용으로 인해 만일 항소심에서 패소할 경우 즉시 임시총회를 개최하여 교단 명칭을 ‘백석’으로 환원하게 되며, 구 대신측은 임원과 총대권 등 모든 권한을 내려놓게 된다.

항소심에서 승소하게 될 경우에도 갈등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백석측 비대위는 항소심 승소시 대신수호측과 협력해 총회장직무정지가처분을 포함한 법적 조치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거짓으로 얼룩진 단 한 번의 잘못된 교단 통합으로 인해 관련된 모두가 고통받고 있는 가운데 항소심 결과에 모두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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