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나눔 위한 ‘아주 특별한 휴가’

  • 입력 2017.08.02 14:42
  • 기자명 강원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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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는 50대 남성인 김철수 씨(59세, 인천 남동구)가 7월27일, 얼굴도 모르는 타인에게 자신의 신장 하나를 기증했다고 밝혔다.

30년 간 전기기술 관련 일을 해 온 김 씨는 2년 전쯤 지인의 신장이식 소식을 듣고 처음으로 장기기증을 접하게 됐다. 당시 신장이식을 통해 새로운 삶을 살게 되는 이식인의 모습을 본 뒤 큰 감동을 받았다는 김 씨는 자신 역시 생명나눔을 통해 누군가의 삶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신장기증 결심을 했다. 김 씨는 2017년 세 번째 순수 신장기증인이자 본부를 통해 962번째로 생면부지 타인에게 신장을 기증하는 주인공이 됐다.

피서지로 인파들이 몰리는 여름휴가 기간, 자신이 가진 건강을 나눠 이웃을 돕고자 특별한 여정에 오른 김 씨. 그 흔한 감기조차 걸리지 않아 병원에 간 일이 없었지만, 생명을 살리기 위해 생애 처음으로 수술대에 오르게 됐다.

김 씨는 “저에게 신장을 이식받은 분이 앞으로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를 바랍니다”라는 응원의 메시지를 이식인에게 전했다.

김 씨에게 신장을 이식받은 주인공은 40대 박성희 씨다. 박 씨는 고등학교 3학년 때 심한 감기를 앓은 후 몸이 심하게 붓는 등 건강에 이상 증세가 생겨 병원을 찾았고, 급성신부전을 진단받게 됐다.

당시 박 씨는 약물치료와 저염식을 병행하며 일상적으로 생활할 수 있었으나 27세 때에 신장기능이 나빠져 복막투석을 받게 됐다. 그리고 무려 20년간 투병생활을 해 온 박 씨는 오랜 기간 복막투석을 하게 된 후유증으로 지난해 9월부터 혈액투석을 하게 됐다. 신장이식만이 유일한 치료법이었기에 지난 1996년에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를 통해 신장이식 대기자로 등록을 했다. 20년간 신장이식만을 기다려 온 박 씨는 지난 2012년에는 장기기증 캠페인 현장에서 사후 장기기증 희망등록에 참여하기도 했다.

그리고 올해 4월 본부를 통해 신장기증인이 나타났다는 소식에 박 씨 뿐 아니라 온 가족이 기뻐하며 감사했다. 현재 답십리교회(김민영 목사)를 출석하고 있는 박 씨는 교회 성도들과 함께 신장이식의 기쁨을 나누기도 했다.

박 씨는 “담임목사님께서 하나님이 이 모든 일들을 계획하시고 예정하셨으니 큰 은혜라며 아무 걱정 하지 말라고 격려해주셨다. 주변 사람들도 제게 찾아온 신장이식의 기회가 기적이라고 이야기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박 씨는 또 “제게 생명을 선물하기 위해 용기를 내어 준 기증인과 그 가족들에게 감사드린다”는 감사인사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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