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욕탕 큐티

  • 입력 2018.12.28 11:15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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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현 목사 (아름다운교회)
[프로필]
▣ 순복음 신학교 교수
▣ 前 일기연, 42대 고양시기독교연합회장
▣ 사랑이 있는 마을 담임
▣ 아름다운교회 담임목사 
 

교회에서 큐티를 하던 어느 성도가 ‘목욕탕 큐티’라는 말을 했습니다. 아마도 큐티를 하면서 목욕탕 같은 느낌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그런 느낌을 받았다면 큐티가 바람직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어서 기쁜 마음이 들었습니다. “옷이 날개”라는 말이 있습니다. 옷을 잘입으면 사람이 달라 보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명품옷을 좋아합니다. 옷이라는 것은 아름답기 위해서 입기도 하지만 성경에서 옷의 기원을 보면 아담과 하와가죄를 짓고 나서 부끄러움이 다가오자 죄책을 가리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요즘 사람들은 옷을 가지고 자신의신체적 약점을 가리기도 하고 부족함을 보완하기도 합니다. 옷은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 수단입니다. 그러나 방어해야 할 일이 없는 집안에서는 옷을 훌훌 벗습니다. 자신을 노출합니다. 아무도 자신을 비난하거나 흉보는 사람이 없기 때문입니다.

 

목욕탕에 가면 사람들은 모두 옷을 벗습니다. 가리는 것 없이 모두 알몸을 드러냅니다. 나 혼자 벗어야 한다면 벗을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러나 모두 벗기 때문에 벗을 수 있는 것입니다. 큐티에서 나눔을 하다보면 은혜는 받았지만 공개하기에 부끄러운 내용이 있습니다. 그런데 모두 자신을 가리지 않고 드러내면 말하지 못할 것이 없습니다. 그러면 은혜의 깊이와 넓이가 달라집니다. 정말 큰 은혜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체면을 생각하고 혹시나 노출해서 흉이 되지는 않을지 염려하여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습니다. 물론 감추어야 할 것이 있습니다. 100% 노출은 불가능합니다. 그러나 체면의식이 강한 우리나라 사람들은 지나치게 감추려 합니다. 이것은 개인의 정신 건강이나 인간관계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심지어는 하나님에게까지 가리려 합니다. 영적으로도 도움이 되지않습니다.

 

하나님 앞에서는 가리는 것이 없어야 합니다. 죄를 지었으면 가리거나 변명하거나 합리화하지 말고 그대로 인정하고 고백하고 용서를 받아야 합니다. 마음이 아프고 괴로우면 그 마음을 그대로 표현해야 합니다. 시편을 보면 다윗의 기도가 나옵니다. 다윗은 하나님 앞에서 ‘하나님 저의 마음이 이렇게 아픕니다. 괴롭습니다. 힘이 듭니다.’라고 정직하게 토로했습니다. 사람은 남들의 고백을 판단하지 않고 그대로 받아주지 못하고, 또 자신의 입장에서 왜곡해서 들을 수 있지만 하나님은 정확하게 우리의 속마음을 아시고 고백할 때 위로하시고 자비와 긍휼을 베풀어 주십니다. 그래서 다윗은 파란만장을 인생을 살면서도 정신적으로 건강했고 영적으로 하나님과 깊은 교제를 나눔으로 영감이 넘치는 많은 시를 남겼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때 독일, 일본, 이태리에 맞서 싸우기 위해 손을 잡은 나라들은 모두 47개국이었지만 사실상지도자는 루스벨트, 처칠, 스탈린 세 사람이었습니다.스탈린은 히틀러가 1941년 6월에 소련을 침공하자 하는 수 없이 루스벨트, 처칠과 손을 잡기는 했지만 한 번도의심의 고삐를 놓지 않았습니다. 그러므로 미국과 영국의 연합은 중요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중, 전쟁 수행협의 차 영국의 윈스턴 처칠이 루스벨트 대통령을 방문했을 때의 일입니다. 백악관에 여장을 푼 처칠 수상이막 목욕을 마치고 거실로 돌아왔을 때 루스벨트에게 들어와도 좋다는 대답을 했습니다. 루스벨트는 방문을 열고 한 발 들여놓았습니다. 그랬더니 거기에는 실오라기하나 감지 않은 벌거숭이 불독(처칠의 별명)이 빙그레 웃음을 띠우고 버티고 서 있었습니다.

 

루스벨트 대통령은 무안해져서 “실례 했소”하며 문을 닫고 돌아서려고 하는데 처칠 수상이 웃으면서 말했습니다. “허허, 우리대영제국은 미국에 대해서 감추어야 할 아무 것도 없소. 보시는 그대로….”우리는 자신을 드러내는 있어서 조금 용감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자신의 속마음을 드러내고 투명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면 오히려 사람들이 좋아합니다. 상대방의 속이 훤히 보이니까 안심이 돼서 경계심을 갖지 않고 무장을 해제하고 방어기제를 사용하지 않게 됩니다. 목욕탕 큐티로 하나님과의 관계 뿐 아니라 인간관계의발전과 개인의 영적 성숙을 이루는 성도들이 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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