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아내

  • 입력 2019.07.25 11:06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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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현 목사 (아름다운교회)
[프로필]
▣ 순복음 신학교 교수
▣ 前 일기연, 42대 고양시기독교연합회장
▣ 사랑이 있는 마을 담임
▣ 아름다운교회 담임목사 
 

이OO 자매는 34살 엄마입니다. 10개월 전에 계단에서 넘어져 뇌를 다쳤습니다. 그 바람에 오랫동안 병원에서지내야 했습니다. 이 자매는 뇌를 다친 후 바른 말을 하는 사람으로 바뀌었습니다. 한 마디 한 마디 옳은 말만합니다. 얼마 전에는 이OO 자매가 자기 부모님에게 또 바른 말을 했습니다. 이OO 자매는 자기 아빠에게 엄마에게 꼭 하라고 할 말을 가르쳐주었습니다. “여보, 힘들지, 나도 힘들어요. 함께 노력해요.” 딸이기 때문에 엄마에게 필요한 말이 무엇인지 잘 알았습니다. 이 짧은 한마디의 표현으로 힘들어 하던 아내의 피로는 씻은 듯 사라지게 됩니다. 말 한마디로 아내를 병들게 하기 도 하고, 말 한마디로 아내의 병을 치유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남자들은 이런 말 못합니다. 저 역시 이런 말은 쉽게 하지 못합니다. 아내가 힘들어 할 때 마음속으로는 미안함과 안쓰러움을 느끼면서도 침묵으로 일관하는 가부장적인 남편들의 관습은 결코 좋은 것이 아닙니다. 저도 전형적인가부장적인 남편이었지만 요즘에 와서는 많이 달라졌습니다.

 

그래서 도와주고 싶었습니다. 다음날 이OO 자매 생일날을 맞아 주변 사람들이 멋진 생일 파티를 준비했고, 남편과 아내가 한 자리에서 딸의 생일을 축하했습니다. 저는 그 자리에서 딸이 했던 말을 하도록 했습니다. 쑥스럽지만 시키니까 했습니다. 부부가 서로 안아주는 모습을 보면서 감동을 받은 딸은 눈물을 흘렸고, 그 모습에 너나없이 모두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그야말로 감동의 현장이었습니다. 결혼 생활은 정말 어렵습니다.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 온 여자로 비유되는 남녀의 차이를 극복하면서, 서로 다른 기질과 성격의 사람이 한 공간에서 평생을 산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습니다. 결혼 초기에는 서로 간에 너무 관심이 지나쳐 문제가 됩니다. 그러나 얼굴을 맞대고 속삭이던 밀월 기간이 지나면 큰 소리로 싸우기 시작합니다. 결혼을 통해 상대방의 육체와 감정, 관심을 독점한 부부는 더 이상 상대방에게 사랑스럽게 보이려고 노력하지 않습니다. 예절이 없어지고 신비감은 사라집니다. 사랑싸움도 한 때입니다. 중년기에 접어들면 그 싸움마저도 시들해집니다. 상대방에 대한 관심이 사라져 서로를 소, 닭 보듯 삽니다.

 

‘이것이 결혼생활인가?’라는 회의와 갈등이 생깁니다. 어느 가정 사역자가 결혼한 지 20년 이상 된 아내들에게 물어보았습니다. “당신은 결혼 생활이 행복하십니까?” 그런데 이 질문에 “예”하고 자신 있게 대답한 아내들은 불과 10퍼센트 밖에 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열정이 사라지고, 행복감을 잃어버린 부부는 무엇으로 살아야 할까요? 부부는 결혼할 때 평생 함께 하겠다고 서약을 했습니다. 약속을 지키고 책임을 져야 합니다. 결혼생활은 사랑보다는 책임입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자신의 삶을 위탁했기 때문에 끝까지 책임을 져야합니다. 부부는 촌수를 따질 수 없을 정도로 가깝다고 하여 무촌이라고도 하지만 반대로 등 돌리면 남이기 때문에 그렇게 말합니다. 부부는 멀면서도 가까운 사이, 각각이면서도 동시에 하나인 존재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함께 살아야 힘이 나는 것이 부부입니다. 그러면 함께 사는 지혜는 무엇일까요?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부부로 알려진 프란시스 쉐퍼와 에디스 쉐퍼부부에게서 지혜를 배울 수 있습니다.

 

이 부부는 스위스에 ‘라브리’라는 아름다운 공동체를 만든 사람입니다. 두 사람은 대학시절 한 토론 모임에서 만났습니다. 무신론을 주장하는 학생들 틈에서 둘은 유신론을 주장했습니다. 의식의 주파수와 인생의 목표가 유사하다는 것을 알고 서로 호감을 갖게 되면서 결혼하게 되었습니다. 쉐퍼 부부는 일 년 내내 집을 개방하고 밝은 표정으로 손님을 맞이했습니다. 이들이 말하는 부부의 행복공식은 간단하고 명료했습니다. “부부는 한 지점을 함께 바라보아야 한다. 시선을 한 곳에 모으면 행복이 보인다.” 그 한 곳은 예수 그리스도이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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