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순례 (7)

  • 입력 2019.01.17 15:19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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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수 목사
▣ 영월주님의교회 

▣ 전 터키 선교사 

아테네

사도 바울이 복음을 전한 그리스의 수도인 아테네(아덴)는 헬라 문화의 중심지이자 서양 문명의 모태가 된 도시이다. 사도행전에는 이 도시를 아덴으로 기록하였는데, 이는 본래 ‘아테네’를 한자로 표기한 것이다. 아테네는 철학의 도시로 유명한 곳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철학자인 소크라테스, 플라톤, 그리고 아리스토텔레스와 같은 분들이 이곳에서 태어나고, 고대 민주주의 꽃을 피운 아크로폴리스와 올림픽의 발상지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사도 바울이 아레오바고에서 에피쿠로스와 스토아 철학자들과 진리에 대해 논쟁한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 할 수 있다.

16 어떤 에피쿠로스와 스토아 철학자들도 바울과 쟁론할새 어떤 사람은 이르되 이 말쟁이가 무슨 말을 하고자 하느냐 하고 어떤 사람은 이르되 이방 신들을 전하는 사람인가보다 하니 이는 바울이 예수와 부활을 전하기 때문이러라 (행17:18)하지만 아테네에 도착한 바울은 우상을 섬기며 진리를 알지 못하는 이곳 시민들의 모습을 보고격분하여 복음을 전하는 모습을 누가는 이렇게 묘사하고 있다.

17 바울이 아덴에서 그들을 기다리다가 그 성에 우상이 가득한 것을 보고 마음에 격분하여

18 회당에서는 유대인과 경건한 사람들과 또 장터에서는 날마다 만나는 사람들과 변론하니 (행17:16~17 )실라와 디모데를 베뢰아에 두고 혼자 온 바울은 그들을 기다리면서, 아테네를 한 바퀴 돌아보면서 방황하는 아테네 시민들의 모습을 보고 크게 안타깝게 여겼다. 그런데 여기에서 격분이라고 표현한 헬라어는 파록시노(paroxuvnw)라는 단어로 한 순간 화가 치밀어 올랐다가 그친 것이 아니라 일정하게 유지된 분노를 말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이처럼 철학의 도시가 한 편으로는 우상의 도시가 되었다는 점에서 참으로 아이러니한 생각을 갖게 된다. 이제 사도 바울은 스스로 지혜롭게 여기는 이 우매한 자들을 향해 복음의 진수가 무엇인지를 이미 깨달은 열정으로 그들에게 그리스도의 사랑을 갖고 계속해서 복음전도를 하였던 것이다.

22 바울이 아레오바고 가운데 서서 말하되 아덴 사람들아 너희를 보니 범사에 종교심이 많도다

23 내가 두루 다니며 너희가 위하는 것들을 보다가 알지 못하는 신 에게라고 새긴 단도 보았으니 그런즉 너희가 알지 못하고 위하는 그것을 내가 너희에게 알게 하리라(행17:22~23)바울이 아고라라고 하는 장터에서 만난 전도 대상자들은 소위 지성인이었다. 그들은 “에피쿠로스와 스토아 철학자”(17~18)였다. ‘에피쿠로스 학파’는 현실주의자로 미래나 내세는 상관할 것이 없고 현재의 행복이 제일 중요하다고 여기는 자들이요, 행복의 근원은 향락에 있다고 믿는 자들이자 쾌락을 물질에서 찾고, 육체에서 찾으려 했던 무신론자들이었다. 반대로 ‘스토아 학파’는 신은 자연이요, 자연은 신이라고 믿는 범신론자들이었다. 또한 그들은 육체의 쾌락은 허무한 것이므로 극기의 자세로 모든 정욕을 억제하고, 감각적 쾌락을 멀리해야 진정한 행복을 찾을 수 있다고 믿는 금욕주의자들이었다. 그러므로 이들은 서로 신(神)관과 세계관, 그리고 가치관이 달랐던 것이다. 이제 사도 바울이 전하는 복음을 듣던 그들은 바울을 아레오바고로 데려가서 그가 전하는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해 달라고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

19 그를 붙들어 아레오바고로 가며 말하기를 네가 말하는 이 새로운 가르침이 무엇인지 우리가 알 수 있겠느냐

20 네가 어떤 이상한 것을 우리 귀에 들려주니 그 무슨 뜻인지 알고자 하노라 하니 (행17:19~20)아크로폴리스 서쪽 아래에 위치한 나지막한 바위로 구성된 아레오바고(Areopagys) 언덕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아레스(Ares)’를 재판했던 바위 언덕으로 알려져 있는데, 과거 이곳에 유력한 원로와 재판장이 모여 역사, 철학, 종교 문제를 토론했던 장소이다. 그러므로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된 당시 엘리트들이 모여서 새로운 학문이나 이슈를 찾고 있었던 곳이다. 하지만 바울은 아레오바고 가운데 서서 복음을 전하였으나, 본질을 건드리지 못하고 다만 그들이 원하는 지식으로 하나님을 풀어서 전하였다. 그러므로 “그들이 죽은 자의 부활을 듣고 어떤 사람은 조롱도 하고, 어떤 사람은 이 일에 대하여 네 말을 다시 듣겠다. 하였던 것이다(32절).하지만 청중 가운데는 ‘디오누시오’와 ‘다마리’란 사람이 있었다.

‘디오누시오’는 아덴에 있었던12인 재판위원회 회원 중 한 사람으로 지위가 상당한 사람이요, 역사가 유세비우스에 의 하면 그는 최초 아덴 감독이 되었으며 후에는 고린도의 감독으로 있다가 95년 경 도미티안 황제 때에 순교 당했다고 전한다. 또한 ‘다마리’는 누구인지 구체적인 언급이 없으나 당시에 여자의 이름이 기록으로 남아 있는 것으로 보아 이곳에서 명성이 높은 귀부인이란 점을 추측해 낼 수 있다. 그러므로 이처럼 우상의 도시에서 사도 바울은 보석과도 같은 신실한 하나님의 사람을 얻게 된 것이다. 아크로폴리스의 대리석 길을 조금 오르면 아테네 시가지를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아레오바고 언덕을 만나게 된다. 이제 우리는 이곳에서 사도 바울 일행의 선교에 열정을 다시 한 번 가슴에 새기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다음 여정을 향해 가게 되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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