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순례(2)

  • 입력 2018.10.18 10:57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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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수 목사
▣ 영월주님의교회 
▣ 전 터키 선교사
 
 

빌립보(Philippi) I

 

소아시아에 속한 드로아에서 200km나 되는 먼 바닷길을 네압볼리 섬을 거쳐 이틀 만에 도착한 사도 바울 일행은 가까운 빌립보에 도착하였다. 에게 해에서 내륙 방향으로 약 15km쯤 떨어진 곳에 위치한 빌립보는 지리적으로 그리스의 북동쪽에 위치하여 동쪽으로는 오르벨로스와 서쪽으로는 판가이온, 그리고 남쪽으로 심볼론 해변과 북쪽에는 발칸 지역이 접해있는도시로, 도심을 흐르는 스트리몬과 네스토스 두 강 사이에 건설된 고대 도시이다. 본래 이곳은 ‘크레니티’로 조그만 성읍에 불과하였으나, 기원 전 356년에 알렉산더 대왕의 부친인 빌립2세는 이 도시를 확장하여 자신의 이름을 붙여 이 도시의 이름을 빌립보로 명하고, 로마제국은 교통의 요지 선상에 있는 이 도시를 군사적으로 로마제국의 중심도시와 연결하기 위해 큰 도로를 건설하고 그 길을 따라 금과 은의 풍부한 지하자원을 생산하고 유통시켜 세계적인 상업도시가 되게 하였다. 따라서 현재까지 발굴된 헬라시대의 아고라와 극장과 그리고 로마시대의 목욕탕과 다양한 신전 등은 과거 이 도시가 화려한 역사와 문화를 소장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사도 바울 일행이 빌립보를 찾은 때는 A.D 51년경으로 실라와 디모데, 그리고 의사 누가와 함께 이곳에 도착했으며 그 후 제2차 선교 여행 때는 실라와 함께 빌립보에 도착하였다. 하지만 유럽 선교의 큰 꿈을 갖고 찾아온 빌립보에는 이들을 따뜻하게 맞아 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러므로 당시 정황을 사도행전을 기록한 의사 누가는 때로 선교사들이 타 문화권에서 경험하는 내용을 상세히 묘사하고 있다.11 우리가 드로아에서 배로 떠나 사모드라게로 직행하여 이튿날 네압볼리로 가고12 거기서 빌립보에 이르니 이는 마게도냐 지방의 첫 성이요 또 로마의 식민지라 이 성에서 수일을 유하다가 13 안식일에 우리가 기도할 곳이 있을까 하여 문 밖 강가에 나가 거기 앉아서 모인 여자들에게 말하는데 14 두아디라 시에 있는 자색 옷감 장사로서 하나님을 섬기는 루디아라 하는 한 여자가 말을 듣고 있을 때 주께서 그 마음을 열어 바울의 말을 따르게 하신지라(행 16:11~14)누가는 빌립보를 소개하기를 이 도시가 마게도냐 지방의 첫 성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것은 숫자적인 의미가 아니라 가장 큰 성이라는 뜻이다. 그러므로 그가 로마의 식민지라고 의도적으로 쓴 것은 바울의 선교의 마지막 꿈인 로마까지의 복음 전파가 드디어 서서히 이루어지고 있음을 말씀하고 있는 듯 보인다. 빌립보에 도착한 바울과 일행은 회당을 먼저 찾았다. 그는 어느 도시에 가서 복음을 전하든지 습관대로 먼저 회당중심으로 그리고 유대인 중심으로 복음을 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빌립보에서는 유대인들이 많지 않아 회당은 없고 기도처 밖에 없었다. 그러므로 이들 일행은 하는 수 없이 기도하기 위해 문밖 강가로 나갔다가 거기에서설교를 하였는데, 마침 두아디라에서 온 자주장사인 루디아를 만나게 된다. 그녀는 바울이 전하는 복음을 듣고 크게 감동하여 이들 일행을 초청하여 그녀와 집안 모두가 세례를 받았다.14 두아디라 시에 있는 자색 옷감 장사로서 하나님을 섬기는 루디아라 하는 한 여자가 말을 듣고 있을 때 주께서 그 마음을 열어 바울의 말을 따르게 하신지라 15 그와 그 집이 다 세례를 받고 우리에게 청하여 이르되 만일 나를 주 믿는 자로 알거든 내 집에 들어와 유하라 하고 강권하여 머물게 하니라(행 16:14~15)자주장사 루디아는 헌신적이고 용기가 있는 여인이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 안에서 새 가족이 된 그녀는 세례를 받은 후에 바울, 실라, 디모데, 누가 등 4명이나 되는 선교 팀을 기꺼이 자신의 집에 머물라 한 것이다. 따라서 그녀는 자신의 집을 유럽 선교의 전초기지로 내주고 그들 일행을 섬기기로 작정한 것이다. 이제 우리는 그녀의 헌신된 모습 속에서 성령이 마음의 문을 열어서 예수님을 영접한 사람은 루디아처럼 헌신할 수 있음을 새삼 깨닫게 된다. 따라서 루디아의 개종 사건은 비록 2천년의 세월이 지났으나 오늘도 우리는 그녀의 아름다운헌신의 삶을 다시 묵상하며 은혜를 받고 있으니 복음의 능력이 얼마나 위대한가를 새삼 깨닫게 된다. 한편, 사도 바울이 경험한 타문화속에서의 선교사로서의 문화적인 충격은 필자가 선교사로서 그간 여러 해 동안 경험한 내용과 다르지 않음을 보고 본문을 읽을 때마다 가슴이 뭉클해짐을 느끼곤 한다. 때로 인종과 언어와 그리고 문화가 다른 지역에서 현지인들이 지키는 관습과 특히 그들이 지키는 명절을 맞이할 때면 무심코 부모를 따라온 사랑스런 아이들은 어떤 마음으로 명절을 이해할까, 그리고 고향에 계신 부모님과 형제들은 어떻게 지내시나 하는 마음이 불현 듯 생각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현지에서도 복음으로 거듭난 신실한 형제자매들이 있어 때로 크게 위안이 되고 용기를 얻을 때가 있었다. 그러므로 그들은 우리의 소중한 루디아였던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우리는 천국을 바라보는 세상에서의 나그네요 순례자임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 계 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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