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인드 채용을 검토할 때이다

  • 입력 2017.07.07 11:05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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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인드(Blind), 흔히 햇빛이 강하게 드는 곳에 달아 햇빛을 차단하는 일종의 가림막이다. 물론 블라인드를 설치하면 그 너머를 잘 볼 수가 없다. 근자에 어느 독자(목사)로부터 ‘교회도 이제는 교역자 청빙이나 직원을 채용할 때 블라인드 채용을 검토해보면 좋지 않겠느냐’ 하는 짤막한 서신을 받았다. 고개가 끄덕여지는, 일리가 있는 발상의 전환이 아닌가 생각된다.‘블라인드 채용’이란 말은 새 정부 들어 공공부문에 있어 의무화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더 나아가 민간 기업에도 이를 권유하면서 적지 아니 사회적 관심 사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 같다.말하자면 글자 그대로 인재를 선발함에 있어 출신 지역이나 학교 등을 알 수 없도록 가린 채 오직 직무와 관련한 능력만을 검증하여 채용하도록 하라는 권고사항 인것 같다. 이를 접한 민간 기업들에서는 권고사항이라고는 하나 강요가 아니냐 하는 떨떠름한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으나 이미 대기업 집단 가운데는 벌써 수년 전부터 이를 부분적으로나마 시행하고 있는 곳도 있다는 소문이다.

우리 모두가 알거니와 우리나라의 젊은이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이른바 ‘스펙 쌓기’에 적지 않은 시간과 열정을 소비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영어성적이 어느 정도냐 에서부터 어학연수는 다녀왔느냐, 해외여행 경험은 얼마나 되느냐는 등 심지어 수상경력까지 쌓아야 하기 에 험난하기가 여간 아니다.언제부턴가 교회들이 담임목사를 청빙함에 있어 목사 부인의 이력서는 물론 신앙고백서와 건강진단서까지 요구한다 하니 지금까지 해오던 세상의 방법에 오히려 한 술 더 뜨는 것 아닌가 한다. 사실은 「목사(牧師)」, 그 이상의 스펙이 뭐가 더 필요할까마는 굳이 박사 학위가 몇 개 있느냐, 그걸 어디서 받았느냐 하는 등으로 잘나고 못나고를 가린다면 우리가 스스로 세상의 방법에 우리를 묶어두는 것에 다름없다고 본다. 물론 여기저기서 함량미달의 목사가 다량으로 배출되어 갖가지 물의를 일으키고 있으니 현실적 어려움이 적지는 않으리라 이해는 한다. 그러나 그러할수록 목사를 청빙함에 있어서는 더욱 깊은 영성과 수준 높은 도덕성을 먼저 검증하는 절차를 밟는 것이 온당하다 하겠다. 세상을 어거(馭車)해야 할 교회가 늘 세상에 뒤쳐져간대서야 될 말이냐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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